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새벽을 열어

잘 잤어? 내 애기

by 리치
로리, @ 2018



‘로리’라는 이름을 가명으로 쓸까 망설였었다.
혹여 로리를 아는 누군가가, ‘리치’라는 작가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눈치챌까 봐 겁이 났던 탓이다.

하지만 일 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내 입가에 맴도는 이름은 오로지 ‘로리’뿐이다.
나의 사랑, 로리를 그 어떤 이름으로도 대체할 수 없었기에.


로리야,
너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를 나는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다시는 볼 수 없을 만큼 너는 내게 전부였단다.

그 힘든 어깨 수술을 세 번이나 견뎌내고, 짧아진 앞발로 짤뚝짤뚝 걷다가도
기분이 좋으면 “나 잡아봐라~” 하듯 깡충깡충 뛰어다니던 너.
팔랑대던 귀를 “잡았다!” 외치며

네 귀여운 엉덩이를 터치하던 내 손길의 여운이
아직도 이렇게 생생한데.


하루 종일 너를 안고 간호하다가

남편에게 밤 시간을 맡기고,
새벽 세 시가 되면 어김없이 다시 너를 품에 안았던 날들.

지금도 새벽이면 습관처럼 눈을 뜬다.
그런데..
내 품 안에 있어야 할 네가 없다.


이제 나는, 내 아가 로리를 이 글 속에 담으며 새벽을 연다.
너를 온전히 떠나보내기 위한 나의 추억을 꺼내며.

네가 가장 좋아하던 인형에
차마 마지막 팔을 끼우지 못한 채 떠난 네 외투를 입히고
몸부림쳤던 많은 날들.

“로리, 로리~~~”
콧소리 섞인 하이 톤의 리듬으로 너를 부르던 내 목소리.

로리야, 들리니?

엄마가 너를 부르는 이 목소리 위에

너를 살며시 눕힌다.


오늘, 이 새벽도 너와 함께.

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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