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지만 솔직히 믿고 싶지 않기도 해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나의 성격 그대로 수용되는 경험을 해봤을까. 학교에서 틀 안에 구겨 넣듯 똑같은 교복을 입고 교과서 안 가져왔다고 수행평가 점수가 그 자리에서 깎이고 지각해서 혼나는 등 짜여진 규칙에 맞추도록 우리는 길러졌다. 현재 이런 성격 유형검사가 이토록 유행하는게 의아함과 동시에 즐기고 있는 나의 양가적 감정을 알고 싶어 사색하다 결론을 낸 입장은 이렇다.
MBTI라는 도구 안에서 우리는
'나와 비슷한 성격 집단이 있으며, 그 성격 유형 안에서 나의 개성은 수용된다.'
라는 안도감과 편안함, 인정을 받기 때문에 mbti는 유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mbti 간의 관계성 뿐만 아니라 우리는 나와 다른 성격유형을 가진 사람과 비교하며 '다름'을 깨닫고 인정할 때 큰 재미를 느낀다. 참고로 나는 ENTJ인데 살아오면서 이상하다, 특이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커온 나로서는 같은 성격 유형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패턴의 행동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전혀 다른 유형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어 재밌었다. 그냥 개개인의 특별함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사람들의 개성이 네 글자 알파벳이라는 또 다른 틀 안에서 설명되고 자유를 얻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정말 '개성'을 존중받지 못하며 살았구나.
2퍼센트밖에 안된다는 ENTJ 혹은 그 비슷한 성격패턴으로 살아오면서 나의 경쟁적인 성향, 리드하고자 하는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도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무조건 1등을 위해 달리지는 않지만 성장하고자 하는 야심은 항상 가지고 있다. 물론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이웨이로 살았지만 내가 독특하다 라는 의식은 갖고 살았던게 사실이다. 왜 조별 과제만 하면 내가 이끌어서 1,2등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남들 다 그냥 살 때 일본어, 중국어, 코딩 등을 계속 배우고 마라톤과 다른 운동 종목에도 도전하고자 하는 내가 욕심많고 피곤하게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나는 발전하는 내가 좋았다. 어차피 내 인생은 내가 주도해 사는거고 남들이 내 삶 살아주는 것도 아니니까. 각자의 쪼대로 살면 그만이다.
지금도 나는 성격은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한 인간 안에는 저 16가지 성격이 다 있고 그 중에 퍼센티지가 가장 높고 가장 되고 싶은 성격 유형이 자신의 MBTI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감정적이기도 이성적이기도 하다. 계획을 세울 땐 세우지만 하고 싶지 않을 땐 나를 풀어준다. 하지만 계획은 나에게 억압이 아니라 플랜에 들어가는 것들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이고 내 발전을 위한 것이라 나에겐 자유고 성장이다.
어차피 인간은 변화하는 존재이니 내가 test에서 얻은 좋은 점만 취사 선택해서 즐기고 성장할 부분을 살펴보며 나를 관찰하는 도구로 삼으면 되겠다. MBTI는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 아니고 성격과 함께 인간은 계속 변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