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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Dec 11. 2023

내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책!

<<디지털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 북리뷰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할 책!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고?


열 한 살 내 아이는 스마트폰이 없다. 

돈이 없어서 사주지 못했다면 무능력하기 짝이 없는 아빠가 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정도는 아니다. 내 아이는 스마트폰 대신 코로나 시국이었던 1~3학년까지 이용했던 온라인 학습기에서 사용했던 와이파이 전용 태블릿 PC와 거실 제 책상 위에 놓인 최신 PC를 사용중이다. 다시 말해, 내 아이는 프마트폰이 없을 뿐 스마트 교육은 다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집 애들은 다 있는 스마트폰은 왜 안 사준 거냐?"


라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궁금할 것이다. 

그 첫번 째 이유는 10년 훨씬 전에 아이폰iPhone 이라는 스마트폰의 시초를 이 세상에 처음 내 놓은 스티브 잡스가 어느 인터뷰에서 "내 아이는 열 여섯이 될 때 까지 아이폰을 손에 쥐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에 있다.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 때 총괄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를 포함, 제작에 참여한 모든 직원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했다. 


"너무나 예쁘고 신통방통해서 아이폰을 입으로 깨물어보고 싶게끔 만들어라. 

그리고 1살의 아기도 금방 배울 수 있도록 직관적이고 쉽게 만들어라."


그의 말 덕분에 우리는 이토록 편리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만, 잡스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폰이라는 신통방통한 물건이 자신의 아이에게는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인터뷰를 읽었을 때, 난 아이도 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다면 아이아 전쟁을 해서라도 스마트폰을 쥐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난 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


"무슨 소리야! 요즘같은 세상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으로는 아이 키우기는 불가능하다고!!"

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맞는 말이다. 100명의 초등생 중 99명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하지만 그 말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 역시 '내 아이만 스마트폰이 없는데, 괜찮을까?'하고 늘 고민한다. 그런 고민 끝에 읽은 책이 <디지털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 책은 블로거면서 세 아이의 엄마이자 공중보건학 겸임 교수이기도 한 저자 줄리아나 마이너가 아이들을 키우며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원제는 Raising a screen-Smart Kid 이다. 




이 책은 자신의 앎을 밝힌 것이 아니라 '같은 세대를 살고 있는 부모' 이자 '먼저 아이를 키워본 엄마'로서 함께 고민해 보자는 문제의식을 던진 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국이자 디지털 최강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왜 이런 책이 나오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내용들이 우리의 상황과 절묘하게 닮아있어 놀라기도 한 책, 저자는 책을 열면서 이 책의 독자이기도 한 '오늘날의 부모'를 평가했다. 



"오늘날 부모들은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를 양육해야 하는 책임을 진 동시에 다음 세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기준을 세워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고 있다. 

(중략) 

우리는 인터넷 등장 이전의 삶을 경험한 부모들 중 마지막 세대다. 요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성을 지닌 채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다. 반대로 요즘 아이들은 무선통신 기술이 일상에 파고들기 이전의 삶이 어땠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본문 12쪽)


이어서 요즘 부모라면 모두 갖고 있는 딜레마에 대해서도 밝힌다. 




"오늘날 미국의 아동 및 청소년 대부분은 부모 세대만큼의 자유를 누리지도, 사생활을 보장받지도 못하는 처지다. 그 이유야 수만 가지도 더 댈 수 있지만, 그중에서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 첨단 기술이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우리는 누구에게나 쉽게 연락이 가능하다. 만약 딸의 귀가가 늦어지더라도 나는 집안에 서성이며 무슨 사고가 난 건 아닌지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솔직히 말해서 그래도 여전히 마음을 졸이지만) 딸에게 문자를 보낼 수도 있고 휴대폰 위치 추적을 할 수도 있으며 아이가 SNS에 게시물을 올렸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든 자녀에게 연락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로서 안도감을 느낀다. 

(중략)

(반면) 우리는 아이를 키우기에 참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야외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터득하고 독립적으로 자랐던 우리의 어린 시절이 더 행복했을까? 아니면 단지 우리 모두가 극도로 운이 좋아서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은 걸까? 그럼 지금 우리 아이들의 삶이 훨씬 더 낳을까? 아니면 그들의 휴대폰 안에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까? 솔직히 나도 정답을 모른다. 우리 세대는 더 많은 자유를 누렸고 임기응변에 뛰어났다. 물론 실수도 훨씬 많아다. 자유 시간과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한느 요즘 10대들은 술이나 약물에 노출되거나 임신을 할 가능성은 30년 전10대보다 낮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불안과 우울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본문 14쪽)



신인류에게 불가피한 괴물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스마트폰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비싼 가격과 느린 속도로 욕을 먹은 것처럼,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약간 다른 기능의 휴대폰' 정도로만 여겨졌다.(하지만 삼성은 스마트폰의 파급력을 알았다. 그래서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를 만들 때까지 3~4년 간을 아이폰의 확산을 죽을 힘을 다해 막아야했다). 라디오라는 신기술이 사용자 5,000만 명을 끌어들이기까지 38년이 걸렸다. 하지만 아이폰은 2007년 최초 출시되어 첫 해에만 1,400만대가 팔렸고, 2016년에는 약 2억 100만대가 팔렸다. 이후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2012년 초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하니 5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인구 대부분이 스마트폰 사용자가 된 것이다. 우리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문제는 스마트폰이 이 사회에 끼친 영향력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나이가 갈수록 어려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연령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지는 추세다. 미국 아이들은 보통 만 10~12세 사이에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된다. 우리가 좋은 싫든, 아이가 준비됐든 아니든 상관없이 미국 아이들 사이에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부모들이 대응할 만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우리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이 과도기를 지금보다 훨씬 더 쉽게 보낼 수 있겠지만 사실상 그건 불가능하다. (본문 21쪽)



스마트폰, 내 아이에게 꿀일까 독일까?


