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다윈주의적 사고
오늘도 양질의 책을 읽고 알게 된 생각을 공유합니다.
요즘 진화 생물학 책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진화 생물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고 있습니다.
또한, 개체 단위의 생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에 초점을 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도 읽고 있습니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이기적 유전자>를 집중적으로 읽고 알게 된 개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게임 이론에서 대표적인 개념 중 하나는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이 게임의 간단한 규칙은 아래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1. 나와 당신이 모두 '협력'의 카드를 내면 물주는 양쪽에 3백 달러를 지불합니다.
2. 나와 당신이 모두 '배신'의 카드를 내면 물주는 벌로서 양쪽 모두에게 벌금 10달러를 징수합니다.
3. 당신이 '협력'의 카드를 내고 내가 '배신'의 카드를 냈을 때 물주는 나에게 5백 달러를 지불하고 당신에게 벌금 1백 달러를 징수합니다.
4. 당신이 '배신'의 카드를 내고 내가 '협력'의 카드를 내면 물주는 당신에게 5백 달러의 이득을 지불하고 나에게 벌금 1백 달러를 징수합니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383쪽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게임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바로 '배신'입니다.
1) 당신의 패가 '협력'일 경우
나의 패가 '협력'일 경우 +3백 달러, '배신'일 경우 +5백 달러 => '배신'의 이익이 더 큼
2) 당신의 패가 '배신'일 경우
나의 패가 '협력'일 경우 -1백 달러, '배신'일 경우 '-10달러' => '배신'의 이익이 더 큼 (손실이 최소화됨)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지라도 나는 '배신'을 선택했을 때 이익을 최대화(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배신의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은 나뿐만 아니라 당신도 알고 있습니다.
결국, 둘 다 '배신'의 카드를 낼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플레이어 둘 다 -10달러의 결과를 얻게 됩니다.
물주만 이익을 얻고, 나와 당신은 모두 손해를 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진행한다고 해도 '배신'이 최선의 결과일까요?
현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 현실에서는 Round의 횟수가 다릅니다.
게임이 라운드 1에서 끝나는 단수 게임이라면 '배신'의 패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현실에서 게임은 언제 끝날지 모르며 라운드는 200일 수도, 2000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라운드가 계속 진행된다면 나와 당신은 깨달을 것입니다.
둘 다 '배신'의 카드를 내면 둘 다 손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일정 라운드가 지난다면 나와 당신은 둘 다 손해를 보는 선택 대신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내가 배신을 멈추고 협력한다면 상대방도 협력 카드로 패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나의 협력과 당신의 협력 카드로 전환된다면 둘 다 -10달러는 둘 다 +3백 달러로 전환됩니다.
2) 현실에서는 나와 당신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당신이 어떤 패를 낼지 알 수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나와 당신은 '소통'할 수 있습니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협상을 통해 둘 다 협력 카드를 내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신뢰로서 굳건해진다면, 라운드를 앞당겨 +3백 달러의 이익을 둘 다 얻을 수 있습니다.
현실판 '죄수의 딜레마'는 '반복, 소통'의 속성으로 인해 '협력'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판 죄수의 딜레마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 한다. (Nice guys finish first.)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12장 제목
현실에서 '관대함'은 매우 효과적인 의사결정 전략입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관대한 전략을 사용한다면 단기적으로 나는 손해를 보고, 상대방만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여전히 상대방에게 관대함을 보여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방은 2가지 중 하나로 반응할 것입니다.
1) 나에게 '협력'할 것입니다.
이 경우 둘의 협력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죄수의 딜레마 경기하는 다른 조에서 '배신 대 배신'으로 대응할 때, 우리 조에서는 '협력 대 협력'으로 대응한다면 우리 조 (즉, 나와 당신)은 모두 이익을 얻어 갈 것입니다.
2) 나에게 '배신'을 계속할 것입니다.
당신은 내가 협력할지라도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배신'의 패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나는 관대한 협력을 몇 번 더 시도한 후 게임을 멈추면 됩니다.
현실에서는 협력에 기꺼이 응할 상대방을 찾아 게임을 지속하면 됩니다.
현실에서는 'Tit For Tat(TFT)' 전략이 합리적입니다.
먼저 상대방에게 '협력'을 지속하되, 상대방이 '배신'할 경우 다음 라운드에서 나도 배신하는 전략입니다.
상대방이 배신의 결과 둘 다 손해 보는 것을 인지하고 협력으로 전략을 바꾼다면 나도 다시 협력하는 것입니다.
TFT 전략은 겉으로 보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관대함을 기저에 깔고 있습니다.
라운드의 시작을 협력으로 시작하며, 상대방이 배신을 멈추면 나도 다시 기꺼이 협력하여 윈윈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게임 이론인 '죄수의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입니다.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내가 협력하고 싶은 기업에 가족 자본을 맡기는 것입니다.
상대방(기업)이 나에게 기꺼이 협력의 패를 내어주고, 신뢰를 강화한다면 나도 '협력의 패'를 계속 내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협력의 패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매출과 이익 성장을 위해 기업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주주 환원을 증진하는 일련의 사업 행위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뉴스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협력'적인 기업처럼 보입니다.
현실판 게임은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계열이 10년 이상 장기로 흘렀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기업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 흔하지 않은 일을 하는 기업을 '운 좋게' 찾았다면 투자자는 '협력의 패'를 고수해야 합니다.
(*상대방인 기업도 '협력의 패'를 고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협력할지라도 상대 기업이 '배신'의 패를 낼 것 같은 기업이라면 처음부터 투자하지 않거나, 라운드 초반에 투자금을 회수하면 됩니다.
(*투자금을 회수할 때에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은 경제학 개념일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이 개념은 진화 생물학, 투자 의사결정, 인간관계 등 삶의 거의 모든 분야에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는 생각의 도구입니다.
투자와 삶은 매 순간 불확실합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확률 높은 의사결정 전략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삶과 투자에서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시길 추천합니다.
삶의 깊이와 자산의 복리 효과는 긴 시계열 속에서 쌓이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