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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May 28. 2024

초등 고학년의 책읽기는 분석하며 읽기 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초등독서 로드맵 (25)


초등 고학년의 책읽기는 분석하며 읽기 입니다!



책읽기가 점점 더 요구되는 시대



감히 말하건대 오늘날은 책을 읽지 않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특히 초등학생인 내 아이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좀처럼 읽지 않으려 하는 내 아이가 왜 꼭 읽어야 할까요?’ 제 대답은 오늘날이 ‘AI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해왔던 모든 일을 대신하는 시대가 우리 곁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 우리 인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만 하고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AI 시대를 살아가야 할 내 아이는 ‘나를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하고 있어야’ 미래에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가 생긴 이후 쌓인 모든 사고(思考)의 집합체인 책을 읽어야 하는 겁니다. 


책읽기는 인간의 소통능력을 돕고 언어력 발달에 큰 도움을 주며 인내하고 자제하고 절제하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AI가 결코 인간을 대신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책읽기는 정중동靜中動, 즉 고요함 속에 앉아서 활동하는 일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주변 환경과 외부의 자극에 상관없이 나의 의지대로 몸과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경지를 키웁니다. ‘나’라는 인간의 품성 역시 AI는 나를 대신해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책읽기를 하면서 가정 밖 세상을 인식하고 배웁니다. 책을 읽으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삶은 물론 그 밖의 세상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합니다. 그 뿐 아닙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을 키웁니다. 책 갈피갈피를 가득 메우고 있는 깨알 같은 글자들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과 의미를 알고 깨닫습니다. 그러면서 작가가 책 속에 담은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pixabay



AI가 결코 인간을 대신 할 수 없는 것


‘책 한 권은 하나의 세상’입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세상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내면서 통찰력, 즉 인사이트insight를 키우게 됩니다. 이 인사이트를 갖는 것이야말로 단순히 세상에 흩어진 정보만을 토해내는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설득력 있게 말을 잘 하고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지금은 형식과 내용이 엉성하고 부실해 보일 수 있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점차적으로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쌓인 지식과 정보는 풍성한 글쓰기 소재가 되고 책을 읽으면서 넓어지고 깊어진 내 아이의 생각과 느낌은 훌륭한 문장으로 거듭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점점 올라갈수록 내 아이가 들어야 할 수업과 제출해야 하는 과제는 난이도가 높아지고 범위가 넓어집니다. 그만큼 더 많은 글쓰기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내 아이의 글쓰기는 학교에 가면 배울 거라고, 혹은 학원에 가면 속성으로 배울 수 있다고 미뤄둔다면 아예 배울 수 없거나 많이 뒤쳐질 수 있습니다. 



@pixabay



좋은 글은 내 아이가 그동안 좋은 책을 얼마나 많이 읽고 생각했는지를 바탕으로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무엇을 쓸지, 그리고 어떻게 요약할지 결정하는 힘 속에서 태어납니다. 또한 생각이 나는 대로 토해내듯 써내려간 글에서 글을 끝내는 게 아니라 하고픈 말을 온전히 했다고 생각될 때 몇 번의 수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렇게 읽고 쓰려면 어려서부터 읽고 쓰는 습관이 길러져야 합니다. 책읽기와 글쓰기 모두 자연스럽게 읽고 쓰는 습관이 들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더 이상 늦기 전에 아이가 책 읽는 맛을 하루라도 빨리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 스스로 더 많은 책을 만나려고 할테니까요. 지금까지 이 책에서 제가 이야기한 내용을 참고해서 아이의 책읽기에 접근한다면 보다 쉽고 편하게 아이가 책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의 책읽기와 글쓰기는 입문 단계, 즉 책 읽는 맛을 알고 습관을 들게 하는 단계였습니다. 초등 고학년은 책 읽는 습관으로 본격적인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두 번째 단계입니다.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지게 하는 초등 고학년의 책 읽는 습관 


내 아이가 이 단계에 접어들 만큼 책 읽는 습관에 들면 초등 고학년은 물론 중,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책을 읽습니다. ‘에이, 초등 고학년만 되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데 말도 안돼!’ 라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요, 초등학교 때 책읽기 습관이 제대로 든 학생들이 중, 고등학교 때까지 책을 읽었고 성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라는 대담한 제목의 책인데요, 서울대 학생들에게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교양 강의를 십수년 동안 해 온 저자 나민애 교수가 쓴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서울대학생들의 초중고 학창시절 독서습관과 이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저자는 서울대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진행한 설문을 수집한 결과 많은 서울대생들이 초중고 시절 책을 꽤 많이 읽었고 좋아했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서울대생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거 아냐?’ 라고 공감할 법한 대답이지만, 구체적인 설문결과를 들어보면 흠칫 놀랄 정도였습니다. 



