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꿈속에서 9화

유령도시

by 진혁

2년 전)


벼락이 치고 천둥소리가 지축을 흔들었다. 먹구름에 가려진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했지만, 태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친 바람 속을 걸어갔다.

비가 내린다.

세상 모든 곳이 아닌, 그에게만 비가 내렸다. 그는 계속해서 걸었고, 비는 그를 따라 내렸다.

비와 바람이 잦아들고 있었다.

어둡고 요란했던 하늘이 서서히 개이더니, 폐허 같은 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피야트.

적막한 이 유령도시에 갑자기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누군가 태우를 노리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 무리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태우를 향해 총탄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올려 퍼지던 총성이 멈춰갈 때쯤,

허물어져 가는 벽 뒤에 숨어, 침묵하던 태우의 핸드건이 불을 뿜었고, 적진의 방어선을 뚫고 날아간 총탄이 무리 중에 하나를 쓰러뜨렸다.

어디선가 들리는 유탄발사기 소리.

태우가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고, 커다란 폭음과 함께 산산조각 나버린 시멘트 벽은 허공의 먼지가 되어 일대를 뒤덮어 버렸다. 시야를 가린 뿌연 먼지 속에서 태우의 단검이 적진을 향해 날아들었다. 유탄발사기를 들고 있던 무리 중 하나가 맥없이 바닥에 쓰러지며, 그가 장전해 둔 유탄이 동료들을 피격했다.

탄알이 떨어진 태우는 핸드건을 버리고 허리에 찬 정글도를 꺼내 들었다. 그는 고양이처럼 낮은 자세로 적진을 파고들며, 눈에 보이는 대로 적들을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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