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bi의 마음일기 Apr 29. 2024

[주절주절] 일상의 이야기_1

_살아 숨쉬는 그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길_

내가 자주 아파서였을까?

나는 정말 이상하리만큼이나

동물이든 사람이든 안타깝거나

안쓰러운 상황들을 보기 힘들어한다.

(내가 뭐라도 되서 안쓰럽다 재고

따지려는 건 아니다.)


그저 다친 길동물들이나 심지어 잘 못 날고 있는

비둘기를 실제가 아닌 화면으로만 봐도

마음 속으로 ‘관세음보살’을

수 백, 수 천 번을 외치고 며칠 내내

머릿속에 맴돌며 그렇게 꽤

오랫동안  마음이 쓰인다.

(사고라든가 누군가 아프고 다친 장면은

10년이 넘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할 정도로..)


이런 마음은 어른이 되어서 느낀 건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EBS 방송 중간에 나오는 불우이웃 광고가

나올때마다 매번 울면서 혼자 할머니를 챙기는

아이가 불쌍하다고,

홀몸 어르신께서 식사도 못 챙기시고

추운 쪽방에서 오들오들 떨며 지내시는 것들을 보며

속상하고 불쌍하다고 그 어린 것이

뭐라도 돕겠다며 집 전화로

한 통에 3000원이었던 후원전화를

엄청나게 했던 기억이 난다.


한 번은 집전화비가 30만원이나 나와서

아버지께서 이게 무슨 일이냐고 혼내시다가

이러한 상황을 울면서 말씀드리니

잘했다며 오히려 칭찬해주셨다.


아, 생각해보니 어쩌면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은

우리 아버지의 유전자를 닮은 것인가보다.

아빠의 어린 시절은 꽤 유복했는데,

그 당시 육성회비를 들고 학교를 가다가

길거리에 앉아서 구걸하시는 할머님이

안타까워 그걸 통째로 주고 와서

할머니께 엄청 혼났다는 일화를

돌아가신 할머니께 들은 기억이 있다.


어쨌든 인류애가 넘치는 아버지의 유전자와

내 상황 덕분에 나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것도 같고... 어찌보면 오지랖 같기도..?


길 가다가 길을 잘 못 찾으시는 어르신들이나,

병원이나 카페 등에서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힘들어하시는 엄마 아빠뻘 어른들이나

할머님, 할아버님들을 뵈면 유심히 보게 되기도 하고

그 상황을 꼭  그냥 못 지나치고 여쭌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

.

.

흔쾌히 도와달라시며 고맙다 하시는

그 분들을 볼 때면 돌아가신 조부모님 생각이 나고

혹여 우리 부모님도 나가서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나처럼 한 마디 거들어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혼자 뿌듯해하는 이 마음들을 내 맘 속

한 켠에 잘 담아두고, 나는 또 다른 누군가

그런 상황이라면 똑같은 오지랖을 부릴 것이다.

각박한 세상에 누구라도 약자들을 돕는다면

조금은 더 따뜻해지리라 믿으며 말이다.


버스를 타러 가던 중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비둘기를 보며 이런 생각들이

스쳐 끄적끄적 적어본다.


부디,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고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의 이전글 “선생님, 같이 일해보시죠!”_4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