<국어 잘 하는 아이가 이깁니다의 북리뷰>



설문에 참여한 서울대생들 69퍼센트가 ‘나는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은 이유에 대해 76퍼센트가 ‘재미있어서’, ‘부모님 때문에’, ‘환경적으로 도서관을 자주 가서’라고 대답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책을 좋아한 데에는 부모의 영향이 지대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책을 많이 읽었고,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으며,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거죠. ‘가정에서 초등 아이가 책을 읽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그럴만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중학교 시절 책읽기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한 서울대생들이 무려 63퍼센트에 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서울대생이 될 만큼 우등생이라면 초등 5~6학년만 되도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거나, 책은 나중에 읽고 공부나 하라고 부모가 말렸을 법한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입니다. 오히려 서울대생들은 ‘중학교 때 책을 많이 읽으면 성적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책과 친해질 마지막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중학교 때 책을 많이 읽으면 뭐가 좋다고 그 중요한 시기에도 독서를 해야 하지?’ 하고 궁금하다면 책에 실린 서울대생들의 목소리를 참고하면 될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는 선행 학습보다는 많은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넓히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다니면서 전에 읽은 책이 별로 없어서 답답한 경우가 많았어요.”


“관심사에 관한 책도 많이 읽어야겠지만, 그 외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도 많이 읽기를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다. 책을 통해 저보를 구별해내는 능력을 기르면 수능에서 매우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스쳐지나가듯 읽었던 것이 고등학교, 대학교의 과정을 거칠 때 좋은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책을 많이 읽는 건 정말로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은 다방면에서 박식하고 어휘 수준이나 표현력이 뛰어나다.”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글을 이해하는 속도가 남들보다 느리다. 특히 외고에 진학해 우수한 친구들가 함께 공부할 때, 같은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주변 친구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성적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책<국어 잘 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본문 32~33쪽 발췌


놀라운 점은 이들 서울대생들이 고등학생이 된 이후 이른바 ‘내신지옥’에 시달리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학생들이 27퍼센트나 되었는데요, 학생들은 이 때 읽은 책들이 수능시험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미뤄보건대 초등 중등 시절 책읽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시절에도 책을 읽는 것이 가능했을 겁니다. 이쯤 되면 책읽기를 좋아하는 고등학생이 책읽는 시간을 만든건 습관을 넘어 휴식시간이자 놀이가 되었을 겁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초등 중등 시절의 책읽기는 학생들이 독서 달인이 되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이른바 ‘독서력’은 장기간에 걸쳐 기를 수밖에 없고, 그 초석은 어릴 때부터 쌓는 것이 확실히 유리하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자전거 타는 법은 한 번 배워놓으면 이후 몸이 기억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 읽는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감각을 써서, 훈련과 반복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얻은 능력을 퇴화하게 두지 말고 계속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아이의 학업 생활, 취업, 직장 생활, 인생 계획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책<국어 잘 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본문 39쪽 



초등 고학년, 분석하는 책읽기를 하라


초등 고학년 내 아이의 책읽기는 지금껏 이야기한 ‘책 잘 읽는 방법’을 내면화 하는 시간입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에 기른 책읽기 방법을 바탕으로 더 많은 책을 읽어내는 시간입니다. 초등 고학년의 책읽기는 작가, 즉 글쓴이가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하는지 파악하고,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차이가 무엇인지 살피고 해결해야 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과 같습니다. 책을 읽은 후 가족과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 의견을 또박또박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도 익혔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유감없이 쏟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책을 읽으며 지식과 정보를 담아내는 데 치중했다면, 이 시기부터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러한 책읽기 방법은 분석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능력은 책읽기 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처럼 수준이 높아진 학교 수업공부에도 필요한 능력입니다. 책읽기를 통해 길러진 읽기와 쓰기 활동이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된다고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울러 고학년의 책읽기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시기에 꼭 읽어야 할 책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때까지 읽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습관화하게 만드는 하나의 과정이었을 뿐, 계속 추구해야 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따라서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기는 수준이 되었다면 성향에 관계없이 ‘내게 필요한 책’도 찾아서 읽어야 합니다. 다양한 주제로 책을 읽으면 내가 전혀 몰랐던 세상을 알게 합니다. 그러면서 관심사가 늘어갑니다. 바로 ‘지평이 넓어지는 단계’입니다. 전혀 관심 없던 주제를 만나 알게 되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소재의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도 받습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세상, 그러면서 내 아이는 ‘낯선 것에 대한 호의’를 배웁니다. 



@https://images.app.goo.gl/Prhg5AsfXbexfdUm7



이 과정들을 소화하려면 초등 고학년의 책읽기는 다소 ‘거칠게’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초등 중학년까지 ‘배우고 익히는 책읽기’를 했다면, 초등 고학년부터는 ‘분석하는 책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나, 이 책 읽었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이 책을 읽어보니 이러저러한 책 이더라’ 라고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책을 분석하려면 책을 다소 거칠게 다루며 읽게 됩니다. 중요한 부분은 밑줄 치고, 새로운 단어나 멋진 표현을 만나면 그 부분에 동그라미를 칩니다. 


책을 읽고 난 뒤 ‘부모님과 대화’를 하거나 ‘키보드 독서록’을 하기 전에 읽은 책을 다시 한 번 훑어볼 때 내가 표시하고 체크한 부분을 눈여겨 읽어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두 번 읽은 셈이 됩니다. 책을 접거나 밑줄 치는 것을 싫어하는 학생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 경우 포스트잇에 ‘인상적인 구절’이나 ‘주제문단’, ‘새로 만난 단어’ 등 체크하고 싶은 페이지를 따로 적어서 책 표지 않쪽에 붙여 두었다가 필요할 때 기록된 포스트잇을 떼어 검색하듯 살펴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합니다. 



<<기억하세요>>

초등 고학년의 책 읽는 습관은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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