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심 탈레브 대체 역사 #투자 확률적 사고 #투자 대응력 현금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몸이 많이 아팠다.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배가 꾸룩꾸룩하더니 설사와 토가 끊이질 않았다. 손과 발은 매우 차고, 혈액 순환이 전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결과, 다음 날 일정이 뒤틀렸다. 2022년 11월 중순부터 2023년 1월 초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았던 글쓰기 루틴이 깨졌다. 브런치에 1편, 개인 블로그에 2편의 글을 올리지 못하였다. 또한, 토요일에 예정된 사촌의 결혼식에도 불참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가족들의 얼굴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이 왔지만, 이 와중에도 주식 투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주식 하락장에 투자자들이 겪고 있는 아픔과 나의 아픔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픔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찾아온다. 나의 경우 예상하지 못했던 새벽 3시경에 메스꺼움, 복통, 두통이 찾아왔다. 이로 인해 수면 방해, 다음 날 일정 불가, 골골대는 결과가 찾아왔다. 투자자도 마찬가지이다. 주식 시장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사태가 터진다. 2020년 3월에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1,439 포인트까지 폭락했었다. 왜 하필 2020년 3월이었을지 합리적인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 없음이 이유이다. 코로나19에서 '19'는 2019년에 발생한 질병이라는 의미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2019년 말에 코스피 지수 폭락이 왔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2020년 1월과 2월에 스멀스멀 지수가 떨어지더니, 3월에 폭락하게 된 것이다.
블랙스완으로 유명한 나심 탈레브는 그의 저서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대체역사'의 개념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A주식에 투자했을 때 오를 확률이 30%이고, 떨어질 확률이 70%라고 하자. 투자자는 A주식에 투자한 결과 주식이 상승하였다. 이때 사람들은 주식이 오른 결과에만 집중한다. 사실 A주식이 떨어질 확률이 70%였는데, 여러 변수가 작용하여 운 좋게 30% 확률이 실현된 것이다. 투자자는 득의양양하여 자신을 투자의 신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낮은 확률에 투자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러한 투자 결정이 지속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자금은 반의 반토막이 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대체역사'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투자는 내 예상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주식 시장에서 1년 6개월 간 530%의 수익률을 거둔 우석 작가는 책 <초보자를 위한 투자의 정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승률은 고수나 일반인이나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투자 고수와 일반인의 수익률에서 많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투자 고수는 기회가 왔을 때 크게 얻고 잃을 때는 적게 잃는다."
주식 투자 고수도 자신이 항상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는다. 고수가 판단했을 때 낮은 확률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적게 투자한다. 반면, 높은 확률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크게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높은 확률의 투자라고 해도 몰빵 하지 않는다. 새벽에 갑작스레 아파서 당연히 소화할 것 같았던 다음 날 일정이 어그러졌듯이, 주식 시장도 언제든지 사태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에 아파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새벽에 본인에게 아픔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2023년 1월까지 지루한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가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폭락 사태가 터질지도 모른다. (반대로 폭등 사태가 터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투자자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아픔 뒤에 건강하게 회복하여 기회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