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다시 쓰며 나를 견딘, 내 생의 조용한 이정표에 관하여
나는 끊임없이 글을 다시 썼다.
써놓은 문장을 고쳤고, 다시 고쳤으며, 수도 없이 지우고 다시 썼다.
끝없는 수정은 자기 자신과의 지독하고 외로운 싸움이었다. 언제쯤 만족하며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지우지 못한 욕심과 미련이 그림자처럼 머물렀다.
결국 나는 원고를 들고 우체국 창구 앞에 섰다.
내가 건넨 것은 단지 종이 묶음이 아니었다.
그건 내 삶의 숱한 밤과 무너졌던 마음, 조용히 쌓아 올린 꿈과 고통의 흔적이었다.
“잘 도착하겠죠?”
내 작은 질문에 직원은 짧게 웃으며 답했다.
“네, 잘 도착할 겁니다.”
우체국을 나서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졌다.
당선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이 작품을 쓰며 나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내 안에서 자라던 이야기가 이제 나를 떠나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고맙다, 끝내 이 모든 불확실함을 견뎌낸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나와 함께 묵묵히 이 시간을 건너온, 작고 소중한 이 단편소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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