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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bi의 마음일기 May 16. 2024

[투병일기] 4. 얼마나 아파야, 잠든 내가 보일까?

_시커먼 그 분들이 나를 데리러 왔다._

한... 10년도 더 된 나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병명을 알기 전,

나는 왜이리 여기저기 고장나는 곳이 많았는지.

원래도 편도선때문에 한 달에 한 두번은

고열로 응급실을 찾기도 했지만,

어느 날은 평소와는 다른 통증이었다.


목이 아픈 건 맞는데, 이상하게도 점점 턱 아래쪽에

목까지 이어지는 혹 같은 것이 생겼고,

멍울처럼 만져지기 시작하더니

약을 먹어도 작아지지 않았다.

턱과 목의 경계가 없어질 정도로 커졌고,

손을 댈 수도 없는 통증이 이어졌다.

그냥 집에 있는 일반의약품을 먹으며

참을까도 생각했지만

40도를 넘는 고열이 일주일 이상지속..

결국 나는 이비인후과로 향했다.


원장님께서 내 목을 이리저리 살펴보시고,

목에 생긴 멍울을 만져보시더니

갑자기...

옆 진료실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하시고는

초음파를 진행하셨다.

거기다 이 혹이 심상치 않다며

조직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목에 주삿바늘을 사정없이 찌르시며

샘플을 채취하셨다.


그때 처음 접한 ‘급성임파선염’.

이렇게 무서운 건가 싶었지만,

내 목을 찌르고 들어오는 주삿바늘을 오롯이 느끼며

너무 아파서 정말 ‘윽!!’소리도 못 내고

소리없이... 그저 하염없이 울었다.

그렇게 눈물의 치료를 받고 약을 타 왔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보통, 평소와 같은 편도선의 문제였으면

진료를 받고 약을 먹고 나면 열도 잡히고

일주일이면 증상이 호전되었다.

내가 목이 아플 때마다 긴장하는 이유는 

‘고열’때문인데,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열’이 안떨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한 달이 넘어갈 정도로.


그 중간 중간에 계속 병원을 다녀도

열은 마치 나를 약올리듯 잠깐 내렸다가,

잠시 방심하면 또 40도를 훌쩍 넘었다.

고열을 경험하면 대부분 ‘오한’으로 너무 힘들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으면,

열은 끝을 모르고 오르기 때문에

정말 사시나무 떨듯이 달달 떨어도

사실 속옷바람으로 열을 내리는 게 가장 빠르다.


웃긴 건, 이런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해열제를 더 처방받고,

수액까지 맞아도

이 고열은 2달 가까이 지속되었다.

결국 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보자면서

‘진료소견서’를 써주셨다.


그렇게 열과의 사투를 벌이던 어느 날이었다.




약 기운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 어떤 꿈을 꾸었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난 지금도 그 상황이 생생하다.)


내 다리 밑에 시커먼 사람(?) 같은

큰 그림자 2개가 나를 보며 서 있었고,

나보고 어서 가자며 나를 불러재꼈다.

근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

그 장면에서 나는 잠든 내 모습이 보였고,

그 순간

아, 나 지금 자고 있었는데?!

라고 하며

나의 상황이 각성이 되면서 잠에서 깼다.


눈을 뜨고 나니 식은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베개는 흥건히 젖어 있었고,

나는 경황이 없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상황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신이 들고 생각해보니 나를 데려가려던

 저승사자가 진짜 왔었던 것 같긴한데...

’왜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공포드라마에서처럼 진짜 까만 형태로

하나도 아닌 둘이 와서 자꾸 어딜 가자는지...

안가겠다고 버럭버럭하며

그 때 내 상태를 각성하지 않았다면,

나는 과연 어찌 됐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 꿈을 꾸고 너무 찝찝했지만,

다행히 나는 점점 회복했고,

그 이후에도  한 두달 간격으로

자주 임판선염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투병의 노하우가 쌓이다보니

어느 정도 목이 붓거나

멍울이 만져지면 ‘모과차’와 함께

이비인후과로 달려간다.

*이 때 경험해 본 결과, 다른 차는 다 필요없고,

모과차가 나에겐 최고의 치료제였다.*


역시... 과로와 피로는 모든 면역체계를

무너뜨림을 새삼 몸소 경험하며,

내 인생의 참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그 뒤로도 이런 다양한 일들이 많았지만,

그건 차차 풀어내기로...!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라며,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내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두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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