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목련의 잉태>를 읽고

삶과 죽음 사이, 기다림을 마주하는 방법

by 부엄쓰c

추천 음악: Max Richter – Only The Winds

이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글의 여운이 더 깊어질 거예요.


작품링크: 2025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목련의 잉태>

작가: 정유진

발표 연도: 2025년

신문사: 불교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목련의 잉태>는 불임으로 오랜 시간 시험관 시술을 반복하며 아기를 기다리는 서연과 어린 시절 누나의 죽음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가진 남편 은우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와, 그로 인해 극대화된 주인공들의 감정이었다.


특히 작가는 서연이 주사를 맞는 장면, 배아를 이식하는 과정에서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독자가 자연스럽게 서연의 고통과 기대, 두려움을 함께 경험하게 했다. 은우가 어린 시절 누나의 사고를 겪은 과거와 현재의 트라우마가 겹쳐지는 장면에서도, 과거와 현재의 연결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점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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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며 내게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나 역시 앞으로의 작품에서 이렇게 구체적인 사실과 섬세한 감정 묘사를 함께 엮어가는 방식을 더 세심하게 고민하고 적용해야겠다는 점이었다. 사실을 너무 건조하게 나열하면 독자가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어렵고, 반대로 지나치게 감정에만 치우치면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 균형을 아주 잘 잡고 있었다.


두 번째는 소설의 역할과 메시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 시험관 시술과 난임이라는 특정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명, 죽음, 상실, 기다림이라는 훨씬 더 근원적인 주제를 품고 있다. 은우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상담이라는 구체적인 답을 찾았고, 서연은 끈질긴 시험관 시술을 통해 끝없이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길을 택했다. 여기서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소설은 보통 독자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한참 고민했다. 결국 내가 얻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는 상처와 결핍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수용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심리상담이라는 방식도, 끝없는 시험관 시술이라는 방식도 하나의 길일 뿐, 결코 유일한 답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건 단순히 한 가지 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각자의 아픔과 기다림, 상실을 직면하도록 촉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신춘문예를 준비하며 심사평을 여러 번 읽어보았는데,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작품에서의 ‘신선함’과 ‘균형 잡힌 묘사’를 높이 평가했다. 이 작품의 심사평 역시 죽음과 새로운 생명의 잉태라는 극단적인 대비를 신선하게 표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좋은 소설이란 감정과 사실을 섬세히 직조하면서도, 독자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결국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앞으로 쓸 나의 소설에서 ‘섬세한 묘사’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두 가지를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작가 정유진님과 심사위원의 말처럼, 독자의 마음에 여운을 남기고, 동시에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목표가 더 선명해진 시간이었다.


좋은 글을 읽을 때마다 나의 고민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고민들이 결국 나를 더 나은 작가로 성장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불교신문 신춘문예 정보 요약

공모 분야: 단편소설

분량: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A4 약 10장, 글자 크기 1011pt, 행간 1.6~1.8배)

응모 마감일: 매년 11월 말

당선작 특징: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성찰,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력, 섬세한 심리 묘사와 탄탄한 문장력 중시


마지막 문장에 담긴 의미는?

소설 마지막에서 새벽 어스름 속 서연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날이 밝아오는 장면은, 긴 고통과 어둠의 시간을 견디며 마침내 희망을 품으려는 그녀의 간절한 바람을 나타낸다. 이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고통을 지닌 두 사람이 함께 맞이할 새로운 삶, 즉 ‘회복과 치유’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작가는 이 장면을 통해 아무리 깊은 상처와 고통일지라도 결국은 서로의 온기와 이해, 공감을 통해 치유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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