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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관승 Feb 13. 2018

100일간의 스타트업 B2B 영업 분투기

본격 마케터의 영업 배움기

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하고, 1년간의 IT기업 마케팅 경험을 통해 호기롭게 스타트업 마케팅에 도전했는데 이.럴.수.가 영업이라니!

현재 속해있는 회사 히든트랙에 조인했을 때 내 담당은 마케팅이었다.(물론 지금도)서비스 초기에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각종 SNS 채널을 통해 서비스 홍보를 위한 마케팅을 집행했고 앞으로도 회사 마케팅과 관련된 업무는 나의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근데 써 내려가는 글의 제목이 "B2B 영업 분투기"라니 어찌 된 일인가?

<파트너를 찾아서>

스타트업 영업 분투기의 발단

현재 운영하고 있는 린더(LINDER)는 사용자의 모바일 캘린더로 자신이 원하는 일정을 구독시켜주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A 브랜드를 자주 애용하는 사용자는 클릭 2번으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캘린더 앱에 A 브랜드의 세일 일정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에게는 중요 일정을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캘린더에 노출시키는 마케팅 효과와 더불어 일정과 관련 있는 각종 링크를 메모란에 노출시켜 높은 클릭률(CTR)을 기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캘린더 마케팅의 가장 큰 효과성은 높은 CTR이다.)


그렇다 현재 회사에서 만들고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바로 기업을 위한 "마케팅 솔루션"이다.

내 업은 마케팅 분야 = 우리가 만들어낸 것은 마케팅 솔루션 = 잉?

회사 법인화 이전 우리는 다양한 실패기를 통해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일정 데이터' 키워드를 놓지 않고 꾸준히 고민과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 6월 일정 구독 서비스 : 린더 런칭을 시작으로 두 달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인 B2B 영업에 대한 플래닝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서비스 개발도 안정화 단계에 도달했고, 캘린더 마케팅의 우수성을 어필할만한 사례도 충분히 준비가 되었습니다", "초기에 집중해야 할 타깃 시장에 대한 조사도 끝났고", "자, 이제 누가 호기롭게 한국 시장에 캘린더 마케팅 세일즈를 진행할 거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스타트업 그것도 아주 초기인 조직에 몸 담은 이상 한 분야의 일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즉,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마케터의 입장에서 왜 이 마케팅 솔루션이 효과적인지 설명하는 것이 파트너로 하여금 가장 설득력이 높다는 사실을.

어서와 Business Sales는 처음이지?

결론부터 말하자만 지난 100일간의 고군분투기의 결론은 나름 선방한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1월 기준 

- 구독자(앤드 유저) : 12만 명 +

- 협약 파트너사 : 삼성, SK, 현대, KLPGA등  10개사 스포츠, 교육 일정 협약

- 누적 캘린더 : 230개 / 누적 등록 일정 : + 19,000개

- 평균 CTR(클릭률) : 5~7% / 최대 10%  (캘린더 노출된 링크 / 구독 수)

언론 PR

2017년

'국내 최초' 삼성, 캘린더 구독 서비스 실시…린더와 제휴 - 마이데일리 (17.10.13)

손 안에서 확인하는 경기일정, 현대캐피탈 배구단 캘린더 구독 서비스 실시 - 스포츠서울 (17.10.18)

히든트랙, MIK 2017 'To be Top Start Up' Competition Awards 우승 - 에이빙뉴스 (17.12.04)

2018년

수원삼성 스마트폰 경기일정 캘린더 구독서비스 K리그 최초 도입 - 스포츠조선(18.01.24)

KLPGA, 스포츠 협회 최초 캘린더 연동 서비스 실시 - 마이데일리(10.02.07)


영업, '거절'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본격적인 영업 활동이 시작되고 새롭게 모신 영업 팀장과 함께 우리가 공략할 타깃 시장을 정하고 주간, 월간 세일즈 플래닝(Sales Planning), 영업 파이프라인(Sales pipeline)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제한된 인력과 부족한 경험을 메우기 위한 우리만의 치밀한 영업 전략을 수립하였다.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여 실제 영업 현장에 두 발로 뛰기 시작한 순간 역시나 현실은 생각처럼 움직여지지 않았고 우리의 전략은 보기 좋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미팅 1시간 전 갑작스럽게 미팅이 취소되는 경우는 일상이 되었고, 갑작스러운 담당자의 휴가로 일주일간 준비했던 미팅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험, 미팅을 까먹었다며 이메일로만 전달해 달라는 경우 등 다양한 종류의 시련에 점차 '거절'에 익숙해져 갔다.

분명... 분명 오! 좋네요 사용해보고 싶네요 라고 했잖아요..

수많은 거절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찾아주는 기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실제 도입까지 진행된 파트너사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경험해본 영업 경험을 통해 내가 느낀 점 들과 배운 점들 중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0.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던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듯, 아무리 잘 짜인 전략이라 할지라도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실무자들과 현장의 목소리에 따라 방향성은 수차례 바뀌어 나갔다. 지금 돌이 켜봤을 때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준비가 완벽해지면 나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투여했던 나가기 전의 준비 시간을 조금은 더 줄였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초기에 관심을 가져준 2~3군데의 업체를 통해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보고 거기에 맞춰 발전시켜나가는 방법이 조금 더 빠른 방법이라 생각한다.


