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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Jan 11. 2024

고독한 글쟁이에게 기쁜 날이 왔습니다!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 출간 계약 소식!


반가운 소식을 여러분께 알립니다.

그동안 연재했던 글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가제)>이 출판사의 요청으로 책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오늘, 계약서를 받아 조정을 했고 곧 정식 계약을 합니다(연재된 글은 제 <브런치북>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들을 가지고 출간계약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여러분의 글도 곧 책으로 만나는 동기가 되길 바랍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에도 많이 소개한 적이 있지만, 저는 정확히 6년 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아 수술을 하고 완치한 바 있어요. 그리고 치료받는 동안 항암에 대한 경험과 삶에 대한 의지를 담아 글을 써서 책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를 썼습니다. 


항암치료 기간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든 잊어버리고, 이겨보려고 책을 읽고 글을 썼어요. 항암치료를 할 때는 손가락이 개구리소년처럼 부어서 자판을 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녹음을 하고, 굵은 손으로 억지로 쓰면서 기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몸은 많이 호전되었고, 책이 나오자 삶의 희망이라는 게 생겼어요. 그래서 죽기 전에 써야 할 책으로 기획하고 있었던 어린이를 위한 경제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원고를 쓰던 중, 하늘이 도왔는지 어린이책 전문 대형출판사 대표와 만나게 되었고, 이를 놓칠새라 저의 야심찬 기획을 미친듯이 설파했습니다. 그 때는 '안 될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도 못해?' 라는 마음으로 토해내듯 말했던 거죠. 

그런데 왠일, '출간해 봅시다'라는 대답을 들었어요. 


그래서 3년간 공을 들여 책을 썼고, 지난 해 여름까지 <행복한 부자 학교 아드 푸투룸> 1권과 2권이 차례로 출간되었답니다. 미친듯이 글을 쓰던 어느 날, 제가 정신적으로 탈진한 상태가 되었어요. 그래서 글쓰기를 멈추고 쉬었죠.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면서 스스로를 다스렸어요. 그 한 달은 정말 괴로운 시간이었어요. 


'글은 쓰고 싶은데, 어린이 동화는 쓰기 싫은...' 이런 정말 말도 안 되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써야 했어요. 

그 때 문득, '동화를 쓰면서 담았던 내용을, 동화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써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화 속에는 어린이들에게 '책 읽기'에 대해 많이 강조했는데, 시점을 바꿔서 이번에는 부모님에게 이야기해 보자는 생각을 한 거죠. 뭔가 쓸 거리가 생기자 마음이 편해 졌어요. 무더운 여름이 막 시작할 때 였는데, 마음 속에는 시원한 봄바람이 부는 듯 했죠.    


그렇게 해서 지난 해 여름부터 약 3개월 동안 약 30여 꼭지의 초고를 완성하고 나서 11월 부터 여러 출판사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죠. '내년 출간계획이 완료되어 더 이상 계약을 할 수 없다'거나, '콘텐츠가 우리 출판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는데요, 더 들어가 보면 지난 해 부터 출판시장이 얼어붙어서 '잘될 만한 것들'만 출간해야 하는 출판사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프로포즈란 말은 '퇴짜'를 맞으라고 생긴 말입니다.  

퇴짜를 맞으면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다음 기회에 뵙죠." 하고 쿨하게 물러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제 글이 왜 맘에 안 들죠?", "출간되기 어려운 글인가요?" 등으로 물어보고도 싶고, "당신네 출판사에 낸 책도 별 게 없더구만, 앞으로 얼마다 더 훌륭한 책을 내나 함 봅시다!" 등 퉁도 놓고 싶겠지만, 그래봤자 나만 구차해 질 뿐, 원하는 답은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뭐 이런 개떡같은 걸 글이라고 썼냐? 내 소중한 시간이 얼마나 많이 날아간 줄 알아?'하고 뺨이나 안 맞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자구요.


이럴 때 필요한 관용어구가 있죠. '그럼에도불구하고'

퇴짜를 맞으면 당일 다른 한 곳에 또 투고를 합니다. 그러면 출간제의에 대한 기대감이 좌절감으로 사라지는 날은 없는 셈이 되니까요. 맘모스를 이쑤시개로 죽이는 법, 아시죠? 죽을 때 까지 찌르기. 네, 그렇습니다. 퇴짜 맞았다고 의기소침해서 애먼 작품을 수정한다고 궁싯거릴 게 아니라, 출간 제의를 받을 때 까지 투고하는 겁니다.

카사노바가 '매일 다른 여성과 연애한 사나이'로 기억될 수 있던 이유도 매일 하루에 30명 이상에게 프로포즈해서 모두에게 거절당했지만, 마지막 명에게 OK 사인을 받은 덕분이라죠.


이렇듯 글쟁이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은 글을 쓸 때도 뻔뻔함이 필요하고, 책을 낼 때도 뻔뻔함이 필요합니다. 

전날 쓴 '그지같은 글'을 실눈 뜨고 손발을 오그라뜨리며 간신히 읽어내고도, '흠~ 나름 괜찮네'하며 오늘도 꿋꿋하게 글을 써내는 뻔뻔함이 먼저라면, 문전박대 당하는 거절에 시름시름 앓다가도 다음 날 다시 꿋꿋하게 다른 출판사의 문을 두드질 줄 아는 용기 역시 뻔뻔함은 나중입니다.



여튼, 뻔뻔한 들이밀기를 번 한 끝에 "이 글, 좋은데요? 저와 책을 만드시죠?" 하는 출판사를 만난 겁니다. 낯이 철판되기 직전이었는데...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출간계약을 했다고 해서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투고한 원고는 초안이었고요, 출판사 편집자의 거듭된 피드백과 조율을 통해 대폭 손을 보고 품을 팔아서 완전히 새롭게 변신시켜 '잘 팔릴 글'로 거듭나게 해야 합니다. 그 때 까지 또 얼마나 많은 자괴감을 만날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몇 권을 냈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8부 능선을 넘었으니 마지막까지 힘을 낼 작정입니다. 


그동안 <초등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의 글이 연재될 때 마다 꾸준히 라이킷으로 응원해 주셨던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글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었고, 오늘 같은 결실을 맞이 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고맙습니다!


마음 졸이는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또 닥치는대로 읽고 글을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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