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책을 쓰고, 따로 자격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때문에 가장 하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을, 도통 내지 못하고 있다.
내가 요즘 우울한 건 그 때문이다.
어찌 이런 일이....
그럼에도 책을 놓지 못해서, 짧은 숨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랐다.
제목은 <천년의 독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테제를 가장 먼저 들고 나온 일본의 서점,
'츠타야'의 북 컨시어지 미사고 요시아키가 쓴 '독서예찬서'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북 컨시어지는 서점 내에서 적당한 책을 찾지 못한
예비독자에게 '당신은 아마 이런 책을 찾고 있는 건 아니었나요?' 하며
책을 권해주는 역할을 해 주는 일종의 '북 마스터'라 할 수 있다.
이 일을 하려면 많은 책을 읽은 바 있고, 더 많은 책에 대해 알고 있으며
독서의 효능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겠다.
이 책의 저자는 1,50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대형 서점체인
츠타야에서 13명에 불과한 북 컨시어지 중 한 명이라는데, 저자에 대한
검증은 마쳤다고 봐도 좋다.
올해 들어 주문한 수십권의 책을 본격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들 때 쯤
집어든 책인데, 독서의 아쉬움을 그 이가 말하는 예찬론에 격하게 공감하는 것으로
가름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독서만큼 재미있고 효능감 있는 소일거리가 또 있을까 싶다.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쓰게끔 만드는 다양한 소재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글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당신도 함께 하기를....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ichboy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우리보다 독서 인구가 많다고 알려진 일본조차 전체 인구 중 한 달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비율이 47%에 달했고(2018년 통계) 지역 내 서점이 한 곳도 없는 ‘서점 0개 지자체’도 20%를 넘겼다. 책의 쓸모를 말하는 게 한없이 무색해져버린 오늘날, 우리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얼까?
『천년의 독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의 답을 찾아가며 고전부터 현대 작품까지 오랜 세월 수많은 이에게 읽혀온 책들, 그리하여 ‘지혜의 목록’이라고 불러도 좋을 200여 권의 책들을 페이지 가득 펼쳐놓는다.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가게’ ‘취향을 설계하는 혁신 서점’이라는 별칭이 붙은, 전국 1500개 지점을 보유한 일본 최대 서점 체인 츠타야(TSUTAYA)에서 단 13명뿐인 ‘북 컨시어지’를 맡고 있는 미사고 요시아키는 츠타야의 인기 리플릿 〈독서학교〉의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지혜의 목록들에서 우리 삶을 결정짓는 일곱 가지 주제를 고르고 마치 일곱 단의 책장에 한 권 한 권 책을 꽂듯이 각각의 주제를 통찰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들을 정성껏 소개한다. 북 컨시어지로 살아가는 그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은 물론이고 인간 정신의 위대한 한 장면을 포착한 책,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현미경을 비추는 책, 자본주의 위기와 기후 위기를 비롯해 사회·환경·과학 이슈부터 다양성 사이에 다리를 놓는 책까지,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며 생각의 토대를 제공한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우리보다 독서 인구가 많다고 알려진 일본조차 전체 인구 중 한 달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비율이 47%에 달했고(2018년 통계) 지역 내 서점이 한 곳도 없는 ‘서점 0개 지자체’도 20%를 넘겼다. 책의 쓸모를 말하는 게 한없이 무색해진 오늘날, 우리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얼까?
『천년의 독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의 답을 찾아가며 고전부터 현대 작품까지 오랜 세월 수많은 이에게 읽혀온 책들, 그리하여 ‘지혜의 목록’이라고 불러도 좋을 200여 권의 책들을 페이지 가득 펼쳐놓는다.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가게’ ‘취향을 설계하는 혁신 서점’이라는 별칭이 붙은, 전국 1500개 지점을 보유한 일본 최대 서점 체인 츠타야(TSUTAYA)에서 단 13명뿐인 ‘북 컨시어지’를 맡고 있는 미사고 요시아키는 츠타야의 인기 리플릿 〈독서학교〉의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지혜의 목록들에서 우리 삶을 결정짓는 일곱 가지 주제를 고르고 마치 일곱 단의 책장에 한 권 한 권 책을 꽂듯이 각각의 주제를 통찰하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들을 정성껏 소개한다. 북 컨시어지로 살아가는 그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책은 물론이고 인간 정신의 위대한 한 장면을 포착한 책,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현미경을 비추는 책, 자본주의 위기와 기후 위기를 비롯해 사회·환경·과학 이슈부터 다양성 사이에 다리를 놓는 책까지,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며 생각의 토대를 제공한다.
