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사라지는 사람들

숫자뒤에 숨겨진 마음

by 리치

어느 날 보면 숫자가 하나 줄어 있다.

누군가 내 공간에 잠시 머물다, 다시 떠나간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별은 마음 한구석을 조용히 건드린다.


내 글이 부족했나 싶어 뒤를 돌아보기도 하고,

혹여 내 문장이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진 않았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실 '팔로우'라는 버튼은 생각보다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신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는, 보이지 않는 다정한 약속 같아서.

그래서 예고 없이 그 약속이 거두어질 때면,

답을 알 수 없는 질문들이 조용히 마음을 건드린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살아간다.

지겹도록 반복해서 듣던 음악을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도 하고,

한때 푹 빠져있던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않은 채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건 변심이라기보다,

그저 그때의 마음이 그곳에 잠시 머물다 흘러간 것뿐이다.


내 글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었을 것이다.

어느 고단한 하루의 틈새에 잠시 머물렀다가,

그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멀어져 간 것.


그래서 이제는 줄어든 숫자보다,

그 숫자가 머물렀던 '시간'을 기억하기로 했다.


비록 짧은 찰나였을지라도 내 진심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숫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그가 남기고 간 스쳐 간 마음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오늘도 나는 누군가가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을 쓴다.

잠시라도 내 곁에 머물러준 모든 마음들에, 고마움을 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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