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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거리 이탈리아 여행에 챙겨갈 책, 네 권!

by 리치보이 richboy

설레는 유럽여행에서 곤란한 점 하나를 꼽는다면 '비행시간'이 아닐까?


보통 12시간, 많게는 14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먹고 자야 하는데 이를 버티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두어 번의 식사시간을 보내고 잠을 늘어지게 자도, 좌석 앞에 있는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해도 대여섯 시간은 남는 게 사실이다. 뭘 해도 편하지 않아서 일텐데, 마지막 보루가 하나 있다.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을 좀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잘 아는 부분이지만 내가 무엇을 해도, 심지어 화장실에 앉아 있어도 책을 읽기만 하면, 그래서 그 내용에 빠지기만 하면 나는, 공간을 잊고 시간을 잊으면서 책이 이끌어주는 세상으로 순식간에 이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장거리 이탈리아 여행에 가져갈 책을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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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 읽을 책을 골라 봤다. 오래 전 한 번 읽고 다시 읽자고 집어든 <<사피엔스>>, 이번에는 아들 녀석에게 읽힐 요량으로 이 책이 가진 장점과 내용을 브리핑하려는 차원에서 읽고자 한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면서 중요부분에 밑줄을 치고 중요단어에는 동그라미를 표시하고 있는데, 아이가 책 두께와 내용에 질려버려 정 읽지 않는다고 하면 내가 정리한 내용만이라도 읽으라고 이야기해 주려는 의도에서 이다.


<<사피엔스>>는 10년 전 출간되었을 때 전세계에 큰 화제를 낳은 베스트셀러로서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책도 많이 팔렸는데, 그 많은 독자들이 과연 완독을 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가장 대출이 많이 된 책으로 <총균

쇠>와 더불어 랭킹 속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 점을 보면 스테디셀러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전에 없던 충격적인 내용과 위트있는 유발 하라리의 필력은 열 페이지 정도만 읽어봐도 그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가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게 만든다. 아직 시도하지 못한 친구라면 꼭 시도해 보기를. 재미와 흥미에 이끌려 벽돌책을 완독했다는, 멋진 독서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https://youtu.be/qAnXNy1VfM0?si=zppCMtAijtDFmDOi



소설 <<우먼 인 캐빈 10>>은 넷플릭스에 영화로 소개되고 있는 원작 소설이다.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기로 소문이 나서 구입한 책인데, 읽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영화가 나왔다 해서 영화를 보고 싶어 빨리 읽으려고 생각중이다. 원작 소설과 영화가 있다면 먼저 경험해야 할 건 원작 소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화 된 작품은 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소설'이라는 독서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그 차원에서 빨리 읽어야 할 소설이라 이번 여행에 들고 간다.


https://youtu.be/LPnWRZv-wl0?si=MSMe6e2ze3ql_Khf



나머지 두 권, <<요즘 초등 사춘기 부모님만 모르고 있습니다>>와 <<수능을 좌우하는 중학 국어 공부법>>은 온전히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준비서로 가져가는 책이다. 키도 훌쩍 자라 나 만큼이 되고 몸집도 커지면서 아이의 말과 행동이 확실히 변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요즘, 사춘기가 코 앞에 왔음을 짐작케 한다. 오랜 옛날 나 역시 사춘기를 겪지 않은 것은 아

니지만, 나의 세대와 요즘 세대가 같지 않고, 시대도 달라서 아이가 겪을 사춘기를 짐작하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럴 때 가장 만만한 게 책이 아닐까. <<요즘 초등 사춘기 부모님만 모르고 있습니다>>는 그래서 픽업한 책이다. 교육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김선호 선생'의 작품이라 믿고 읽을 생각이다.



https://youtu.be/0klnCsjcdvM?si=pffqwl9js3dv_HRf



마지막으로 <<수능을 좌우하는 중학 국어 공부법>>은 대치동 중등 국어 일타강사인 '김민정 선생'의 작품이다. 유튜브의 교육채널에 등장한 영상을 보고 그의 교육관과 교육 방식이 마음에 들어 책을 구입했는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게 했던 책이었다. 이번 역시 두 번째로 읽을 요량으로 들고 가는데, 다가올 겨울 방학에 중등을 준비하는 아이의 국어공부 준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컨설팅'을 받는다는 마음으로 재독을 하려고 한다. 이 책을 완독하면서 아이의 중등 대비 대략적인 공부방향은 이미 정했다. 우선 한자 700자(이정도면 한자 6급 정도가 된다고 한다)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비문학 문제집을 꾸준히 풀면서 본격적인 수능 국어를 이해하게 하자는 정도다. 아, 물론 중1 국어교과서 3회독은 기본이고!



https://youtu.be/9h1HkTDJb44?si=_EHz7eSlc5PcZHaP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의 역할을 '아이의 학원비를 대주는 사람'으로 놓는다면, 아이의 성적이 좋아지면 '돈을 많이 처들인 값을 한다' 정도가 되고, 아의 성적이 나빠지면 '몹쓸 학원을 고른 탓 내지는 아이가 공부를 제대로 안한 탓'을 해야 한다. 결과가 무엇이든 절반은 아이 책임이 되고, 나머지 절반은 학원 책임이 될 뿐 어디에도 부모의 몫은 없다. 그래서는 수능까지 아이의 학업을 온전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부모는 없다.


나는 그 점에서 부모가 아이의 학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라는 말이 아니라 '내 아이가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하고, '더 나은 방법,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학과 영어는 아내가, 국어는 내가 맡기로 했는데, 나의 교육지도는 아이가 경험해야 할 것들을 내가 먼저 경험한 뒤 장애물을 걷어주고 제가 시간을 들여 공부한 만큼 결과를 얻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 줄 생각이다. 그래야 내 아이가 '얼마나 수고중인지' 내가 알 수 있고, 그래서 한창 자라는 내 아이의 입장과 처지를 직접 이해할 수 있어서다. 여튼, 소중한 여행에 이 책들을 챙겨가는 건 이 때문이다.


책과 저자의 인터뷰 영상을 소개하고 있는데, 영상 속 내용으로는 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채 5 퍼센트가 될까 말까 정도이다. 내 말인 즉, 영상을 보고 작가가 마음에 들었거든, 책을 꼭 구입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작가들이 교육채널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목적과 정확하게 부합하는 행동이고, 독자들 역시 이를 통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친구들이여, 영상은 책을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걸, 꼭 기억하기 바란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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