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떨어져 보니, 우리 아이가 달라 보였다.
“친구 아이였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화냈을까?”
가까움이 때로는 객관성을 흐립니다.
한 걸음 떨어져 바라봤을 때, 아이의 단점은 ‘개성’이 되어 보이기 시작했어요.
관점이 바뀌면, 반응도 달라집니다.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내가, 우리 아이를 너무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우리 아이는 성향이 조금 예민한 편입니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다고 찡그린 얼굴로 버티고,
문제집을 펼쳐놓고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합니다.
‘이건 재미없어.’라는 말 한마디로 숙제를 밀어놓는 날도 많습니다.
그럴 때면, 솔직히 속이 터질 것 같고 걱정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하는 불안이 결국 잔소리로 이어지고,
그 잔소리는 잦은 갈등으로 되돌아오곤 하죠.
그런데 얼마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이 아이가 친구의 아이라면, 나는 지금처럼 반응할까?’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아, 이 아이는 감정이 섬세하구나.”
“자기만의 방식이 있네. 참 창의적인데?”
이런 생각을 통해
같은 행동인데도, 보는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너무 가까이서 보기 때문에 사랑이 아닌 평가를 하게 된다"는 문장이
요즘 자주 마음에 걸립니다.
돌이켜보면,
사랑하기에 더 조급해지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
오히려 부족한 점이 더 많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내 기준’을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 저는 의식적으로 한 발짝 물러서 보려 노력합니다.
친구의 아이를 바라보듯, 평가보다는 ‘관찰’의 시선으로요.
그렇게 거리를 두고 바라보니,
그동안 단점이라고 여겼던 모습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민함은 섬세함이고,
고집은 자기표현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 성향’은 오히려 몰입의 방향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여전히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가까움이 늘 좋은 해석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걸요.
때로는 한 걸음 떨어져야
더 정확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걸요.
아이가 문제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다면,
잠시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 아이가 친구의 아이였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이 질문은
아이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여유를 만들어줍니다.
한 걸음 떨어진 그 거리가,
아이에게는 자유를 주고,
부모에게는 지혜를 선물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가까움은 사랑을 가릴 수 있고, 거리는 오히려 이해를 선물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