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교수 #과학적 태도 #물리학 이해 #과학책읽기
오늘은 얼마 전 다 읽은 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합니다.
부족한 과학적 사고를 높이기 위해 얼마 전 김상욱 교수님의 책 <김상욱의 과학 공부>를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김상욱 교수님의 또 다른 책인 <떨림과 울림>을 읽었습니다.
김상욱 교수님의 생각의 틀로 물리학을 들여다본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었습니다.
그는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세상과 물리학을 바라보는 학자입니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인해 한 점에서 시작된 우주는 현재까지 계속 팽창하고 있습니다.
(*빅뱅의 한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한 점이 아니라 축소된 우주의 전체라고 받아들이면 좋습니다.)
그런데, 한 점인 빅뱅을 직접 관찰한 사람은 없습니다.
관찰자도 없는데, 무엇을 근거로 우주가 빅뱅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보편적으로 측정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는 우주의 과거를 '합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학자 A도 우주의 팽창을 관측할 수 있고, 과학자 B, C, D 등도 동일하게 우주의 팽창을 관측할 수 있다면 보편타당한 증거를 바탕으로 우주의 과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죠.
거실 앞에 놓인 식탁을 생각해 봅시다.
외부에서 아무런 힘이 가해지지 않은 이 식탁은 정지해있습니다.
뉴턴의 고전 역학에 따르면 위치와 속도 변화가 없는 식탁은 정지해있는 것이 맞습니다.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외부에서 아무런 힘이 가해지지 않은 이 식탁은 정지해있는 것이 맞을까요?
양자 역학 수준에서 식탁을 이루고 있는 전자와 원자핵은 계속 진동하고 있습니다.
즉, 양자 수준에서 사물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이죠.
뚱딴지같은 소리일 수 있지만, 뚱딴지라고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거시 세계 편향으로 미시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한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편향'을 갖고 세상을 바라봅니다.
자신의 상식적인 경험에 위배되는 사건을 마주하면 '특이' 하다고 규정짓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이 느낄 때 평범한 것일 수 있습니다.
2년 전에 아내와 함께 스위스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스위스 루체른에서 배를 탔는데, 외국인 여자분 키가 190cm이 넘어 보였습니다.
저는 180cm를 조금 넘고, 아내는 169cm 정도라 한국에서는 큰 키에 속하였는데, 유럽의 기준에서는 전혀 크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경험과 스위스에서의 경험은 관점에 따라 특이함이 평범함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느끼는 사례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배우고 싶은 단 한 가지는 '과학적 태도'였습니다.
과학적 태도에 대한 내용은 글의 말미에 나옵니다.
필자가 과학자로 훈련을 받는 동안, 뼈에 사무치게 배운 것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였다.
©김상욱, <떨림과 울림> 中
아침마다 읽는 신문, 인터넷 뉴스, SNS를 보면 수많은 전문가가 나옵니다.
그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마치 이미 다 알고 있는 양 진단하고 규정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측이 빗나간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의 흔한 모습입니다.)
세상은 인간의 시선에서 논리적인 것 마냥 알고리즘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과학적 태도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함부로 안다고 말해선 안됩니다.
상황은 언제든지 내 예상과 달리 흘러갈 수 있고, 언제든지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로서 제가 장착한 태도는 과학적 태도입니다.
삶과 세상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세상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은 쉽게 빗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언제든지 무지를 인정한 후 원칙에 맞게 살아가고, 투자할 뿐입니다.
버핏-멍거가 정립하고, 리루가 정리한 가치 투자의 4가지 개념은 불확실한 투자 상황에서 여전히 고수하는 원칙입니다.
최근 외생 변수로 인해 주식 시장이 하락 조정이 와 불안한 투자자들이 많은 줄 알고 있습니다.
시장 하락의 이유에 대해 물으신다면 저는 '모른다'라고 답합니다.
다만, 많이 오르면 하락하고 횡보 하락하고, 많이 하락하면 다시 오르는 게 주식 시장의 생리인 줄만 압니다.
그 안에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기업이라면 하락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난다면 시장 대비 꾸준히 오를 것입니다.
김상욱 교수의 책은 '과학적 태도'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입니다.
다만, 세상살이와 투자자의 바른 태도를 찾아가는 데에도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양질의 책입니다.
날이 습하고 더운 8월, 가벼운 마음으로 <떨림과 울림>을 한 번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물리학이 참 흥미롭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는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