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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Dec 13. 2023

초등 내 아이 겨울방학 국어공부 가이드북!

<<초등 국어 뿌리 공부법>>북리뷰


내 아이 초둥 국어공부 어떻게 해야 하지?


초등 아이를 둔 모든 학부모의 궁금증이다. 영어 수학은 학원도 교재도 많은데, 국어는 딸랑 교과서와 참고서 뿐, 가르치려니 번거롭고 '국어수업 시간에 잘 들어라'고 당부만 하기엔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국어논술학원'을 보내자니 뭘 가르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불안의 가장 큰 이유는 '내 아이 국어실력이 얼마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초등 자녀에게 국어공부는 따로 없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제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선택해서 소리내어 읽으면 그만한 국어공부가 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가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 아이의 공부를 위해 최선의 방법은 알겠는데, 아이가 따르지 않으니....방법이 없다. 이런 식으로 아이와 갈등을 빚는 동안 시간은 마냥 흘러만 간다. 이것이 요즘 초등 자녀를 둔 가정의 현실이다. 



국어가 부족하면 모든 과목이 무너진다?



수학과 영어는 나름 체계도 있고,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 아이의 기호에 맞춰 선택하기가 좋다. 하지만 국어는 그렇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학부모인 나 조차도 '내 아이 국어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할 지 기준이 서지 않았다는 것'. 사실 '나 때의 국어공부'는 따로 없었다. 학교가서 국어수업 듣고 새로운 낱말 10번 쓰기 숙제하고, 받아쓰기 보는 날이면 전날 들여다 보는 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국어점수가 아이의 대학을 결정하는 주요과목'이 되어버렸다. 국어 학습의 모호성과 보편성 때문에 '모두 어느 정도 점수는 나온다'는 점이 되려 '차별성'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영어는 누구나 잘해서 변별력이 없는 과목이 되었고, 수학은 '이과 애들만 하는 과목'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문/이과가 모두 같은 시험을 치루는 국어는 '학생들을 줄 세우는 중요과목'이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영어 시험은 지문의 수준이 높아져서 독해를 해도 그 뜻을 모르는 수준이 되고 수학마저 지문형 문제가 늘어나면서 소위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회탐구 영역과 과학탐구 영역 역시 '읽을 줄 모르면 풀 수' 없다. 한마디로 '국어 실력이 부족하면 모든 과목이 무너지는' 형국이 되었다. 

'내 아이 초등국어 학습,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 끝에 찾아 읽은 책이 <<초등 국어 뿌리 공부법>>이다. '국어'에 특화된 입시학원 원장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 민성원이 쓴  책인데, 2020년에 출간되었다. 출간된 지는 제법 되었지만, 원래 '성경책은 개정판이란 없는 법', 지금 적용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만큼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초등 아이 국어 공부법'을 담았다. 나 역시 지난 해 이 책을 읽고, 내 아이의 국어교육을 이 책의 내용대로 적용하고 있다.





국어 실력이 좋아지면 전 과목 성적도 올라간다!


저자는 '초등학교 때 튼튼한 국어공부 뿌리를 내려야 고등학교 때 열매를 거둘 수 있는데' 많은 학부모가 아이의 국어공부를 방치하고 있다며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국어가 모국어라서 방심하기 때문

둘째, 어떻게 해야 국어 성적이 오르는지 본인도 모르기 때문


그래서 학부모는 '국어 공부를 시키지 않은 채 방치하거나, 국어논술학원을 보내는 정도'로 아이의 초등 국어를 해결하려 한다. 저자는 그나마 시간이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아주 조금만 투자해서 체계적인 국어 공불르 해 두면 그 효과는 고등학교 때 확실히 알 수 있다며, 가장 먼저 '교과서 읽기'를 권했다. 그러면서 교과서 읽기는 '문해력 씨앗'을 키우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문해력이 부족하여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능이나 시청각에 문제가 없는데도 글을 정확하게 쓰거나 읽지 못하는 학습장애인 '난독증'에 걸린 초드학생이 전국에 2.4%나 된다고 합니다. 경중은 달라도, 난독 관련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2만 3000명 이상이나 되는 셈입니다.

(2016, 난독증 현황파악 연구보고서)

이 아이들은 학교 수업 시간에 보는 교과서조차 읽기가 힘들어 쩔쩔 맨다고 합니다. 자연히 모든 수업 시간이 싫어지고, 책상에 앉아 있는 것도 싫어지고, 결국 학교 가는 일 자체를 싫어하게 되겠죠. 본문 45쪽



그 해답은 교과서를 비롯한 이야기책을 소리내어 읽는 것이다. 부모는 옆에서 소리내어 읽으면서 끊어 읽어야 할 곳을 알게 하고, 잘못된 발음을 교정해서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면 된다. 저자는 이렇게 3개월 정도 꾸준히 하면 한 줄도 제대로 읽지 못해 배배 몸을 꼬던 아이도 집중해서 몇 페이지를 넘기며 읽게 된다고 말한다. 





