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은 폐기해야 하는 인물인가

by SOL

이제 신사임당이 현모도 양처도, 슈퍼우먼이나 초여인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신사임당에게는 예술가라는 정체성만 남게 되는데, 과연 예술가 신사임당이 5만 원권 인물로 적합한가.


하지만 이제와서 화폐 인물을 바꿀 수는 없기에, 신사임당이라는 인물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보고 싶다.



살아생전 화가로 존재했던 신사임당.

명문가 친정집안, 비범한 재능을 발견하고 북돋아주었던 친정의 남성어른들, 더없이 훌륭한 성품의 어머니, 당대 시대 분위기와 달리 혼인 후에도 아내의 재능을 지지해준 남편.

이는 신사임당이 화가로 존재하게끔 한 긍정적인 요소들이다.


하지만

큰아들 또래의 젊은 악첩을 두었고 경제적으로는 무능했던 남편,

그로 인해 가세가 기울어져가는 상황에서 (혼인 후 19년이 지나 시가에 정착하여) 당시 양반가 여인의 임무였기에 가계를 꾸려나가야 했던 상황(실제로 신사임당은 경제적 이유로 인해 서울 중심가에서 외곽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또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7남매를 낳고 길러야 했던 어머니의 역할

(사실상 임신과 출산만 해도 오랫동안 몸이 편안하지 못했을 것이고(21세 때 첫째를 낳고 39세 때 막내를 낳음), 큰딸 매창의 모습을 보면 신사임당이 연상되는 것이 많기에 분명 어머니로서 자녀들에게 영향을 주었을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즉 살아생전 화가로 기록되었던 신사임당이지만,

결코 그녀가 화가로서만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양반가 종부로서 집안을 꾸려나가고, 7남매의 어머니로서 역할 역시 분명히 했을 것이다.


당시 양반가 여성들의 임무였던 봉제사 접빈객, 그리고 집안의 가계운영을 담당했을 것이고,

7남매를 임신하고 출산하며 양육하는 일 또한 그녀 삶의 일부였을 것이다.

비록 구체적인 자녀교육법을 가지고 투철하게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지는 않았더라도, 그녀의 어머니로서의 긍정적인 모습이 자녀들에게 영향을 주었음도 분명하다.


그러니 이제 신사임당을 제대로 살펴보고, 제대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제껏 그녀의 실체가 아닌 허상에서 그녀에 대한 교훈을 학습했다면,

이젠 그녀의 진실에서 그녀에 대한 교훈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최태성 작가는 <역사의 쓸모>에서 "역사는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말하며, 역사적 인물을 통해 현재의 내가 살아갈 방법을 배우는 데서 역사의 쓸모를 찾는다.


이제 신사임당의 허상이 아닌 실제 모습에서, 그녀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찾아보고 싶다.

그녀는 자녀들에게 어떤 어머니로 존재했을까.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시했을까.

그녀는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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