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치보이 richboy Apr 02. 2024

전쟁을 해서라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마세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8)

초등 내 아이 책 잘 읽는 방법



지금까지 초등 내 아이가 지금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어요. 이번 장에서는 내 아이가 책을 잘 읽는 방법에 대해 취학 전, 초등 저학년, 초등 중학년, 초등 고학년 별로 단계별로 자세하게 알아볼게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에 앞서 먼저 살펴볼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입니다. 

요즘 학생들이 독서를 하지 않고 학업에도 크나큰 악영향을 미치는 데 스마트폰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았다면 최대한 늦게 손에 쥐게 해야 합니다. 특히 자녀가 취학 전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흠, 다른 집 아이들은 모두 가지고 있던데...’하고 우려된다면 다음 글을 읽고 한 번 더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녀가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 글을 읽고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쟁을 해서라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마세요!


대한민국에 ‘문맹(文盲)’이란 단어는 이제 거의 쓰지 않아요. 글을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는 뜻이죠. 세상에서 가장 쉽고 과학적인 언어인 한글을 우리 언어로 사용하는 덕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책맹(冊盲)’은 적지 않아요. 어린이들한테는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부모님이 고민하는 것처럼 어른들 세계에서도 리터러시Literacy 즉, ‘문자로 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난리에요. 한마디로 글을 잘 읽지 못하고 잘 쓰지 못하는 사람 투성이에요. 

그 이유가 뭘까요? 


사람들이 아예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에요. 

리터러시를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거에요. 책을 많이 읽으면 문장 이해력이 향상 되어 까다로운 내용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당연히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고급 문법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말도 훨씬 유창하게 하고 글도 잘 씁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만큼 어휘력이 많이 쌓인 덕분에 고급단어로 술술 말하고 글을 쓸 때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어디 그 뿐인가요?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학교성적도 좋아져요. 책은 잘 쓴 글의 집합체에요. 

다듬어진 좋은 글을 많이 읽으면 스며들듯 문체와 문법을 익히기 때문에 일기쓰기, 독서록, 글짓기 등 학교에서 출제되는 다양한 과제에서 만족할 만한 글을 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활자로 새겨진 반듯한 글자들을 만나나 보니 글씨도 예쁘게 쓰게 되지요. 정리하면, 책을 많이 읽기만 하면 국어 교육은 자연스럽게 완성되기 때문에 책맹이나 문해력 부족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한민국 독서실태조사라는 게 있어요. 

'우리나라 국민은 한 해 동안 얼마나 책을 읽나?'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조사인데요, 2021년 대한민국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이 1년에 책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은 48퍼센트로 두 사람 중 한 명꼴로 책을 읽었고, 그들은 평균 5권을 읽는다고 답을 했어요. 


국민 둘 중 한 사람은 아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읽은 사람은 평균 5권을 읽었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 “왜 책을 읽지 않나요?” 하고 다시 물었어요. 


1위는 27퍼센트로 '일 때문에 바빠서'라고 대답했어요. 

그다음 대답에 주목해야 하는데요, 2위는 무려 24퍼센트가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을 보느라'라고 답했어요. 일 때문에 바빠서 못 읽었다는 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거기에는 '읽고 싶었지만'이란 속말도 숨어 있을 테니까요. 그저 안타깝다는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거의 그 비율만큼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하면 안타까움이 아니라 심각하게 걱정을 해야 할 수준이에요. 유아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 걸쳐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에 과도한 시청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마찬가지로 내 아이가 책을 잘 읽게 하는데 최대의 난적은 ‘스마트폰’이에요. 

2019년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Pew Research)가 세계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95 퍼센트로 조사한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5년 전 조사인 걸 감안하면 현재 그 비율은 훨씬 높아졌을 거에요. 요즘 학교나 학원을 오가는 청소년들만 봐도 거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며 걷거나 손에 쥐고 있어요. 더 큰 걱정은 초등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심지어 미취학 아동들도 자기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거에요.  





부모의 최고 딜레마, 스마트폰 



부모와 자녀 사이 가장 골칫거리는 역시 스마트폰입니다. 