 "스마트폰이 최첨단의 기술 요체라면 하루라도 빨리 쓰면 쓸수록 익숙해질 것이 아닌가?

그럼 프로그래머나 IT 기술자가 되기도 쉽고, 정 안돼면 프로게이머라도...게다가 내 아이 빼고 모두 갖고 있다고!!" 


이미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줘 버린 부모라면 던질 만한 항변이다. 문제는 내 아이는 '어제도 자랐고, 오늘도, 내일도 자랄 아이'라는 것이다. 이미 다 자라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부모라면 뭐가 걱정인가, 제가 알아서 할 노릇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미성숙 단계에서 한창 자라는 내 아이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상황을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를 살피면 문제는 더 심각한데, 초등학교에 취학을 하는 8살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쥔다는 것이다. 학교라는 사회생활에 뛰어들고, 학원을 더 많이 다녀야 하고, 친구들을 많이 만나는 다시 말해 본격적인 사회생활에 뛰어드는 시기가 초등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주기를 버티고 버티던 부모들이 학부모가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다수의 10들이 처음 휴대폰을 갖게 되는 시기가 몸과 뇌의 발달이 초고조에 이르는 때와 맞물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아이들은 사춘기와 두뇌 발달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고를 겪으며 짧은 시간 내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는다. 이 시기의 신체적, 정서적 변화로 아이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충동적이고 위험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휴대폰을 갖게 되는 때가 바로 이 불운한 시기인 것이다. 

본문 21쪽



저자는 우선 부모가 스마트폰을 쥔 아이를 볼 때 '온라인 활동 감시'가 아닌 '자녀 양육'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권한다. 다시 말해 접근법 자체가 '지켜보기 Monitoring'가 아닌 '이끌어주기Mentoring'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켜보기는 내가 우려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이끌어주기는 평소 아이들을 대하는 내 행동의 연상선상인 셈이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줄 때를 생각해 보자. 저자는  40여 개에 달하는 질문과 약속 등을 제시하면서 이 제안들을 실행한 후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되면 손에 쥐어줄 것을 권했다. 법률은 고사하고 마땅한 기준도 없어 '언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줄 것인가' 고민조차 어려운 나에게 '사막에 내린 단비' 같은 질문들이었다. 




우등생은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에게 언제 스마트폰을 쥐어줄 것인가? 하는 시기 문제 보다 더 중요한 건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쥐어준 이후 1~2년이라고 경고한다. 아울러 "더없이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이 어떻게 기기를 사용하는지 유심히 살펴야 하고, 휴대폰을 어떻게, 얼마만큼 사용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명확한 지침과 대가를 정하고, 온라인 활동을 투명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살면서 자매를 하버드에 입학시킨 한국 엄마에게 '딸 둘을 하버드에 보낸 비결'을 묻자, "대학입시까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지 않은 것!" 이라고 말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이어서 장본인인 딸에게 되묻자 "스마트폰이 아예 없는 것보다 더 나은 공부 비결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티처스'를 봤다면 알겠지만 기숙형 특목고 들은 취침 시간 전까지 따로 방 밖에 따로 비치된 스마트폰 보관함에 넣어야만 한다. 그리고 성적을 올리기 위한 최우선의 선택이 '스마트폰 사용시간 줄이기'였다. 


전교 1등을 했지만 이후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번아웃이 되어 고교를 자퇴한 어느 여고생이 이후 집에서 혼자 공부하며 지내는데,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하루 중 12시간이었다. 잠자고, 씻고, 밥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 종일 들여다 봤다는 뜻이다. 


EBS 중학 영어 일타강사이자 최근 <진짜 공부 가짜 공부>를 쓴 정승익 선생 역시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나의 자녀에게는 스마트폰이 없다'며 이것을 부모로서 학부모로서 자신의 최고 치적이라고 여긴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걸 나는 들었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내 아이가 책을 읽고, 공부를 잘 하게 하려면 '일단 스마트폰부터 멀리하게 해야' 한다. "전교 1등 하는 아이도 스마트폰이 있고, 게임도 한다던데?" 라고 누군가 내게 퉁을 놓는다면, "그런 수재는 당신 아이가 아니며, 당신도 그런 수재의 유전자를 물려줄 만큼 대단하지 않지 않은가?" 되묻고 싶다. 그런 퉁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해결을 위한 제대로운 질문이 아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100명 중 99명의 아이가 스마트폰을 아무렇지 않게 쓰며 시간을 버리고(?) 있는데, 스마트폰 없는 단 1명의 아이는 낭비될 뻔한 제 시간을 온전히 쓰고 있다면 그 자체로 '차별성'이 된다. 그리고 그 차별성의 크기는 다른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의 총합이라고 본다면 그 격차는 1타 강사의 선행학습을 찜쪄먹을 것이다.   


자녀가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라면 스마트폰이 꼭 있어야 할 이유와 없어도 되는 이유를 비교하고, 장단점을 따져 지금의 자녀에게 다시 한 번 선택을 권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닐까.


이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여전히 전쟁을 해서라도 내 아이가 스마트폰을 쥐는 일을 최대한 미루겠다'는 다짐이었다. 재미와 편리와 함께 세상의 모든 걱정과 고민덩어리를 담고 있는 '판도라 상자'를 아직 덜 성숙한, 한창 자라고 있는 내 아이에게 무책임하게 던져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아직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들려주지 않은 부모라면, 이 책을 읽고 나처럼 작심을 더 할 일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 이미 자녀에세 스마트폰을 쥐어줬다면, 이 책을 읽고 저자의 다양한 질문과 제안을 근거로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멀리 하기'를 모색할 일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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