지난 2021년 겨울 방학 때 이 책을 읽은 나는 신학기 전 교과서를 받은 후 매일 국어교과서를 1과씩 읽게 했다. 아이는 '이런 걸 꼭 해야 하냐? 전에 하지 않던 걸 왜 하냐?'며 거부했고, '아빠와 1페이지씩 번갈아 읽는 방법'으로 대안을 찾아냈다. 나는 아이 앞에서 버벅대며 읽을까 두려워서 함께 교과서를 읽기 전에 전날 미리 소리내어 읽어보기까지 했다. 한 학기 분량을 세 번 읽은 후에 개학을 한 아이의 국어실력은 지난 학기에 비해 놀라보게 달라졌다. 



영어와 수학 실력은 국어 실력에 비례?



"영어와 국어 실력의 상관관계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닙니다. 영어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국어 실력의 상관관계는 커지고, 그만큼 국어 실려기 영어 공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중략)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어실력, 정확히 말하면 독해력이 부족하면 수학 문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집니다." 본문 55쪽


아이들은  영단어 consider는 외우면서, '고려하다'는 해석의 의미는 알 지 못한다. 'Alternative medicine'는 읽을 줄 알아도 '대체 의학'이라는 고급 어휘를 모르면 말짱 꽝이 된다. 다시 말해, 꾸준히 책을 읽어 국어 어휘력이 늘고, 읽는 책의 양 만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할 때 더 잘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어 실력은 일단 높은 수준까지 도달한다면, 이후부터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보다는 문제를 풀며 실전 감각을 깨우는 것만으로도 성적을 유지하기에 충분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몇 시간 집중해서 (국어)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유지할 수 있지요. 이런 국어의 하방경직성을 생각해본다면, 국어는 빨리 시작해서 기초를 다져놓아야 합니다." 본문 62쪽



여기서 '하방경직성'은 '공부를 하지 않는 기간 동안 성적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정도'를 말한다. 영어와 수학은 한 달간 펜을 놓으면 성적은 급전직하로 떨어지는 반면, 국어는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국어공부를 미리 잘 해 놓으면 상대적으로 공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영어와 수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국어성적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그러니까, 초등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거냐고?!"   





국어 뿌리를 내리는 8가지 습관




하나, 올바르게 읽는다 - 올바르게 읽어야 올바르게 이해한다

둘, 올바르게 쓴다 - 손 글씨 쓰기는 두뇌 발달에 자극을 준다

셋, 올바르게 말한다 - 일상대화부터 올바르게 하기 

넷, 배경지식을 쌓는다 - 배경지식은 공부의 자양분

다섯, 정확하게 읽고 요약한다 - 요약하는 공부로 공부 지능이 자란다

여섯, 어휘를 늘린다 - 어휘력이 부족하면 국어가 무너진다

일곱, 시를 암송한다 - 시 암기가 힘들다고?

여덟, 정기적으로 문제를 푼다 - 문제를 풀며 글 읽는 압법을 깨닫는다


위 내용은 이 책의 '2부'의 소제목만을 딴 내용인데, 핵심에 해당하는 대목이다. '이 많은 걸 어떻게 해?' 라고 미리 겁먹지 말자. 책을 읽으면 자세하고 친절하게, 그리고 당장 실행이 가능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참고로 내가 이 대목을 읽고 내 아이에게 적용한 국어 학습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방학 중 국어 교과서 세 번 함께 읽기 


-매주 책 한 권 읽기


-책을 읽은 후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기


-독서록 쓰기


-초등 비문학 관련 문제집매일 한 꼭지씩 읽고 풀기

(내 아이는 저자가 대표로 있는 민성원연구소에서 출간한 효자국어를 네 권째 풀고 있다)


-교과서 및 도서 비문학 관련 지문에 해당하는 배경지식을 학습을 위해 유튜브 함께 보기


이 책에는 이 밖에도 '국어 뿌리를 내리기 위한 5단계 공부법'과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국어 공부법 9문 9답' 등이 소개된다. 특히 부록에 수록된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필수 국어 개념'은 왠만한 국어 선생님도 공부해야 할 만큼 훌륭한 자료였다. 


나는 어린이의 책 읽기과 글쓰기 그리고 국어 학습에 관련된 책을 수십 권 읽었다. 그 중에서 이 책은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훌륭한 책이었다. 그 이유 중에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 한몫을 했는데, 서울대 경제학과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는 점이었다. 서울대를 두 번 들어간 그인 만큼 국영수 학습에 관한 노하우에 대해 충분한 설득력을 지녔고 자신만만한 그의 필체가 마음에 들었다. 독자 입장에서 '읽고 나서 믿고 따를만 한가?'가 학습관련서 선택의 최종 목적이 아니던가? 그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하겠다.


곧 겨울방학이다.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국어공부를 시작해 보자.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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