1. 맞춤형 Sales Deck일수록 효과가 좋았다.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은 우리 서비스에 관심 있어하는 사용자를 타겟팅하여 맞춤형 캠페인을 집행하는 것이다. 영업도 똑같다고 생각했다. 먼저 집중 사업 카테고리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맞춤형 Sales Deck을 만들어 나갔다. 이 분야의 담당자라면 어떤 사례에 흥미를 느낄 것인지, 또 어떠한 효과성을 설명해줬을 때 가장 반응이 좋을 것인지를 고민한 맞춤형 Deck을 준비했다. 또 사전에 이메일 혹은 1차 통화 후에 보내는 이메일에서는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맞춤형 구독 페이지를 제작하여 보내기도 하였는데, 실제로 General 한 서비스 소개서보다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소개서를 전달했을 때 미팅이 더욱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한 담당자는 내가 담당자인데 내가 모르는 우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운영된 것 같아 처음에 확 몰입하여 읽게 되었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커머스, 교육시장, 스포츠 구단 각각 다른 서비스 소개서


2. 콜드 메일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야 했다.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 잘 다듬어진 이미지와 함께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글을 적은 이메일을 수차례 보냈다. 그 결과는 참혹했는데, 수 없이 날린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받은 팀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물론 이메일을 통해 연락이 되어 미팅까지 성사된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이다. (이메일을 보내 놓은 후 콜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실제로 우리 팀에 조인한 영업 경력 직원은 본격 영업 첫날 이메일이 아닌 콜드 콜을 통해 미팅을 두 건이나 잡아왔고 그 이후 나도 한 동안 전화를 통해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 장면 이장면이 이렇게 공감 될 줄이야..

3. 영향력 있는 업체와의 미팅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처음 타깃으로 잡았던 분야는 스포츠 분야였는데 첫 미팅 상대가 프로스포츠 협회 중 한 군데였다. 미팅은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고 라이트 하게 끝이 났고, 몇 번의 연락 끝에 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협회와 미팅을 가졌다는 사실은 그 이후 스포츠 구단들과 연락을 할 때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을 했다. 

Linder : '안녕하세요, ---서비스 간략 소개---, 이번 주에 00 협회와 미팅을 가졌던 업체입니다'
스포츠 구단 : '오? 그래요? 00 담당자 만나셨다고요? 일단 서비스 소개서 보내주시고요 미팅 희망 날짜도 함께 알려주세요'


4.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담당자

여차여차 연락에 성공하여 1차 미팅이 예정된 상황이라면 미팅 안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담당자를 들어오게 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조직 구조상 상부에 보고를 해야 하는 업체의 경우 1차적으로 보고가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 올라갔다 하더라도 서비스 운영자가 아닌, 이야기를 전해 들은 담당자가 또다시 의사결정권자를 설득해야 하는 업무 프로세스가 발생하게 됐다. 반면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담당자가 참여한 미팅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을 운영하는 우리가 직접 설명해줄 수 있고 지금 앞에 앉아 있는 이 담당자를 설득 할 경우 최종 결정까지 굉장히 빠르게 업무 처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다음 주 도입 가능하냐고 물어보던 분들도....)


5. 계약 도장을 찍을 때까지의 기다림

이 부분은 업체의 특성마다 다르겠지만, 우리가 경험한 B2B 영업에서 첫 연락 후 최종 업무협약서에 도장을 찍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파트너사들이 업무협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이미 린더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서비스 도입까지는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렸던 것 같다.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 기억은 첫 업무협약을 맺으러 가는 길이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드디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생긴다니!'라는 생각과 함께 도장이 찍히는 그 순간 기분이 엄청 좋을 줄 알았다 근데 찍는 순간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바로 6번과 같은 생각이었다.


6.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첫 도장을 찍는 순간 나는 이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아.. 이제 문제 생기면 어쩌지..', 첫 계약의 기쁨만큼이나 앞으로 서비스 유지 보수에 대한 걱정도 들기 시작했다.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시 그 책임은 온전히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에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모든 B2B를 진행하는 업체들의 숙명이겠지만 서비스가 평소와 다르게 조금 늦어지거나 어떤 문제점이 생기면 바로 컴플레인을 받는 건 '영업 담당자'들이다. 우리도 실제로 도입 후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인해 일정 동기화가 진행되지 않았던 잠깐의 몇 시간이 있었는데 그 몇 시간 동안 책상 진동만 울리면 내 핸드폰을 번개처럼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7. 고객 유지는 신규 유치 보다 중요하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과의 관계 유지를 통한 계약 연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Sales 팀의 주요 KPIs 중 하나는 고객 유지율이 되어야 할 정도로 이 부분은 중요하다.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파트너사에게서는 실무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그 분야의 중요한 "키" 포인트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은 우리 서비스의 매출 향상 및 단가 측정에 아주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해 본 사용자의 입장에서 누구보다 우리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거침없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내가 100일간의 스타트업 B2B 영업을 통해 느낀 점은 너무나도 많았다. 어느 때는 마케팅 업무에서 느꼈던 희열만큼이나 영업에서의 희열을 느끼기도 했고 또 너무나 힘든 순간들의 연속일 때는 다 때려치우고 못 하겠다고 여기저기 소리 지르고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라는 분야는 평생에 두고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었다. 마케터라면 누구보다 우리 서비스를 잘 표한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서비스의 잠재 구매 고객의 목소리를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마케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분간은 계속 영업과 마케팅을 분업하며 앞으로 영업에 관한 업무는 새롭게 모셔온 영업 팀장님께 하나 둘 위임을 해 나가야 하겠지만 지금의 경험은 앞으로 진행하게 될 마케팅 업무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의 영업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 모두 화이팅!! 2편에서는 캘린더 마케팅의 효과성에 대해 쓸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본 글은, 약 4개월 간의 스타트업 B2B 영업을 통해 느꼈던 개인적인 소감과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본격 홍보]

일정 구독 서비스 : 린더에서는 365일 24시간 언제든 여러분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서비스를 한번 사용해보고 싶으시다거나 도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 아래 메일로 연락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Email : roy@hiddentrac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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