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나아가는 이
가족은 세월이 갈수록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존재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자꾸 신경이 쓰이고, 좋은 소식이든 안 좋은 소식이든 모두 내 일처럼 느껴지는. 그래서 때론 불편하고 또 한편으론 괜스레 미안한 존재. 떼어내기도 힘들지만 떼어내면 더 아픈 생채기와 같다. 그래서 가족의 소식은 곧 나의 소식이 되고 만다.
근래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뉴스는 '외할머니의 건강'이다. 연세가 드셔 이제 혼자서는 거동이 힘들어지셨다. 시골에 혼자 계시다 보니 자꾸 넘어지거나 다치신다. 엄마와 이모는 그런 어머니(외할머니)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1주에 한번 교대로 할머니를 돌보신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난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부모와 자식 관계란 무엇일까? 가족이란 무엇일까?
나머지 하나는 가족의 뉴스라기보다는 나의 얘기다. 부업으로 보험 설계사 일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가족들의 보험 이력을 먼저 들여다보게 됐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는 것. 실적도 실적이지만 치료 이력을 살펴보면서 가족들이 과거에 받았던 치료나 몸 상태, 그리고 앞으로의 건강 관리 계획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건강이다. 예전보다도 훨씬 많이. 세월이 흘러 이젠 모두 건강을 1순위로 챙겨야 하는 때가 왔다. 어머니는 종종 "우리 집 여자들은 왜 이렇게 다 아프니"하고 한탄도 하신다. 하지만 이제 와서라도 깨달아 다행이다. 예전과 다르게 술과 담배, 과로(돈을 많이 벌기 위한)를 서로에게 권하지 않는다. 오래오래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여기서 난 우리 가족이 더욱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말해 뭐 할까.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다. 건강해야 가족들과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어떤 책에서 봤다. 돈을 번다고 몸을 혹사하면 언젠가 건강을 잃어 번 돈을 치료에 다 쓰게 된다. 몸에게 한 일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가족이 하는 일을 지지해 주는 것. 능력이 부족할 순 있지만 가족에게 늘 지지받는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도 없다. 나의 뿌리가 나를 늘 지탱해 주고 있다는 느낌은 생각보다 인간에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