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인가 집에 쌓이는 잡동사니와 옷들, 책들로 인해서 뭔가 답답하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는데요.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요. 이게 집에 있으면 언제나 왠지 모르게 정신이 산만해지고 치워도 치워도 어질러져 있고 정리를 잘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니멀리즘에 대해 접하게 되었고 한번 미니멀리스트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본격적으로 책도 읽고 다큐멘터리도 보고 연구를 하면서 지난 몇 년간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왔는데요. 오늘은 미니멀리즘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 내용은 제 유튜브 채널에도 공유가 되어 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제가 3일 단식과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종종 생각나는 문구가 Less is more인데요. 적을수록 누릴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의역을 할 수 있습니다. 식사를 꼭 필요한 만큼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먹어도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이렇게 하면서 건강해지고 정신적 에너지도 더 많아진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을뿐더러 식비도 줄고 먹는데 드는 시간, 즉 음식을 사고, 만들고 치우는 시간도 줄여 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시간과 자원을 더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서 드는 생각인데요. 제가 집안에 있던 많은 물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미니멀리즘에 대해 접하면서 바로 이 문구가 생각났습니다. Less is more.
집에 있는 물건들, 옷들, 잡동사니를 확 줄여 막혔던 파이프를 뻥 뚫는 듯한 decluttering 하면 내가 적어도 누릴 수 있는 공간적 자유가 더 생기겠다는 생각에 이에 대해 더 알아보고 연구를 시작해봤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니멀리즘 자체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들은 거의 없었고 있더라도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해서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다큐멘터리도 여러 편 보면서 미니멀리즘이 무엇이고 어떻게 미니멀하게 살 수 있는가를 더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미니멀리스트가 된 후에 인지심리학이나 뇌과학 쪽 연구들을 중에 미니멀리즘과 관련이 있는 연구들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미니멀리스트로 사는 것이 간접적이지만 과학적으로 왜 좋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들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일단 미니멀리즘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내가 꼭 필요로 하는 것만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근데 저는 미니멀리즘 책의 작가 밀번과 니코데머스가 내린 정의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Minimalism is a tool that can assist you in finding freedom.
미니멀리즘은 내가 자유함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도구이다.
그래서 미니멀리스트로 한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난 몇 년 간 실천을 해보았습니다.
일단 미니멀리즘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가지고 있는 물질을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것들만 소유하는 건데요. 미니멀리스트로서 처음 시작할 때 제가 이전 영상에서 다룬 다이어트 시작할 때 좋은 3일 단식법처럼 좋은 방법이 있더라고요. 바로 마리 콘도라는 분이 개발한 콘마리 정리법인데요. 평생 한번 온 집의 불필요한 물건을 모두 처분하고 본인에게 기쁨을 주는 물건들만 남겨 분류해서 잘 정리하는 거죠. 이 방법이 미국에서 매우 유명해져서 넷플릭스에서 타이딩 업이라는 시리즈로 2019년에 방영이 되기도 했죠. 이 방법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으면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몇 년 전 콘마리 방법을 실천했는데 그러면서 나온 쓰레기와 불필요한 물건들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큰 쓰레기봉투로 20개 이상은 나온 거 같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니 꽉 차 있던 옷장도 책장도 수납공간들도 여유가 생기고 밖에 나와 있는 물건들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마치 내 집이 모델하우스가 된 듯한 느낌. 다이어트로 비유하면 몸에 있던 불필요하고 불편했던 지방이 3일 단식을 통해 쫙 빠져나간 느낌이랄까?
이 정리법을 실천할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이 방법이 인지심리학과 뇌과학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들에 따르면 물건의 분류화가 일상생활을 할 때 물건들의 위치를 기억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즉, 집안 물건들이 분류가 잘 되어있으면 없어진 물건을 찾는데 드는 에너지와 시간이 줄어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겁니다. 또 집안 물건들이 어질러져있고 산만할 때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된다는 연구가 있는데 콘마리 방법을 통해 집안이 깔끔하게 정리 정돈되어있으면 이런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거죠.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거는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만 남기는 건데요. 예를 들어 제 옷장에는 제가 좋아하는 옷들만 남아있습니다. 티셔츠 같은 경우 요즘 v-neck 무지 티에 꽂혀서 똑같은 디자인에 다른 색으로 여러 벌을 사서 이것만 입고 있어요. 다른 티셔츠는 거의 다 처분하고. 그래서 눈치 채신 분도 있겠지만 제 영상을 보시면 한 영상만 빼고 다 똑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심리학과 뇌과학과 관련이 있는데요. 연구들에 따르면 어떤 일이든 결정을 내릴 때는 매우 많은 멘탈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을 내릴 때 결정 피곤이라는 게 쌓이게 되는데, 하루에 중요한 결정을 많이 내린 후에 의지도 약해진다는 연구들도 있죠. 많이들 아시겠지만 테크 회사 사장들이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 맨날 똑같은 옷을 입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요. 아침부터 옷 때문에 고민하는 정신적인 에너지를 절약해 그 에너지를 더 생산적인 곳에 쓰는 거죠. 당연히 옷을 고르는 시간도 아낄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미니멀리스트가 되면서 의식적인 소비, Conscious consumerism을 하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물건을 사기 전에 이렇게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물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물건인가? 그래서 일단 지름신이 사라졌고 점점 물질주의로부터 그리고 소비주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연구들에 의하면 물질주의와 소비주의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미니멀리스트가 되면서 어느 정도 정신 건강까지 챙길 수 있게 된 거죠. 더 나아가 소비가 줄어드니깐 제가 한참 1억 원의 빚을 갚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도움이 많이 되어 2년 만에 빚을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1억 원 갚은 방법에 대해서는 이 전 영상에서 다루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한마디로 미니멀리스트가 되니깐 경제적으로도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산 지 몇 년이 되니깐 또 종종 물건들이 조금씩 쌓이고 제게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물건들, 옷들이 생기는데 그럼 또 한 번씩 그것들을 정리하곤 합니다. 물론 처음 했던 것처럼 에너지나 시간이 많이 소모되진 않죠. 아무튼 저는 아주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이렇게 미니멀하게 꼭 필요한 물건만 간직하고 소비하다 보니 삶이 심플해졌고요. 미니멀리스트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과학적인 이점들, 정신적인 에너지와 시간 절약, 스트레스 감소, 정신 건강을 챙기면서 경제적으로도 조금 더 여유로워졌습니다.
미니멀리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깐 학계에서도 미니멀리즘 자체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고자 연구들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미니멀리스트 10명을 심층 인터뷰해 이론을 수립한 논문이 나왔더라고요. 그 연구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했을 때 자율성, 능력, 정신적 공간, 인지, 긍정적 감정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를 했는데 물론 이 부분들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니멀리스트들이 자신의 삶을 물질주의나 소비주의, 남의 시선에 영향을 받지 않고 조금 더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자율성이 생긴다는데 공감을 했습니다.
제가 처음 미니멀리즘을 물건의 소유와 집안 공간의 활용의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실천을 했었는데 미니멀리스트로 살다 보니깐 이게 하나의 삶의 방식, 삶의 철학이 되었습니다. 이런 내용은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미니멀리즘이 제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서 이 내용들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미국대학 박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