글로 나아가는 이
글쓰기, 책 읽기, 달리기, 자연으로 떠나는 배낭여행, 산속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누워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계획의 압박 없이 보내는 시간들. 적고 보니 요즘 일상에서 내게 압박으로 느껴지는 일들이 참 많은 듯하다.
모두 몸과 뇌를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행위들이다. 하고 나서는 지혜와 편안함을 준다. 억지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압박감을 내려놓고 심신의 안정을 주는 것들.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들은 20대 초반 때부터 변하지 않았다.
시인. 작가 혹은 여행작가. 마라토너. 서점 혹은 북카페 사장님. 지금은 이 세 개가 떠오른다. 공통점은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꾸준함이 중요한 직업이다.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위 직업들은 특별히 더 그렇다. 직장인들처럼 안정적인 월급이 보장되지 않으며 수익의 편차도 크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과 노하우를 키워나간 후에는 도리어 더 많은 점을 배우고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점 혹은 북카페 사장님이 자꾸 눈에 밟힌다. 왠지 모르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생각해 보면 어떤 일도 쉽게 할 수 있는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