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신입에서 20년차까지

머니 에세이(12) - 사회 초년생의 재테크(?)

by 리치레몬


새 직장은 여러 모로 첫 직장과는 딴판이었다. 전혀 다른 업종이었기에 공통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 수준이었다. 거의 매일 외근을 하고, 선후배들과 친목 도모하는 시간도 자주 있었고, 더불어 야근도 많이 했고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직장 생활은 그야말로 다이내믹했고 모르던 것을 배우는 일이 부담되는 한편 즐겁기도 했다. 그렇게 바라던 액티브한 치열함이 그곳에 있었다.



익숙해지기까지 힘들었지만, 천직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자신이 없지만, 정말 우연한 기회로 발 담그게 된 그 업계에서 나는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놀랍게도 벌써 거의 20년이 되어가고 있다.



현 직장의 이야기야말로 정말 할 거리가 많지만, 향후 내가 유명해질 것을 대비해서(희망사항 ㅎㅎㅎㅎ) 지금 풀지 않고 나중을 위해 아껴두려 한다.






그때는 진정 꿈에도 몰랐다. 요즘 많이 얘기되는 워라밸이 실종된 삶을 살게 될 것도, 이렇게 오래 일하게 될 것도..... 하지만 다시 돌아봐도 20대 중후반의 나는 그 시기를 즐겁게 보냈다.



오늘은 무슨 사건이 있을까, 또 누구를 만나서 어떤 얘기를 할까, 궁금한 마음으로 출근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기에 아직까지 이 일을 이어갈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지금의 생업이어서 다 쓰기 어렵기도 하고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또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일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려 한다.






'내가 버는 돈으로 마음대로 살겠다'는 생각을 직장 생활을 하며 유감없이 실천하였고, 수입의 반 이상을 소비했던 것 같다. 재테크 책이나 기사를 읽어 보면 결혼 전에는 최소 수입의 70%를 저축해야 된다고 하던데, 나는 나름대로 절약한다고 하는 선이 절반 정도였던 것이다.



지금의 남편이 된 당시의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도, 직장에 입고 나갈 옷을 사는 것에도, 여행 가거나 놀러 가는 것에도 특별히 돈을 아끼지 않고 즐거운 소비 생활을 지속하였다.



부모님 집에서 살며 생활비 지출은 0원이었고, 내가 번 돈은 모두 내가 알아서 하고 혼자서 쓰는 시스템은 어찌나 달콤했던가. 종종 엄마가 나의 수입과 저축액을 궁금해하시기는 했지만, 대략만 말씀드리고 상세하게 공유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결혼을 위해 어느 정도는 저축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되지 뭐, 하는 - 재태크에 주력하는 지금의 시각으로는 - 꽤나 루즈한 상태였던 셈이다. 당시의 나는 직업적 자립, 직장 등의 면에선 알아서 잘하려고 애쓰되, 성숙한 소비 그리고 진정한 경제적 독립과는 거리가 멀었던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나라는 사람은 직접 경험해보고 깨닫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허당이기에, 아쉽긴 하지만 별 후회는 없다. 그 당시에는 그게 나름대로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20대 시절에는 차라리 알뜰했던 것 같다.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했고 30대 초반에 출산을 했는데, 나의 진정한 소비 생활은 바로 그때부터 시작된 셈인데......



- To be continued...




https://brunch.co.kr/@richlemon/25


이전 11화미생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