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결혼 이야기 ③
인터넷 검색 엔진에 예식홀 후기를 찾아보던 도중, 예비 신혼부부들이 결혼식을 올릴 예식장을 결정하기 위해 일명 '웨딩홀 투어'를 다닌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웬 투어? 웨딩홀에 미리 상담 예약을 하면 예식장 쪽에서 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구경을 시켜주고 실제 비용 견적도 내주는데, 이것을 곧 '홀투어'라고 한다. 예비 신랑신부들은 식을 올리고 싶은 후보군을 몇군데 정해놓고 실제 홀의 모습을 보고, 또 정식으로 상담을 받으러 홀에 방문한다.
처음에는 아니 웨딩홀에 거금을 주고 계약하겠다는데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고? 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으나 현실은 정글이었다. 어떤 곳은 너무 인기가 많아서 상담 예약조차 쉽지 않았고, 결국 상담을 갔지만 이미 10개월후까지 마감되었다는 말에 예쁜 홀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포기하기도 했다.. (상담 예약을 할 때 몇월 쯤 식을 올릴거라고 언질을 주면, 그 시기에 예약이 마감되었는지 정도는 알려주기 때문에 미리 얘기해보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예약때 듣고서도 한줄기 희망을 갖고 상담 방문을 했던 것..)
나와 예랑(예비신랑)이도 몇군데 후보를 정해놓고 미리 상담예약을 했고, 비장한 표정으로 홀 투어에 나서게 되었다.
우리는 솔직히 첫 방문하는 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곳으로 한번에 결정하게 될거라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예식장 계약을 얼른 끝내버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홀이 생각보다 좁고 하객 동선은 복잡했고, 직접 주차해보니 주차도 무척 불편했기에 바로 후보에서 제외시켜버렸다. 분명 주차가 편하다는 후기를 봤는데, 발렛 주차라서 차를 대고 뺄 때마다 줄을 서야 해서 매우 불편했다.. 우리는 실망감을 안고 2주간 몇군데를 더 구경했고, 결국 다섯번째로 방문한 홀에서 타협점을 찾아 계약하게 되었다. 우리의 예산범위에 들어왔고, 조건도 맞았으며 밥이 맛있고 넓고 어두운 홀을 가진 곳이었다. 이 곳이 우리가 10개월후에 치를 결혼식 베뉴가 되었고, 결정할 때에는 지쳐있었지만 지금 돌아봐도 후회없이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처음엔 주말에 시간을 내서 이렇게까지 돌아다녀야하나 싶었는데, 다녀오고보니 웨딩홀 투어만큼은 꼭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의 경험상, 아무리 생생한 후기 속 사진과 영상이라도 직접 홀에 들어가보는 것과는 느끼는 것이 천지차이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후기로 보는 것과 실제로 들어가서 보는 거랑은 정말 정말 다르기에, 적어도 세개 이상의 홀들을 방문해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또한 여러홀들을 직접 다니면서 보고 느끼다보면 장단점을 비교하기도 쉬워서 선택에 도움이 되고, 실제로 견적서를 받아보면 인터넷에 게재된 정보보다 더 할인이나 서비스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현실적인 비용 비교도 쉽다. 홀이 너무 예뻐서 이런데는 너무 비싸서 안되겠지, 싶었던 홀도 직접 가서 견적을 받아보니 날짜나 시간대, 식사메뉴에 따라 가격할인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우리 예산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직접 가서 웨딩홀 측의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속 시원하고 정확하다!
주말에 홀투어를 가서 운이 좋다면 실제 결혼식이 진행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우리가 식을 올리고 싶은 곳에서 실제로 결혼을 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고, 결혼식날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을 보니 우리의 미래 같기도 하고 우리도 저렇게 하겠구나 하면서 급 벅차오르기도 했다. 나의 예랑이는 남의 결혼식에서 신부 입장 순간을 엿보다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오빠 왜울어,,? 갑자기 벅차올라서...)
그리고 홀이 쉬고 있는 시간에는 직원의 허락을 받고 예랑이와 함께 손을 잡고 버진로드 위를 걸어보기도 했다. 그 때 기분이 어찌나 설렜는지 모른다. 우리 연말에 이쁜 옷 입고 여기 주인공처럼 걷는거냐며 잔뜩 흥분했던것 같다. 살면서 이런 넓은 홀에서 단독으로 주인공이 되어본적이 없었는데, 내가 딱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이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떨리면서도 설렜다.
나에게는 예식장 계약이 이 때 까지 해본 계약 중 제일 고가의 계약이었기에 손이 떨렸다. 고가의 계약이어서 방문하는 홀마다 직원들이 그렇게 친절했구나 싶기도 하며.. 하루에 이만큼의 돈을 쓴다는게 맞는건지 이제와서 갑자기 주저스럽기도 했다. (이게 맞아?) 그러나 나와 예랑이와 양가 가족들은 손님들을 잔뜩 초대하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자 이미 마음을 먹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계약서를 썼다.
견적을 받고 계약을 하려 하다보면, 결국 예식장의 가능한 날짜에 우리가 맞춰야 되는 상황이 되어서 결혼식 날짜는 예식장이 정해주는 상황이 된다. (우리가 10개월 전에 계약을 해서 더 그럴 수 있다. 이 시기에 코로나가 종식되는 분위기로, 원하는 곳에 예식 계약을 하려면 14개월전에 해야한다고들 했다.) 그렇게 예식장 상담실에서 우리의 결혼날짜가 정해졌고, 견적을 비교해보니 저녁 시간대가 확실히 저렴해서 오후 식으로 결정했다. 물론 이 때 날짜나 시간을 결정하기 전에 양가 부모님께 전화드려서 동의를 구하는 것은 필수다.
이렇게 계약서를 쓰고나서 계약금까지 내고 나면 이제 이 예식장은 결혼식날 우리의 것이 된 것이고, 드디어 결혼식 날짜가 정해진 것이다! 웨딩 베뉴와 날짜가 결정되었다면 정말 큰 틀은 잡힌 셈이다. 우리는 셀프 부둥부둥을 해준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했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아직 고민과 결정할 것은 많이많이 남아있다는 사실! 그러나 대견하다, 우리 자신! (쓰담) 웨딩홀 선택은 생각해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신경도 정말 많이 썼지만, 그만큼 비교하고 고민했던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웨딩홀들을 견학해봤던 경험도 이제는 재밌는 우리 둘만의 추억으로 남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