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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가치 예측의 어려움

#데커스아웃도어 #호카 #어그 #에르메스 #브랜드가

by 로스차일드 대저택

오늘은 패션 브랜드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지면으로 된 경제 신문으로 새벽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거시 경제 기사들을 주욱 읽어나가다 보니, 예측하기 힘들겠다 생각하며 스윽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데커스 아웃도어'에 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호카' 잘나가는데...데커스아웃도어는 급락

-한국경제신문 2025.2.10 기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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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커스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어그 부츠'와 '호카 러닝화'입니다.


어그 브랜드는 20년 전 한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신발인데요, 유행이 돌고 돌아 다시금 트렌드가 되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카는 건강과 러닝 트렌드가 대두되면서, 나이키 러닝화가 아닌 퀄리티 운동화를 신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매출이 늘었습니다.


데커스의 실적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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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10년 동안 CAGR 11% 꾸준히 증가하였으며, 매출 총이익률은 10년 전 48.3%에서 58%까지 증가하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초과하는 높은 총이익률입니다.


영업이익률도 10년 전 11.8%에서 현재 23.5%까지 증가함으로써, 어그와 호카에 대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매출에서 실제 남게 되는 이익도 꾸준히 성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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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적 이익 지표인 주당 순이익은 10년 동안 CAGR 24%씩 증가하였으며, 실제 기업에 꽂히는 주당 잉여현금흐름은 CAGR 36%로 더욱 훌륭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이쯤 되면, 데커스는 훌륭한 기업이니 투자해야겠다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정량적 지표가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있어 데커스는 능력 범위 밖의 기업입니다.


패션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판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데커스 실적을 견인하는 두 축은 어그와 호카입니다.


1) 어그의 매출 증가는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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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즈음, 임수정 배우님이 드라마에 신고 나와 어그 부츠가 유행했었습니다. 한동안 젊은 세대에서 어그 부츠는 트렌디함의 상징이었고, 겨울에 어그 부츠를 신는 모습은 젊음의 상징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어그 부츠는 사라졌고 트렌드는 변화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다시 어그의 트렌드가 불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어그를 신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행은 계속될까요?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까요?


어그 트렌드가 일시적임에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면 데스커의 어그 매출 증가는 지속될 것입니다.


다만, 검은 패딩이 익숙하고, 매번 신던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저로서는 패션 트렌드의 지속성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2) 호카 운동화의 매출 증가는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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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과 러닝에 대한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한강을 중심으로 러닝 크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젊은 세대가 건강을 생각하며 몸을 튼튼히 함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호카 운동화는 러닝 크루 트렌드에 힘입어 꾸준한 매출 증가를 이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계속될까요?


이 역시 저의 능력 범위를 벗어나는 판단을 요구합니다.


앞으로 호카 운동화에 대한 소비자 충성심이 강화될지, 나이키가 절치부심하여 퀄리티 운동화를 다시 제공할지에 대한 판단 보류입니다.


혹은, 제3의 브랜드가 호카와 나이키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패션 브랜드는 생각보다 트렌드에 따른 소비자의 변덕이 심한 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의 기업은 매우 매우 극소수입니다.


과거에 라이선스 브랜드를 따와 패션의류, 잡화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한 적도 있지만, 트렌드의 변화에 투자자로서 따라가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브랜드에 한합니다.


현시점에서 저는 단 하나의 패션 브랜드 기업에 투자할 뿐입니다.


해당 기업은 특정 시기에 유행을 타는 브랜드가 아니며, 돌고 돌아 가치를 과하게 인정받거나, 덜 인정받는 브랜드도 아닙니다.


187년 된 브랜드 기업은 단일 브랜드를 통해 구매력이 확보된 충성 고객들의 구매와 재구매를 끌어내는 자발적인 방식으로 항속성 있게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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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지표는 매우 단순하지만, 압도적입니다.


젊은 층의 트랜디함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아님에도 매출은 10년 동안 cAGR 14% 성장하였습니다.


10년 전에도 67% 총이익률로 인플레이션을 압도했었는데, 현재 총이익률은 72%를 육박합니다.


압도적인 브랜드를 바탕으로 가격 결정력 있는 기업답게 영업이익률은 10년 전 32%에서 현재 42%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다른 사람과 구별짓는 프리미엄 가치를 추구하려고 하는 인간 본성이 바뀌지 않듯이, 187년의 하이엔드 브랜드 기업의 성장은 마치 변하지 않는 것처럼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입니다.


패션 브랜드에 대한 판단은 그 자체로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다만, 매우 극소수의 기업은 판단의 허들을 낮추는 방식으로 투자의 난이도를 낮춰주기도 합니다.


매 순간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냐? 아니면, 트렌드 무관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에 마음 편히 투자할 것이냐?


우리는 낮은 허들을 놔두고, 굳이 높은 허들을 넘을 필요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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