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치보이 richboy May 16. 2024

초등독서록 쓰기, 이렇게 쓰면 정말 쉽고 편해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22)


독서록, 디지털 세대에게는 이 방법을 추천해요!



‘키보드 독서록’은 말 그대로 독서록을 쓸 때 먼저 온라인상에서 쓴 다음, 완성된 글을 독서록 공책에 적는 방법을 말합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하면 내 아이가 생각나는 대로 마음껏 글을 쓸 수 있고, 자유롭게 글을 고쳐서 독서록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전에 연필 독서록을 쓸 때 보다 더욱 수준 높고 분량이 늘어난 독서록을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 중고학년(3~6학년) 학생들은 저학년 때보다 글밥이 더 많고 수준 높은 책을 읽는 만큼 더 높은 수준의 독서록을 쓰는데, ‘연필 독서록’으로는 고쳐쓰기가 힘들고 번거로워서 수준 높은 독서록’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키보드를 두들기며 독서록을 쓰자!


독서록이란 글은 받아쓰기처럼 단순히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소감’을 적는 ‘나만의 글’이기 때문에 ‘생각’을 하면서 쓰고 지우고 다시 쓰면서 완성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도중에 ‘고쳐쓰기’를 반복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만약 제가 거의 매주 쓰고 있는 북리뷰를 초등학생들이 ‘연필 독서록’을 쓰는 것처럼 북리뷰를 써야 했다면 연필로 글을 쓰고 수없이 고쳐 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지금처럼 2,000편이 넘는 글을 남기지 못했을 겁니다. ‘키보드 독서록’은 ‘연필 독서록’ 쓰기를 힘들어 하는 초등학생들에게 보다 쉽고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줍니다. 


“아니, 그럼 연필 독서록을 그만 두란 말이냐?” 


라고 우려할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시작하면 ‘연필 독서록’을 더 잘 쓸 수 있게 됩니다. 연필을 쥐고 공책에 글을 쓰는 건 초등학생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학습과정입니다. 연필을 쥐고 글을 쓰면 학생의 손가락 소근육이 발달되고, 주의력도 높아지고 사고력이 커집니다. ‘연필 독서록’은 글을 쓸 내용이 적은 초등 저학년에는 특히 중요한 학습과정입니다. 하지만 일기나 독서록 등 분량이 많은 글을 써야 하는 초등 중고학년이 ‘생각을 필요로 하는 장문의 글쓰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그렇다면 초등 중고학년들이 숙제로 내야 하는 ‘연필 독서록’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키보드 독서록이 지닌 놀라운 장점


먼저 ‘키보드 독서록’으로 쉽고 편하게 글쓰기를 완성한 다음, 완성된 글을 보면서 독서록 공책에 연필로 베껴 쓰면 됩니다. ‘키보드 독서록’으로 완성된 독서록은 ‘연필 독서록’으로만 글을 쓸 때 보다 훨씬 수준 높고 많은 분량의 글을 쓰게 됩니다. 이때 ‘독서록 분량이 많아졌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완성된 자신의 글을 베껴서 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쓸 때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키보드 독서록을 시작하면 책을 읽고 독서록을 두 번 쓰는 셈이 되므로 

세 번 읽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따라서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 키보드 독서록은 글 수정이 쉽고 편해서 

독서록을 쓰기가 편하고 갈수록 한글 자판 실력이 높아집니다. 


- 연필 독서록을 쓸 때 키보드 독서록을 보고 베껴서 쓰기만 하면 되니까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필체도 좋아집니다. 


- 독서록 작성의 부담이 줄어서 책을 읽는 부담이 없어져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책을 읽습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할 때는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를 추천합니다. 한글 프로그램은 최신 한글 문법과 맞춤법을 탑재하고 있어서 글쓰기에 띄워쓰기나, 맞춤법 등 오류가 생기면 글자 아래에 빨간색 줄이 떠서 수정해야 하는 글자라고 표시됩니다. 아이가 글을 쓰다가 혹은 글을 완성한 후 빨간색 줄만 찾아서 바르게 수정하면 되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도 띄워쓰기와 맞춤법 그리고 한글 문법 교정이 가능합니다. 작가인 저 자신도 지금 이 글을 쓸 때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글을 쓰고 있어요. 글을 쓰다가 틀리면 언제든 고칠 수 있고, 심지어 단락을 드러냈다가 다른 곳에 붙이면서 편하게 글쓰기를 하고 있지요.


