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17

by 진혁

테노메가 풍선 인형처럼 일어섰다. 바 다로 보다 머리 하나 정도가 더 커 보이는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테노메의 커다란 입에선 날카로운 이빨을 타고 타액이 흘러내렸다.

바 다로는 겁먹지 않았다.

강한 적개심이 그의 용기가 되었고, 상대의 살의를 알기에 목숨을 걸어야 했다. 바 다로는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바 다로의 손끝을 떠난 예리한 창이 테노메 가슴을 깊게 파고들었다. 테노메는 소리 지르며 창을 빼내려고 했지만, 기세를 잡은 바 다로의 헌팅 나이프가 다시 한번 놈의 목을 파고들었다.

테노메가 소리 없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쓰러졌고, 바 다로는 버둥거리는 테노메에게 라이트를 비추며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갑자기 동굴 바닥이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발 구르는 소리도 점점 크게 들려왔고, 귀를 찌를듯한 괴성이 동굴 속에 울려 퍼졌다. 잠에서 깨어난 테노메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바 다로는 출구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02 : 18]


폭탄이 설치된 곳을 지나며 바 다로가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2분이 지나면 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을까?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었으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이 이 생명체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동굴 밖으로 뛰쳐나오는 바다로의 눈망울에 붉은색 노을이 잔인하게 빛나고 있었다.

동굴 입구에 도착한 테노메들이 햇빛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듯했으나, 뒤에서 오는 놈들 때문에게 파도처럼 밀려, 우르르 쏟아지듯 나오기 시작했다.

마틴이 셔틀에서 빨리오라고 손짓하는 게 보였다.

정신없이 달린 바 다로가 숨을 헐떡거리며 셔틀에 올라타자, 마틴은 서둘러 출입문을 닫았다.

마틴이 엔진을 미리 켜 둔 상태라서, 바 다로는 신속하게 셔틀을 이륙시킬 수 있었고, 상공에 높게 떠오른 셔틀 뒤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동굴 주변이 폭삭 꺼지며 사방으로 파편이 튀었고, 흙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났다.

동굴 밖으로 많은 수의 테노메가 나왔기 때문에, 바 다로는 캠프에 상황을 알려주며 하룬에게 대피 준비를 지시했다.


캠프에 도착하자, 대피 준비를 마친 대원들이 서둘러 셔틀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바다로는 긴급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모선 보이시나를 호출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연결 상태가 고르지 못했고, 비상벨 소리가 들리는 화면에 선장의 모습을 보였다.


[친애하는 보이시나 대원 여러분! 알려드릴 게 있습니다.

모선에서 준비했던, 티가든 b 중력권 탈출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되었습니다.

현재, 보이시나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모선에 남아있었던 대원들은 모두 구명선으로 탈출한 상태라서, 티가든 b에서 여러분들과 합류하게 될 겁니다. 나는 보이시나와 운명을 같이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라서, 슬퍼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모니터가 꺼지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짙게 내린 창 밖에는 별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로는 말없이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End of season 1

keyword
이전 16화카운트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