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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차일드 대저택 Jun 29. 2024

찰리 멍거를 따라가다 어느 덧 <통섭과 투자>

#찰리 멍거 #통섭과 투자 후기 #격자틀 정신모형

  나는 주식 투자를 잘 하고 싶었다. 그것도 '매우'.


  욕심에 비해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앞선 길을 아주 탁월한 결과로 보여주고 있는 투자의 구루들의 기록을 보는 것이었다. 그러다 버핏에 대해 제대로 파게 되고, 버핏의 친구이자 조력자라고 할 수 있는 찰리 멍거까지 오게 되었다.


  찰리 멍거의 철학, 사람, 통찰을 배우기 위해 <찰리 멍거 바이블>, <찰리멍거의 말들>, 그 밖의 버핏 관련 책을 읽다보면 찰리 멍거의 철학이 반드시 나와 읽었으며, <통섭과 투자>마저 읽게 되었다.


저자: 김재현,이건 / 출판: 에프엔미디어


저자: 데이비드 클라크 / 출판: 워터베어프레스


저자: 마이클 모부신 / 출판: 에프엔미디어



 사실, <통섭과 투자>는 엄연히 말하면 찰리 멍거에 대한 직접적인 책은 아니다. 마이클 모부신 교수가 쓴 책으로 투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들에 대한 지식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이 찰리 멍거와 무슨 상관이야? 라고 물을 수 있겠다. 찰리 멍거가 투자를 위해 사용한 '격자틀 정신 모형'이 바로 다학제적 학문을 기준으로 투자와 삶의 판단 기준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논리학 개념이 있다.


©위키백과 오컴의 면도날


  (빨간색 칸마저 복잡하게 써있는데,,,)


  쉽게 말해 가장 단순하고 변수가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해운기업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주가가 오르려면 상하이 컨테이너 지수가 오르면서, 컨테이너 수화물 양이 늘어나며, 연료값을 가격 상승으로 전가시키면서, 배가 오가는 데 사고가 안나야 하고,,,


  이렇게 가정이 많으면 투자자는 기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가정이 많으면 투자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도 떨어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으면 투자 안하는 게 투자금 보전과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큰 그림을 통해 장기적으로 복리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확신이 드는 '단순' 이해할 수 있는 기업만 투자하라는 사고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컴의 날은 논리학 개념이지만, 적절히 써먹을 수 있다면 투자 기준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개념이 된다.


  (*위의 논리는 버핏과 멍거가 계속 강조하는 '능력 범위' 와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통섭과 투자>는 휘둘리지 않기 위해 '무기'를 많이 장착하라고 말하고 있다. 군인이 전장에 나가는 데 단검 한 자루 가지고 가는 것보다 권총, 소총, 단검, 방탄복, 군모, 군화에 후방에서 쏴주는 땡크의 엄호 사격까지 갖춘다면 이길 가능성이 확연히 올라가는 것이다.


©Eduard Delputte 출처: Unsplash


  물론, 장착한 무기들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군인(*투자자)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멍거의 격자틀 정신모형에는 비법이나 공식이 없냐? 하고 의문이 들 수 있다. 멍거 할아버지라면 단호히 대답했을 것 같다.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상을 줄 만큼 세상은 아직 미치지는 않았다.

-찰리 멍거 어록



  투자 그리고 삶의 여정을 잘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격자틀 정신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 아침에 모형을 완성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고 꾸준히 독서하고, 배우며, 겸손히 살아가야 하다. 그 과정에서 복리가 쌓이듯이 하루에 0.01%씩 모형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투자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하나 더 든 생각이 있다면, 실수를 줄이고 싶다는 것이다.


  나만의 격자틀 정신 모형이 아주 조금씩 만들어질 수록 투자를 함부로 집행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전에는 관심있는 기업이라면 편향을 갖고 폭풍 매수했다면, 이제는 기다리기 시작하고 충분히 검토하고 틀릴 가능성 (*혹은 비싼 가격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번 더 고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탁월한 기업을 놓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탁월한 줄 '잘못' 알고 있던 기업도 보내주게 되어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다만, 오답의 시행 횟수만 최대한 줄이고 얼마 안되는 기회만 제대로 잡아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에 무리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찰리 멍거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평생에 걸쳐 계속 배워나갈 것이다. 직접 만나뵙고도 싶지만, 소천하셨기에 아쉬울 따름이다. 유튜브에서 그의 인터뷰를 보며, 책을 통해 그의 철학을 곱씹으며 배워 나가야겠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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