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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Apr 26. 2023

베셀 작가가 직접 말하는 나의 중노동기!

<김호연의 작업실> -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

'불편한 편의점'이란 제목을 접하고, 처음엔 시큰둥 했다. 어린이 소설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2권'을 한창 집필중이었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밀리언셀러가 되어버린 '달러구트 꿈백화점'이 한동안 화제를 일으키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 소설이 하도 유명하다길래 '뭔가' 싶어 읽고 '차라리 내 소설이 낫겠다' 생각될 만큼 실망한 터라, 엇비슷한 풍의 제목과 건물배경의 책표지를 보고 마득찮아서 애써 무시했었다. 그러던 지난 겨울,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라며 꼭 읽고 싶다는 초4 아들녀석의 성화에 '불편한 편의점'을 주문했다. 


며칠 만에 완독한 녀석이 2권 마저도 사달라길래 내 귀를 의심했다. '애가 어른 소설을 읽고 뭘 알까, 몇 장이나 읽고 덮을까' 싶었지만 하도 졸라서 마득찮은 기분으로 사줬는데....모두 읽었다니! 나중에 2권은 1권의 감동만 못하더라는 녀석의 완독평을 들었지만 나는 '시간내서 읽어야 할 책'으로 찜했다. 뭔가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뭔가가 있구나 싶어서였다.(밀리언셀러는 달리 있는게 아닌가 보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김호연의 작업실>이다.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라는 부제의 이 책은 1, 2권을 더해 밀리언셀러가 된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김호연이 '전 이렇게 소설을 써 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도 있지요...'라고 일종의 '영업비밀'을 밝힌 책이다. 

소설이 화제가 되자 강연도 잦아졌고, 독자 앞에 설 때 마다 '당신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비슷한 류의 질문이 많았고, 사정상 일일이 속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해 답답해 하던 차에 책으로 냈다는 집필동기는 '글쟁이' 독자에게는 반가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밀리언셀러 작가가 아닌가. 


아닌게 아니라 이 책에는 글쟁이들이 궁금해 할 만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자신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옮겨다닌 작업실, 글을 쓰며 하루를 보내는 루틴(특이하게도 그는 글을 쓰는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에 저녁 한 끼 만을 먹는다는...), 소설을 쓰면서 도움을 얻었던 작법서 책과 자신이 극찬해 마지 않는 놀라운 소설 몇 권도 리뷰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원래 뇌는 책읽는 일을 싫어한다고 한다. 글자를 눈으로 읽지만 내용을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추상적으로 새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는 책읽기를 싫어해'라고 말하면 정상이고, '나는 책읽기를 싫어해'라고 말한다면 뇌가 보기에는 '비정상적이고 몹시 피곤한 놈'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봐도 1년 동안 책 한 권이라도 읽은 대한민국 성인이 한 두 명에 불과하니, 어쩜 우리는 상당히 뇌친화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아는 '책읽는 기쁨'은 둘째 치고 '성공이든 부자든 튈려면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걸 하라'는 금언처럼 어쩌면 이런 세태일수록 책을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잠깐 밖으로 빠졌다. 돌아와서...여튼, 책읽기는 실로 고독하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하기에 글쓰기는 독서보다 30배는 더 어렵고, 고독한 일 같다. 무엇보다 글쓰기에 취하면 취할수록 '외로운 삶'을 피할 수가 없어서다(브런치를 들어올 때 마다 살짝 설레는 건 글쟁이들의 공간이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존재만으로 반가웠다. 지난 해에는 '7년의 밤'으로 유명한 소설가 정유정이 자신의 작업을 말한  <이야기를 이야기하다>가 나를 즐겁게 하더니, 올해는 이 책이 오랜 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 반갑게 했다. 뭐랄까....차무진의 '인 더 백'의 주인공 아들처럼 커다란 배낭에 들어가 김호연의 등 뒤에서 하루를, 한 달을 관찰하는 느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기분으로 이 책을 일독하면 좋겠다. 따뜻한 볕 드는 조용한 카페에서 향 좋은 커피 한 잔 놓고 몇 시간 동안 김호연을 모셔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한다면, 커피 두 잔과 쿠키 몇 개 값을 내가 치른다면....이 책을 구입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을 것이다(이런 책은 내 맘을 흔드는 단 한 줄이라도 만난다면, 책값을 톡톡히 하는 게 아니던가). 


나는 이 책을 읽고 '불편한 편의점'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이 책이 당신의 글쓰기에 흥을 돋우는 계기가 되기를....읽고 좋았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이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주의할 점 하나! 

이 책은 YES24에서 단독으로 팔고 있다는 사실, 다른 곳에서 헤매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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