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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차일드 대저택 Oct 30. 2024

에르메스 2024년 3Q 매출 보고서에 대한 생각

#에르메스 #퀄리티 투자 #장기 보유 마인드

  이전 글에서 공유했던 에르메스 매출 보고서에 대한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주(10월 24일) 에르메스는 3분기 매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독특한 경영 모델을 가진 퀄리티 기업답게 여타 명품 기업의 불황과 무관하게 매출은 전년 대비 여전히 두자릿 수로 성장하였습니다.


1~3Q 매출: € 11.2B (YoY. +13.8%) *고정 환율 기준
    3Q 매출: €   3.7B (YoY. +11.3%) 


  에르메스의 매출 성장은 여전히 그랬듯이 10년 간의 CAGR 13.9%에 부합하는 모습입니다. 


  (*0.1% 덜 성장했다고 에르메스의 퀄리티에 평가절하 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명품 기업은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으니, 제품 값을 올림으로써 계속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습니다.


  먼저, 반은 맞습니다. 2024년 에르메스는 늘 그렇듯이 퀄리티 있으며 희소한 에르메스 제품들을 모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모든 고객이 원하지만, 에르메스 특유의 생산 시스템으로 인해 모든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연초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였고, 연중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하였습니다.



  다음의 반은 틀릴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 뿐만 아니라 여타 명품 브랜드도 가격을 올렸습니다. 피어 그룹인 LVMH의 루이비통 등도 가격을 꾸준히 올렸죠. 그런데, LVMH의 1~3Q 매출은 YoY.-2%를 기록하였습니다.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기업은 가격을 올렸어도 매출이 감소하였고, 단일 명품 브랜드 기업은 여전히 두자릿 수로 매출이 성장하였습니다. 단순히 제품 가격 인상으로 명품 기업을 묶어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CEO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더욱 불확실한 경제 및 지정학적 환경에서 견고한 3분기 실적을 달성해준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드리며, 고객들의 변함없는 충성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Hermès는 독특한 경영 모델 덕분에 고용을 지속하고 장기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CEO



    에르메스 직원은 매우 훌륭하고, 고객 충성도는 매우 강하며, 에르메스는 장기 지평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에르메스가 여타 명품 기업과 같은 퀄리티라면 중국의 경기 불황 등 예측할 수 없는 외생 변수에 의해서 매출이 꺾어야 합니다. (* 2020년 코로나19 때 유일하게 매출이 역성장하였습니다.)


  에르메스는 거의 모든 명품 기업이 불황이라는 이름으로 꺾어도 여전히 성장 그룹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것이 에르메스라는 무형 자산의 힘입니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무형 자산(브랜드 가치)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에르메스의 가치는 정확히 얼마이고, 루이비통의 가치는 정확히 얼마일까요?


  저는 정확한 가치를 답하지 못합니다. 다만, 에르메스의 가치가 루이비통의 가치보다 높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조금이라고 명품에 관심있는 여성분께 물어보면 쉽게 답이 나옵니다. 같은 급의 가방을 하나 얻을 수 있다면 에르메스 가방과 루이비통 가방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요?


  에르메스를 선택하게 고객의 마음을 이끄는 바로 그것이 에르메스의 가치입니다.


  PER을 고려하는 고전적인 가치 투자자는 에르메스의 이익 대비 비싼 가격을 근거로 투자를 꺼릴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에르메스의 PER은 46~47배 수준입니다. PER의 정의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1년에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47년 가까이 벌어야 시총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PER을 투자에 적용할 때는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PER에서 'E', 즉 Earning은 과거와 현재까지 벌어들인 것에 대한 계산이지 미래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워런 버핏도 기업을 평가할 때 미래에 벌어들일 기업의 현금흐름을 현재로 할인했을 때 얼마를 지불할 수 있냐를 핵심으로 고려하고 있죠.


  그렇다면, 투자자가 에르메스 투자를 위해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에르메스의 현금흐름과 성장률 추정입니다. 에르메스는 과거 10년 간 주당 영업 활동 현금흐름이 CAGR 17% 성장, 주당 잉여현금흐름(FCF)이 CAGR 19% 성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영업현금흐름에서 각종 비용을 빼고 기업에 남는 현금흐름인 FCF를 기준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에르메스의 주당 FCF 대비 가격은 57배 수준입니다. 어이쿠, PER 47배 보다 더욱 비싸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래를 생각해보겠습니다. 2024년 글을 쓰는 기준으로 에르메스 1주 당 가격은  €2,125 입니다. 에르메스의 최근 12개월 기준 주당 FCF는 €37 입니다. 에르메스의 주당 FCF 성장률에 10년 CAGR에서 -4%한 15%로 5년 뒤 주당 FCF를 추정해보겠습니다.


€37*1.15*1.15*1.15*1.15*1.15 = €74.4


   그럼, 현재 에르메스 1주 €2,125를 매수하여 5년 간 보유한다면, 5년 뒤 P/FCF 배수는 28.6배 입니다. 해당 배수는 최근 10년 간 에르메스에서 볼 수 없는 저평가 입니다.



  물론, 미래에 에르메스의 FCF가 CAGR 15%을 계속 달성한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위의 시나리오가 맞더라도 투자자는 에르메스를 5년 간 보유할 수 있는 강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시장에는 언제나 에르메스보다 주가 상승이 높은 주식들이 존재할 테니까요.)


  그럼에도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에르메스는 가격 대비 배수가 높았을 때나 덜 높았을 때나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시총을 늘려온 퀄리티 기업입니다. 


  프랑스의 GDP 성장과 무관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에르메스 특유의 고객 충성도와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유지되는 한 퀄리티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는 여전히 높은 확률의 투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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