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농장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기철의 꿈속은 죽음이 도사리는 땅끝 같았다.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곳이었기에, 수아는 자신을 지켜준 태우에게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민서를 찾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들은 기철 꿈속에서 봤던 라벤더 농장을 찾아야만 했다. 인형무덤의 실존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만약 찾게 된다면, 민서의 흔적도 인형무덤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SNS 라벤더 카테고리에 업로드되어 있는 수많은 영상을 분석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블로그들을 서치 하며, 꿈에서 본 이미지와 비슷해 보이는 장소를 선별하기 시작했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따르면, 인간은 예민한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잠자는 동안 외부자극에 의해 깨어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우리의 정신이 외부세계와 부단히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뜻이며, 자신의 일상이 꿈의 출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인간이 수면 중 느끼는 후각, 청각, 촉각 같은 자극뿐 아니라, 수면 전에 봤던 시각적 자극이나 과거의 수많은 기억들까지 모두 꿈의 출처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해석해 감춰진 인간의 욕망을 엿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철의 꿈은 상상으로만 만들어진 세상이 아니다. 현실이 반영된 세상이며, 비밀스러운 마음이 숨겨진 세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수아와 태우는 꿈에서 본 라벤더 농장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생각처럼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그들은 왜 꿈속에서 본 장소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믿었을까? 가면 쓴 아이가 기철의 어린 시절 기억이라면, 그 기억에는 오류가 없었을까? 두 사람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도 아닌 것 같아요. 인형무덤이 현실에 존재하는 게 맞을까요?"
"왜 그래, 수아답지 않게. 타인의 꿈속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일 아니야? 우리는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어. 서로가 믿지 않았다면 견딜 수 없었을 거야. 그러니 수아도 자신을 믿어 봐."
수아는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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