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생각 #삶에 대한 작은 생각 #투자자의 자세
오늘도 일상에서 든 생각을 공유합니다.
수요일 저녁, 밖에서 식사를 하고 혼자 집에 가려는 참이었습니다.
버스를 타면 30분이면 가는 거리였는데 생각을 바꿔 50분을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집에 걸어가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전주에 사는 군대 동생이 생각이 났습니다.
10여 년 전 군 생활을 같이 했던 선임인데, 그때 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푸근하게 해줘 종종 전화를 합니다.
오랜만에 전화를 하니 처음엔 받지 않다가 콜백이 왔습니다.
여전히 반갑게 통화해 주는 동생이라 대화를 하면 마음이 참 편합니다.
어떻게 사는지 근황도 묻고 답하고, 이러저러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동생은 집에 도착한 것을 알았는지 또 통화하자며 1시간가량의 통화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별다른 용건이 없어도 전화할 수 있는 인연이 있다는 것은 살면서 귀한 복이라 느낍니다.
10여 년 전에 아무것도 없던 군 시절에도 그랬고, 조금은 가지고 있는 지금의 시절에도 동생과 저의 관계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발을 쉽게 넓힐 수 있는 '인싸'의 성격이 아니기에 넓은 인연보다는 좁지만 깊은 인연을 좀 더 소중히 여깁니다.
얀 마텔 작가의 책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읽고 있습니다.
세 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이어진 장편 소설입니다.
앞서 두 챕터를 읽고, 마지막 세 번째 챕터를 읽고 있습니다.
세 번째 챕터의 주인공은 캐나다 상원 의원 피터입니다.
캐나다 오타와에 살던 피터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상실감에 살아갑니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 영장류 연구소에 방문했다가 침팬지 '오도'를 만나게 됩니다.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실험 목적으로 인간의 이기심으로 강제 이주한 오도를 보며 그들은 '인연'을 만들어갑니다.
피터가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하자 피터를 온전히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침팬지 오도는 피터가 상원 의원인지 중년의 남성인지 포르투갈계 캐나다인인지 사회적 위치를 생각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음을 줍니다.
피터도 오도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조건 없이 친구가 되는 모습입니다.
모든 사람은 '관계'를 통해 삶을 살아갑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는 큰 사랑을 준비하고 있는 엄마, 아빠와 관계 맺기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다니며 선생님과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관계에 상처받을 수 있겠으나 그 과정을 통해 더욱 귀한 관계를 공고히 해나갑니다.
모든 사람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듯이, 한 인간인 투자자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회사와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직장과 직장인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는 사회적 생활의 초중반에 매우 귀한 관계입니다.
자본이 없는 초년 시절에 자기 자본을 적립할 수 있는 작은 씨드를 제공하는 건 직장 생활입니다.
직장 생활을 통해 자기 자본을 불리고, 가족 자본을 형성해 나가는 데 직장인으로서 관계는 여전히 좋은 적립금을 제공합니다.
사회생활의 초중반이 지나면 그 이후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직장에서의 성장은 귀한 시간이지만, 사회생활의 초중반의 신체적 에너지를 유지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사회생활의 중반이 넘어간다면 나를 대신해서 열심히 자본을 축적해 줄 관계가 필요하다 느낍니다.
직접 사업을 일으켜 사업체를 소유하는 것은 탁월한 소수의 사업가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저와 같은 직장인이 사업체와 소유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기업의 부분 소유권을 보유하는 일입니다.
탁월한 기업을 제대로 선별하여 장기간 소유권을 보유한다면, 직장인은 자본가의 포지션을 함께 취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의 포지션은 홀로 서는 관계가 아닙니다.
탁월한 기업을 선별하여 부분 소유권을 보유한다는 것.
이는 기업의 경영진, 임직원과 투자자 자신의 관계 맺기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를 결혼 생활에 비유하였습니다.
결혼 생활할 때 배우자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배우자가 자주 바뀌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투자한 기업을 자주 교체하는 것은 삶에서 구축한 관계를 자기 손으로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잘못된 관계는 청산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일 것입니다.
핵심은 처음부터 신중하게 오래 관계를 이어갈 기업을 신중하게 선별해야 합니다.
사람인지라 주가의 변동성에 자주 노출되면 기업과 사람이 아니라 숫자에 매몰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투자한 기업의 경영진과 사람들의 얼굴을 먼저 떠올리려고 생각의 흐름을 바꿉니다.
변동하는 주가와 무관하게 누구보다 근면 성실하게 일하고 있을 경영진과 임직원을 떠올릴 수 있다면 기업과의 관계를 클릭 한 번으로 저버리기 어렵습니다.
좋은 인연은 매우 소중합니다.
제 삶에 찾아온 아내, 뱃속의 아이, 10년이 넘은 지인과 인연, 그 모두가 저의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물론, 오래 동행하고 있는 제가 소유한 기업도 삶을 풍요롭게 해줍니다.
이 모든 것이 저에게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연을 오래도록 소중히 여긴 하면 그 인연도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삶을 귀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