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를 이 드라마를 보며 보냈다.
명배우 키어나 나이틀리와 내가 좋아해 마지 않는 영화 <향수>의 주인공 벤 위쇼가 출연한 영국 첩보물 <블랙 도브>다. 빠른 전개와 흡인력 그리고 영국 특유의 위트가 짙게 뭍어난 놀라운 영드였다.
드라마의 배경은 현대의 영국 런던, 그리고 절묘하게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정치인의 아내로 위장해 살아가던 주인공이 불륜남이 살해당하자,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암살조 파트너였던 옛친구와 함께 복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치밀한 스토리와 연기파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연기 등이 돋보인 이 영드 덕분에 크리스마스 이틀밤 동안 잠시 넋을 놓았는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내의 사정과도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더욱 현실감 있게 본 것 같다.
특히 벤 위쇼의 독특한 제스처 그리고 섬세한 표정 연기는 영화 <향수>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장관의 아내역인 스파이 여주인공과 동성애자 킬러인 남주인공의 절묘한 케미, 그리고 사랑과 킬러라는 불협화음 속 조화는 이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보게 하는 포인트가 아닐까.
또 하나 주목하는 건 WAVVE에서 공개중인 <데이 오브 더 자칼>인데,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작가 프레데릭 포사이드의 1971년작인 동명의 소설을 현대화 한 드라마다. 총 10부작인데, 이건 연말 휴일을 책임지게 할 예정이다. 냉전시대의 유물이 아닌 현대화된 킬러물, 스파이물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