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책에 자신있는 작가일수록 어디서든 마케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농업과 식품업계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FARM판에서 3년 넘게 파견 와서 일하다 보니 외국의 농식품 전문가 분들을 만나 뵐 때도 종종 있는데요. 아오야마 히로꼬 기자님도 그런 분들 중 한 분이십니다.
아오야마 기자님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 농업계를 취재해온 베테랑 프리랜서 기자이신데요. 한때 한국에서 사신 적도 있어서 한국말이 매우 자연스러우신 분이죠.
지난해 4월쯤 아오야마 기자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 지인분의 부탁을 받아 이 기자님을 모시고 나주, 서산, 평택 등지에 있는 농가와 농식품업체를 찾아다닌 적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둘 다 농식품 쪽을 취재하는 기자다 보니 한국과 일본의 농업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그때 아오야마 기자님께 들었던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게 일본에서도 “농사만 잘 지으면 쌀에 발이 달려서 알아서 걸어나간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농사지은 홍보‧마케팅에는 별 관심 없는 농민 분들이 대다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농민들이 ‘농사만 잘 지으면 알아서 잘 팔릴 거라고 믿고 있다’는 말이죠.
우리가 보통 일본이라고 하면 농산물도 아기자기하게 포장하고, 또 캐릭터까지 만들어서 재밌고 톡톡 튀는 방식으로 판매하는 사례들을 떠올리지만 이런 사례는 일본에서도 매우 적은 특별한 사례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까지 잘 알려지게 됐다는 건데요.
농민들 대부분이 홍보‧마케팅에는 별 다른 힘을 기울이지 못하는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일본 농업 역시 한국과 마찬 가지로 소규모 가족농, 소농 중심의 농업인데요. 농가들의 규모가 작아서 생산량이 적은 데다, 대부분이 홍보‧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많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수확한 뒤에도 어디다 내다 팔지, 판로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쩔쩔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잘 키운 농산물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입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키운 보람이 없는 건데요. 팔리지 않는 상품은 생산자에게 손해만 입히죠.
“농사만 잘 지으면 쌀에 발이 달려서 알아서 걸어 나간다”는 말은 이렇게 판로 때문에 고민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본 아오야마 기자님께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별로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에 대해서 조언 드릴 때마다 마주쳐야 했던 ‘핀잔’이었는데요.
일본에서도 농민은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농민 분들이 많고,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일수록 그런 생각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도와드리려고 해도 조언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게 아오야마 기자님의 말이었습니다.
저 역시 FARM판에서 3년간 일하면서 이런 모습을 참 많이 봤던 거 같은데요. 또 반대로 소농이더라도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을 통해서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올리는 것만으로 자신의 농산물을 사줄 고객들을 안정적으로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농사 규모를 키워나가시는 분들의 사례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한국벤처농업대 같은 곳에 가서 강연을 할 때면 “쌀에는 발이 없다”는 말씀을 꼭 드리는데요. 쌀과 농산물에는 발이 없고, 사람만이 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수확한 농산물을 알리기 위해선 자신이 직접 뛰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바로 벤치마킹하실 수 있게 이를 잘 실천하고 계신 분들의 사례도 함께 소개하고 있죠.
그리고 저 역시 책이 나올 때마다 “책에는 발이 없다”는 말을 마음에 품고, 어떻게든 한 분에게라도 더 제 책에 대해서 알리려고 어디든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책만 좋으면 책에 발이 달려서 저절로 독자들에게 찾아간다”, 아마도 적지 않은 수의 작가 분들이나, 자신의 책을 쓰는 걸 꿈꾸는 작가 지망생 분들의 머릿속에 들어있을 생각일 텐데요.
그런데 저는 결코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쌀에 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에도 절대로 발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공저까지 포함해서 약 2년 동안 세 권의 책을 연달아 내다보니까 이런 사실을 정말 깊게 깨달을 수 있게 됐는데요. 책 역시 다른 모든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잘 마케팅했는지가 판매량을 결정합니다.
독자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훠~~~~~~~얼씬 더 마케팅의 비중이 높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짜로요.
보통 책이라고 하면 다른 상품들과 똑같이 취급할 수 없는, 지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뭔가 ‘특별한 상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데요. 물론 책과 다른 상품들을 구별해주는 특성도 분명히 있긴하지만
책 역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인 만큼 마케팅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어쩔 수 없죠.
‘책에 발이 달려 저절로 걸어 나가는’ 경우도 분명 있긴 하겠지만 그렇게 자발적인 입소문만으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정말 찾기 힘든 사례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에는 발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 역시 어떻게든 책 대신 제가 열심히 뛰어서 제 책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다행히 저의 경우에는 유튜브, 브런치, 팟캐스트 등의 채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채널이 아무것도 없는 작가님들보다는 조금은 더 유리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책을 내셨거나 앞으로 책을 내고 싶어 하시는 분들한테 제가 조언드리고 싶은 건 출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겁니다.
책이 시장에 나온 다음부터는 책을 쓰는 데 들인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내 책을 알리는 데 투자하셔야 합니다.
‘작가가 가오 떨어지게 무슨 그렇게 여기저기에 책 홍보 글을 올리고 다니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저는 자신의 책이 그렇게나 좋은 책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면 한 명의 독자라도 더 만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작가로서 더 멋지고 책임감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쓴 책, 내가 만든 상품이 최고라는 자신감이 있다면 어디서든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게 작가의 의무니까요!
저 역시 제 책이 분명 독자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 글처럼 제 책을 알리기 위해서 주말에도 나와서 여기저기 뛰고 있는 거고요.
책을 쓰며 항상 생각하는 게 ‘책은 결국 작가의 분신’이라는 건데요. 제가 아무리 제 책에서 그럴듯한 멋진 말들을 늘어놓더라도 책에서 말한 내용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책은 별로 좋은 책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의 두 번째 책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에서 소개한 23개의 사례를 보면 탁월한 인물들은 모두 최고의 전략가일 뿐 아니라 결코 지치지 않는 실행가라는 걸 아실 수 있는데요!
제가 책에서 다룬 이 같은 탁월한 리더, 뛰어난 창업자, 성공적인 기업인들의 사례를 본받아 저 역시 지치지 않고 계속 어디든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책에는 발이 없고, 발은 사람인 작가한테 달려있는 거니까요!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를 읽으시면 손정의, 앙겔라 메르켈, 빌 게이츠, 레이 달리오, 윈스턴 처칠, 이나모리 가즈오 등 탁월한 리더와 창업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 23가지의 사례를 쉽고, 깊이있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