‘어차피 연필 독서록을 또 다시 쓸 거라면 오히려 키보드 독서록 쓰기로 과정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 고 물으실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를 가지고 뭔가 작업 하기를 좋아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존재했던, 그래서 그 어느 세대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에요. 키보드로 자판을 익히고 컴퓨터에 글을 쓰게 하면 아이들은 새로운 방식을 좋아할 겁니다. 한마디로 ‘키보드 독서록’을 하기 시작하면 ‘지겹운 독서록 쓰기’가 ‘재미있는 독서록 쓰기’가 될 겁니다. 



초등 3학년부터 학교 정식 과목인 ‘컴퓨터 수업’ 


‘키보드 독서록을 하려면 아이들이 한글 자판을 새로 외워야 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있을 겁니다. 물론 ‘키보드 독서록’을 쓰려면 자판을 먼저 익혀야 합니다. 하지만 초등 3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컴퓨터 수업’을 과목으로 지정해서 매주 수업을 하면서 졸업할 때 까지 한글 프로그램은 물론, 엑셀, 파워포인트까지 배우고 있는 만큼 컴퓨터로 작업하기가 익숙해져야 합니다. 키보드 독서록은 내 아이의 컴퓨터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를 줄 겁니다. 내 아이가 초등 저학년이라면 일종의 ‘선행학습’으로 초등 2학년 겨울방학 즈음에 학업을 위해 자판을 외우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부모 세대에도 애용했던 ‘한메 타자 연습’으로 자판을 익히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외울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 3학년 이상인 중고학년들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로 온라인수업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PC 등 각종 정보화 기기를 잘 다루고 있어서 이미 자판을 외웠거나 생각보다 수월하게 자판을 쉽게 외울 겁니다. ‘한메 타자 연습’ 속에는 게임형식으로 단어나 문장을 게임형식으로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더 쉽고 빠르게 실력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독서록보다 더 중요한 10분간의 독서대화


이쯤 되면 ‘키보드 독서록, 어떻게 써야 하나?’ 궁금할 거예요. 지금부터 제 아이와 키보드 독서록을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제 아이는 일주일에 평균 한 권(150~250 페이지짜리)씩 책을 읽고요, 주로 서재처럼 꾸며진 거실에 있는 식탁에서 읽습니다. 아이가 읽는 책은 지난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소문난 책,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잘 알려진 고전,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책들 중에서 엄선한 후 구입한 책들 중에 ‘지금 읽고 싶은 책’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습니다. 이 방법은 제 아이가 본격적으로 독서록 쓰기를 시작한 초등학교 2학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요, 이 때 선정한 책들 리스트는 이 책 말미에 부록으로 수록해 놨으니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2. 책은 주로 토요일에 절반, 일요일에 절반 정도 읽는 편입니다.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당일 완독을 하기도 합니다. 책을 다 읽으면 저녁 식사 후 저와 읽은 책에 대해 10분가량 이야기를 하는데요, “어떤 책을 읽었니?”라고 질문을 시작으로 아이에게 책을 소개하듯 알려달라고 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던지는 질문은 간단합니다. 


“네가 읽은 책은 어떤 책이었니?”

- 자신이 읽은 책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저자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니?”

- 저자를 기억하는 것은 책 제목을 기억하는 것 만큼 중요합니다. 

인상적이었던 책의 저자의 다른 작품을 찾아 읽는 계기도 됩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가 있니?” 

- 등장인물을 기억하면 전체적인 스토리를 기억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디였니? 

- 아이의 생각과 느낌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질문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니?” 

- 책을 읽은 후 생각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이 같은 저의 질문은 아이가 과연 책을 잘 읽었는지 점검하는 의도가 아니라 아이가 독서록을 쓰기 전에 읽은 책을 스스로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세하게 묻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의 대답 역시 저의 질문에 아이가 어떤 식으로 대답을 하던 한결같이 “네가 그렇게 읽었구나. 재미있었겠구나.” 하고 공감하는 형식입니다. 





