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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보이 richboy Jul 16. 2024

스페인 축구, 프라도 미술관, 고야 그리고 미소

마드리드 여행


멋짐의 도시 마드리드.


스페인 축구팀의 웨파컵 우승은 마드리드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열기가 대단했다.



2층 오픈 버스 위에 올라탄 스페인국대선수들은 마드리드 온 시내를 돌며 퍼레이드를 펼쳤고 대낮부터 4~5시간을 기다린 붉은색 유니폼의 응원전사들은 환호를 넘어 축구팀의 버스가 지날 때마다 무리지어 따라 도열했다. 마치 자성에 이끌린 철가루처럼.






소란스런 시내 덕분일까 천년의 예술을 담은 프라도 미술관은 한가했다. 이건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엄격하게 규제돤 사진촬영때문에 작품은 하나도 찍지 못했지만 이곳이 오히려 더욱 작품에 몰입하게 했다.


도슨트를 따라 작품을 눈에 담았고 중세에서 르네상스까지의 작품들과 역사들을 귀로 새겼다.



벨라스케스의 작품들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고, 최초의 평민 누드화라는 발칙한 작품 벌거벗은 마흐는 한편의 소설같은 스토리가 압권이었다.



가장 커다랗고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도슨트가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설명할 법했다. 가까이 또 멀리서 작품을 감상한 덕에 그가 작품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그리고 이 작품이 왜 이런 극찬을 빋았눈지를 충분히 짐작케 했다.



애완동물 취급받던 궁중의 난쟁이들을 인간모델로 삼은 그는 필경 휴머니스였다.






고야의 작품을 보고 들으며 말년의 그를 보고 난 가족을 그렸을 시기의 에곤 쉴레를 떠올렸다. 캔버스가 없어 벽에 그림을 그렸던 흑빛처럼 어두운 천재의 그림에서 정신분열적 슬픔과 절망을 느꼈다.




프라도 미술관 밖 고야동상 아래엔 모든 시기의 그의 작품들이 담겼는데, 동상보다 더 오랫동안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스페인 사람들이 피카소보다 그를 더 사랑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마드리드 사람들은 바로셀로나의 그들보다 더 댄디하고 표정이 밝았다. 그 느낌은 오스트리아 도시 비엔나를 걸었을 때와 비슷했다. 겨울의 비엔나라면 여름의 마드리드 랄지.



스쳐가는 사람들에서 풍겨나는 향수내들은 신세계백화점 1층에 서 있는 듯 했다. 내가 가져간 크리드 실버마운틴 워터 향이 시내 거리에 한겹의 레이어를 더했다.



집들은 예쁘고 건물은 저마다 아름다웠다. 태양 아래는 잔뜩 뜨거웠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거짓말처럼 시원했다. 그래서 따가운 햇살이 밉지 않게 느껴졌다. 여행마다 함께 한 페도라의 덕도 톡톡하게 봤다.






스페인에 다시 온다면 마드리드를 오겠다 생각했다. 젊음은 뜨겁고 도시는 아름답고 사람들의 미소가 순수하리만치 밝아서다.



구아뽀(멋진남자)는 그득하고 그들이 사랑할 만큼 구아빠(멋진여자) 도 많았다.



시선만 마주쳐도 올라~ 하고 인사하는 그들을 보는 맛이 쏠쏠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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