“그저 펼치는 것만으로 어디든 데려다주는 건 책밖에 없다”고 고백한 가쿠타 미쓰요의 말처럼, 책은 시공간을 초월해 읽는 이를 다른 세계로, 다른 삶으로 건너가게 만든다. 이것이 책 읽기의 진정한 힘이다. 잘났든 못났든 우리 인간은 인생을 한 번밖에 살지 못한다. 매 순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과 맞닥뜨릴 수밖에 없고 발 딛고 서 있는 세상밖에는 보지 못한다. 그러나 책을 펼치면 상상을 초월한 시련을 이겨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저자와 함께 이제껏 본 적 없는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다. 오랜 세월 켜켜이 누적된 지혜를 만나기도 한다. ‘자기 확장’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이 자기를 확장하는 확실한 방법으로서 독서를 권한다. 그리고 다양한 층위의 감정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할 책들로 안내한다. 『신곡』『분노의 포도』『섀클턴의 위대한 항해』에서는 스러지지 않는 인간성을 발견할 수 있고, 『아주 조용한 치료』『불쉿 잡』『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에서는 사회 전체의 미래를 응시하는 섬세한 시선을 배울 수 있다. 『엔데의 유언』『선악의 경제학』『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에서는 우리를 좀먹는 성장의 모순을 직시할 수 있고, 『나는 사이보그가 되기로 했다』『생명에서 생명으로』『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삶과 죽음의 역설을 통해 왜 죽음이 삶의 반대가 아닌지, 한 번뿐인 삶을 가치 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색할 수 있다.
일본의 명문대학인 도쿄공업대학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회사의 심각한 부정행위를 목격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90%인 180명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저자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마치 얇은 필름 위를 걷듯 사회의 눈치를 살피며 살아가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이것이 헤이세이 30년(1989년~2019년)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헤이세이는 ‘장기 불황’ ‘자기책임’ ‘불평등’ ‘사라진 연금’ ‘무연고 사회’로 특징 지어진 시대로, 일본의 헤이세이 30년은 우리의 2000년대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지지’와 ‘연대’가 사라진 이런 사회에서는 세상의 불공정을 지적하면 귀찮은 불평꾼이 되거나 무능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자연스럽게 공동체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고 만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날 책 읽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장기 침체와 기후 위기로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시대에 우리 생활을 이루는 ‘일’과 ‘소비’가 ‘좋은 삶’과 ‘공동체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로를 착취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서로 파편화되어 팽팽히 맞서고, 돈과 자본이 신앙이 되어 양극화를 부추기고, 과소비와 끔찍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경제 시스템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책들을 두루 살핌으로써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인간다운 삶과 생태적 삶을 회복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탐색한다.
저자는 특히 세상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려면 머리기사나 모니터 속 화면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은연중에 지배하는 관념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때때로 행복의 이미지는 그것을 얻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폭력이 된다”라고 말한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의 글을 인용하면서, 우리 사회의 기본값으로 설정된 기존 관념들을 재고한다. NHK의 장수 어린이 프로그램 〈엄마와 함께〉를 보는 조부모에게 양육되는 아이, 엄마가 없는 아이의 기분은 어떨까? ‘폐를 끼치지 않는 인간이 돼라’는 목소리는 다른 존재, 더 약한 타자를 지우는 일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기브 앤 테이크’ ‘가성비’는 정말 똑똑한 삶의 논리일까?
저자는 책을 매개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질문들을 던지면서, 상상력이 약해지면 딱히 악의를 갖지 않아도 자신뿐 아니라 타자를 불편하게 만든다고 꼬집는다. ‘당연함’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바라보면 상상력의 우산을 펼칠 수 없다. 편견을 배제하고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공감력을 키우고 싶은 독자라면 도움이 될 생각의 베이스를 얻을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언어들을 발명하고 그것에 근거해 자신의 경험을 개념화하고 생각을 확대한다. 따라서 어떤 책으로 서가를 채우는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결정짓는다. 사회로 확장해보면 어떤 책이 시대를 휩쓸었는가가 그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가름한다. 실제로 약 250년 전 벤저민 프랭클린의 설교집에 실린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은 세계 여러 문화를 서구화한 결정적 계기이자 메타포 자체가 되었다. 이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해야 하는 우리에겐 새로운 문을 열어줄 새로운 언어들이 필요하다.
『천년의 독서』는 일본의 헤이세이 30년을 지나온 저자가 츠타야의 북 컨시어지와 기획자로 살아가면서 그간의 독서 이력과 그가 뜨겁게 마주한 시대의 모습, 삶의 화두들을 다양한 책으로 살핀다. 그가 책을 통해 수집한 언어들은 작든 크든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역시 갖가지 읽기를 발견해나가는 즐거움을 얻고 어떤 책을 만나 어떤 언어를 발명하고, 어떤 세계를 열어가고 싶은지 그려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