아이가 읽은 책은 아이와 대화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 책은 내용도 쉬운데다가 두께도 두껍지 않고 활자도 큰 편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대충이라도 아이가 읽은 책을 살펴본 후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인터넷 서점에서 아이가 읽은 책을 검색한 후 ‘책 소개’와 ‘출판사 리뷰’를 읽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 소개’와 ‘출판사 리뷰’는 독자가 구입을 하고 싶도록 출판사가 심혈을 기울여서 쓴 글이기 때문에 이 부분만 읽어봐도 책의 주제와 내용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읽은 책을 살폈다면, 아이의 대답에 호응을 해 주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나아가 “나도 읽어봤는데, 주인공의 이런 점들이 좋더라.”라고 짧은 언급을 하면 참 좋습니다. 부모가 이렇게 호응해 주면 아이는 자신이 읽은 책을 함께 읽었다는 동료감에 대화가 진전됩니다. 읽은 책에 대한 대화가 끝나면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만났던 생소한 단어나, 표현 등 궁금했던 점이 있었나 묻고 함께 온라인에서 검색을 하며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독서록을 쓸 준비가 된 겁니다. 


3. 저와의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는 거실에 놓인 컴퓨터를 켜고 한글 프로그램을 연 다음 ‘키보드 독서록’을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쓰다가 지우고, 덜어내고 덧붙이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한동안 글을 씁니다. 아이가 혼자서 글을 완성할 때 까지 참견하지 않고 저는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합니다. 


4. 아이가 글쓰기를 마쳤다고 하면 ‘네가 쓴 글을 한 번 읽어보라’고 말합니다. 글을 쓸 때는 몰랐는데, 쓴 글을 직접 읽어보면 어색한 부분이나 틀린 글이 꼭 발견되곤 합니다. 글을 읽다가 멈칫거리는 곳이 생기면 대부분 문장이 어색하거나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아이는 글을 읽으면서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서 고치기를 반복합니다.


5. 아이가 읽으면서 수정하기도 마쳤다고 하면, 그제야 제가 읽어봅니다. 그리고 “아주 잘 썼다. 이런 부분이 좋고, 저렇게 표현한 부분도 좋구나. 점점 더 글쓰기가 늘어나는구나. 멋지다!” 라는 식으로 아이를 칭찬해 줍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마친 아이는 독서록 공책을 펴고 모니터에 뜬 자신의 글을 보고 베껴 쓰면서 ‘연필 독서록’을 작성합니다. 독서록의 길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연필 독서록을 마치는데 평균 20분 정도 걸립니다.


어떤가요? ‘키보드 독서록’ 쓰기를 하면 아이는 글쓰기 실력이 느는 것은 물론 자판 실력까지 좋아질 것 같지 않은가요? 연필 독서록을 쓸 때 처럼 뭘 쓸까 고민하랴, 맞춤법 고민하랴, 글씨 예쁘게 쓰랴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쓴 글을 베껴 쓰기만 하면 되니까 독서록 분량도 늘고, 글씨도 예뻐집니다. 


‘키보드 독서록’을 시작하면 처음은 쉽지도 않고 드라마틱한 변화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독서록 쓰기’를 하루 이틀 할 것이 아니잖아요? 아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이 들 때까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 그러면 나중에는 혼자 알아서 책을 골라 읽고, 독서록을 쓰고 살펴봐 달라고 하는 날을 만날 겁니다. 이게 바로 ‘자기주도학습’입니다. 


“좋든 싫든 이제 책과 스크린은 한데 묶여 있다. 이 얽히고설킨 관계 속을 인내심 있게 헤쳐 나가는 작업을 통해서만 우리는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의 독서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혹은 바꾸지 않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독서현상학 권위자이자 책 <그곳에 책이 었었다>의 저자인 앤드루 파이퍼가 말했습니다. 


디지털 세대인 내 아이에게는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교육하면 아이가 잘 따라옵니다. 20년 넘게 독서록을 써 온 사람으로서 ‘키보드 독서록’은 초등학생에게 잘 어울리는 독서록 쓰기 방식이라고 확신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키보드 독서록’이 아이에게 만들어주는 놀라운 시너지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기억하세요>>

키보드 독서록을 하면 더욱 쉽고 편하게 독서록을 쓸 수 있어요!

작가의 이전글 [초등5학년이 쓴 독서록]완벽한세계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