부모에게 있어 자녀의 스마트폰은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최고의 딜레마에요. 아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면 분명히 예전보다 영상에 더 심취할 것을 알지만, 다른 집 아이들도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내 아이만 없으면 어딘가 뒤처지거나 안 될 것 같아서 구입해 줍니다. 또 학원이나 과외를 받으러 집을 나서면 급한 때나 비상시에 통화가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이 아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 줍니다. 


문제는 그 때부터 발생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아이와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불거지니까요.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아이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긴다는 거에요. 부모 세대는 TV를 오랫동안 본다고 난리였다면, 오늘날은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으로 원한다면 스트리밍과 주문형 영상을 하루 24시간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심각성은 더 심해졌어요. 


스마트폰은 자녀에게 있어 말 그대로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에요. 

학업에 있어서나 정서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이 틈만 나면 문자와 SNS와 각종 피드들을 스크롤하고 훑어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18년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약 15%가 하루 평균 200개 이상의 문자를 보고 몇 분마다 1개의 문자를 보냈다고 발표했어요. 이 수치는 일을 하는 보통 어른들보다도 많은 숫자에요. 우리나라 조사라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을 거예요. 아이들이 나누는 메시지가 어른들보다 많을 만큼 중요한 내용일까요? 그보다는 습관적으로 한다고 봐야 합니다. 


스마트폰에 문자나 카톡이 도착하면 얼른 봐야 하는 게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의 ‘예의’입니다. 물론 답도 빨리 해야 해요. 소위 말하는 ‘읽씹’을 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다 보니 학생의 의지와 상관없이 문자가 오면 거기에 시간을 들이며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 


알림문자 보고 다시 집중하는데 걸리는 시간, 23분!


이렇게 잠깐잠깐 한눈을 파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하루 중에 무려 5시간이나 된다는 발표도 있을 만큼 어마어마해 집니다. 더 걱정인 건 그로 인해 아이가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는 거예요. 공부에 집중할라치면 예고 없이 날라드는 문자와 알림은 공부의 최대 적입니다. 하던 공부를 접고 문자에 답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해 집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4분이라는 어느 연구 결과가 있어요. 


하루 중 5시간의 딴짓과 문자 그리고 SNS 알림, 그로 인해 흐트러진 집중력을 만회하는 시간을 합하면 거의 하루 종일 집중하지 못한다고 봐야 할 거에요. 어른들이야 뭔가 집중할 일이 생기면 ‘내가 이럴 때가 아니야. 일을 먼저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해 놓거나 잠시 꺼두고 매달릴 수 있어요. 하지만 초등학생들은 그게 안돼요. 무슨 내용인지 너무나 궁금해서 꼭 확인을 하고 싶어지거든요. 


이렇게 스마트폰 들여다보기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한가한 시간이 잠시라도 생기면 ‘지루하다’라고 생각하고 스마트폰을 들게 되죠. 이 정도가 되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해야 해요. 끊임없이 뭔가 다운로드와 업로드를 반복하고, 카톡과 문자에 매달리고, 유튜브와 인터넷 검색을 하며 온라인 친구들과 대화하는 통에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상황이니까요. 


이 때문에 아이에게는 창의력은커녕 ‘잠깐 생각하기’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렸고, 이런 현실 속에서는 우리나라에 미래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창의적인 사업가나 예술가, 사상가가 탄생할 수 없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하고 있어요. 



빌 게이츠와 그의 가족 @KIDSNEWS



이쯤에서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할까요? 

스마트폰을 전 세계에 퍼뜨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자녀들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갖지 못하도록 했어요. 빌 게이츠도 자신의 자녀가 14세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이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작 스마트폰을 만들고 참여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란 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적당히 사용할 만큼 충분한 자제력이 없단 것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나만 없다는 이유로 이 ‘시간 잡아먹는 괴물’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들이고 금쪽 같이 소중한 시간도 함께 바치고 있는 형국이에요. 


초등 우등생에게 어느 날 갑자기 스마트폰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가 직접 목격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저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민수(가명)라는 초등 6학년 아이가 있어요. 민수는 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자기가 읽은 책을 한아름 물려줄 만큼 책을 좋아하던 두 해 선배 아이였죠. 밝은 성격에 붙임성도 좋고, 똑똑한데다 말도 잘해서 '내 아이가 민수만큼만 잘 자라면 좋겠다' 싶을 만큼 훌륭한 아이였어요. 그런데 지난해 스마트폰이 생긴 후부터 민수가 돌변해 버렸어요. 


