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사람들

by 이승현

알아서 하겠다는 얘기와 알아서 뭐 하겠냐는 얘기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특히나 부부같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자고 의기투합한 사이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서로가 뭘 원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뭘 하기 싫은지 알고자 노력만 해도 부부 관계는 꽤나 조화롭고 시너지가 생긴다. 타인과 삶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작은 화면 뒤에 숨어 메신저로 문의사항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화면 밖으로 나와 서로를 똑바로 마주 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 3,268일 동안 다툼이 열 번도 채 되지 않는 내 경험에 한정해서 본다면 말이다.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