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으로 듣기를 그만뒀다.
뒤쳐질까 두려워 켜기를 관두고 스스로 뒤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사위가 조용해졌다.
마치 함박눈온 다음 날처럼.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다.
집중을 하려면 주위를 물려야 한다(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던가).
잠시도 듣기를 관두면 큰일 날 것 같던 방송들도,
일주일 넘게 듣지 않으니 모처럼의 방송이
어처구니 없는 악다구리와 끝없는 징징거림으로 들린다.
그래서 다시 껐다.
심심함을 무기로 삼기로 한 것이다.
청년기의 총기와 순발력이 사라진 지금,
밀고 나갈 무기는 인내와 끈기, 그리고 심심함이다.
하고 싶은 걸 관두고,
해야 할 걸 미리 해 버리니
시간이 남고 심심함이 머문다.
멍~ 하니 선풍기 쐬다가 '지금, 이럴 때야?' 라는
생각 들면 인터넷강의를 켠다.
지금 할 건 시험공부 뿐.
기왕 할 거면 잘할 일이다.
이게, 내 각오다. -Richboy
P.S. - 교통사고난 아들을 둔 인강 교수 생각이 하루종일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픈 자식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 마음은 당해봐야 알 수 있는 애끓는 마음이다.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아울러 드는 생각은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의사가 없고, 환자만 가득한 병원에 가는 것처럼 황망한 일도 없는데, 치료는 제대로 받고 있는지도 몹시 궁금하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지금은 그 누구도 지켜줄 수 없다. 그래서 아프지 말 일이다.
밤이 깊어지면 22~23도 까지 내려가는 요즘이다.
창문까지는 닫지 않더라도 두터운 이불은 꺼내어 배라도 덮어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느는 건 걱정이고, 잔소리 뿐이라는데 내가 그런 것 같다,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