요즘 민수는 길에서 마주칠 때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느라 고개를 파묻고 있어서 아예 인사는 고사하고 눈도 마주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어요. 늦은 밤 아파트 로비에 마련된 소파에 기대어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어요. 어느 날 사우나에서 만났을 땐 옷을 모두 벗은 채 탈의실에서 30분 넘게 줄곧 게임을 하더니 샤워는 하지 않고 머리에 물만 묻히고 1~2분 만에 황급히 뛰쳐나가기도 했어요. 게임을 하러 사우나에 온 거 였어요. 


변해 버린 민수를 보고 저도 무척 놀랐지만, 제 아이는 더 크게 실망했어요. 민수 아빠도 ‘내 아이가 스마트폰 때문에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며 난감해하며 걱정하더군요. 제 아이에게 민수는 반면교사가 되었어요. ‘우리 반 친구들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며 한창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졸랐던 때였는데, 그 날 이후 스마트폰을 갖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민수형처럼 변할까 두려웠던 모양이에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 불편한 사실을 굳이 이야기하는 건 그만큼 ‘아이의 시간은 정말 소중하기’ 때문이에요.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부를 잘 하는 옆집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 똑같은 아이는 없으며 나이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고 싶다면, 그리고 학업에 열중하게 하려면 스마트폰 주기를 최대한 늦춰야 해요. 아직 스마트폰이 없는 아이라면 정말 다행이에요. 스마트폰을 최대한 늦게, 아이와 전쟁을 벌이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늦게 아이 손에 쥐어 주세요. 


세 딸을 하버드에 입학시킨 재미교포 엄마의 인터뷰에서 하버드에 합격시킨 공부법 중 하나로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은 것’을 꼽았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없다고 해도 절대로 왕따 당하지 않아요.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부모가 그 시기를 늦춘다고 해도 나중에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금방 친구들 만큼 따라잡을 거에요. 스마트폰이 너무나도 직관적이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놀라운 괴물이니까요. 

오히려 스마트폰을 갖지 않으면 대화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말다툼이나 온라인 왕따에 개입할 일이 아예 없게 됩니다. 홀로 있는 아이의 안전이 정 걱정된다면 통화만 가능한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를 마련해 주세요. 


그렇다면 이미 스마트폰이 있는 자녀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스마트사용으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에 대해 아이와 깊이 상의하세요. 요즘처럼 시간도 없고 함께 놀 친구도 없어서(학원다니기에 바빠서)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아이의 현실을 이해하고, 지금까지 온라인과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서 온라인 활동을 하고 싶다면 얼마나 시간을 쓰고 싶은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온라인 활동 시간을 정하게 하세요. 

자라나는 아이에게 스스로 시간을 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는 건 ‘내가 정한대로 하는 거야’하는 만족감을 줍니다. 물론 가끔 시간을 지키지 않고 실패할 때도 있겠지만, 그 과정 역시 거쳐야 할 시간으로 여기고 아이가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세요. 스마트폰에는 사용시간을 확인하거나 정해놓은 시간이 되면 이용을 제한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으니 도움을 받으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즐기는 모습을 가급적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을 꼭 기억하세요.


내 아이는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어요. 

이 말은 곧 아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에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저도 모르게 흘려보내는 하루 평균 5시간은 아이의 학업과 건강과 정서를 높이는 데 충분히 쓰고도 남는 시간이에요. 이 시간만 잘 조절해도 아이는 충분히 자라고 공부도 잘할 거에요. 물론 책도 잘 읽고 많이 읽겠죠. 이미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할 만큼 습관이 든 아이를 변화시키는 건 부모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에요.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노력해야 합니다.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의 시간은 정말 중요하니까요. 



<<기억하세요>>

"세 딸을 하버드에 입학시킨 재미교포 엄마의 인터뷰에서 하버드에 합격시킨 공부법 중 하나로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은 것’을 꼽았어요 "

작가의 이전글 원시인다이어트 - 샐러드와 목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