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과 세뱃돈

머니 에세이(3) - 엄마가 나중에 줄게

by 리치레몬


돈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은 여러 번 생각해봐도 별다른 것은 없다.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부터 엄마에게 용돈을 받았던 것 같고, 그 금액은 5천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용돈은 주로 학용품을 사거나 간혹 당시 100원이나 200원 했던 하드, 과자 같은 군것질을 하는 데 썼다. 중학교 가면서 만원대로 올라갔고 고등학교 때 몇 만원으로 올라갔는데 이제 정확한 액수는 기억나지 않는다.



명절이나 가족 행사 때 친척 어른들께 받은 용돈은 엄마가 나중에 주겠다며 가져갔다가, 어느 날 문득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인지 중학교 때부터인지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 머리카 커진 언제부터인가는 엄마도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고 그냥 내가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래봤자 큰 금액은 아니었고 몇 만원 수준이었겠지만.



*얼마 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저런 책들을 보며 공부를 해 보니, 아이가 받은 돈을 엄마가 가져가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실 경험상으로도 인지는 하고 있었고, 나 또한 어릴 때는 그런 상황이 이상하다 생각했으면서도,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어른들께 받는 용돈을 '아직 경제 관념이 없다'라는 이유로 가져갔음을 깨닫고 뜨끔하였다.



이후 아이들이 받는 용돈은 직접 관리하도록 지도하고, 일정 금액이 모이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통장에 저축하고 있다. 어느 정도 모인 다음부터는 국내 우량주 중심으로 조금씩 주식을 사고 있다.




당연하지만 내가 받는 용돈 또한 넉넉하지 않았기에, 늘 아껴쓰는 편이었다. 용돈기록장까지 쓰지는 않았지만 너무 먹고 싶은 것이 있는데 못 먹었다거나 정말 갖고 싶은 게 있는데 가질 수 없어서 안타까웠던 기억은 없다.



그런 걸 보면 여유있지는 않아도, 특별히 부족하거나 궁핍하지는 않게 그럭저럭 알뜰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우리 집은 물자와 물건이 풍족한 편은 아니었고, 약간은 부족한 듯이 개인 소유품을 가질 수 있었기에 특별히 물건에 욕심이 많지도 않았다.



기본적으로 부모님이 소박한 소비 생활을 평생 지속하셨고 꼭 필요한 물건 외에 낭비하시는 편이 아니었기에, 어릴 때는 그 성향을 나도 알지 못한 채로 따라갔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시는 시기가 '스스로 자신의 옷을 살 때'라는 말이 있던데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나도 고등학생 때 아꼈던 용돈을 가지고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직접 내가 입을 옷을 샀던 기억이 있다.



통장과 체크카드는 고 2나 3 때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주민등록증과 마찬가지로 처음 내 이름으로 된 통장이 생겼을 때 뭔가 뿌듯하고 신기했던 기억이 이 글을 쓰면서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당시 집과 가까웠던 은행에서 만들었던 나의 첫 통장은 이후 우연의 일치겠지만 첫 직장에서 급여를 받는 지정 은행이었기에 아직까지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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