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결혼 이야기 ②
나의 사적인 결혼 이야기 ②
결혼식 준비에 도입하며 가장 먼저 결정하고자 한 것은 결혼식을 올릴 예식장이다. 일단 예식장을 계약해야 대망의 결혼 날짜가 정해지고, 그 날짜까지를 목표로 일정의 큰 틀이 잡히기 때문이다. 우리는 23년 1월에 예식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서울 내에서 인기있는 곳은 이미 연말까지 마감인 곳이 꽤 있었다. 올해 가을쯤 식을 올릴 요량으로 자신있게 여러군데에 컨택한 우리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서울의 한정된 예식장들 중에 나와 예비신랑 마음에도 들면서 하객들 마음에도 들 장소를 결정하고 그곳을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낚아채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내 눈에 좋아보이는건 남의 눈에도 좋아보인다고, 다른 예비 신랑 신부들도 결혼식을 올리고픈 예식장 후보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식장을 고를 때, 맨 처음에는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인테리어를 가진 곳 위주로 홀부터 후보에 올렸다. (J는 결혼식장에 대해서 크게 로망이 없었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하자고 해주어 오로지 나의 입맛대로 홀을 고르고 있었다.) 그러나 각종 예식홀 후기를 찾아보니, 내 평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이라지만 예식장을 내 마음대로만 정할수는 없다는걸 깨달았다.
결혼을 준비하는 여타의 신랑신부들은 무엇보다 귀한 걸음을 해줄 하객들의 편의와 만족감에 높은 비중을 두고 홀을 고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신부라지만,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에 손님을 초대하여 축하받는 것이기 때문에 손님이 결혼식에서 불편을 겪지 않고 만족하고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을 완성하는건 결국 그 자리를 채워줄 하객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하객의 만족과 나의 만족을 절충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세운 결혼식장 비교 항목에는 정말 여러가지가 있다. 위치, 교통편의, 주차편의, 식사후기, 수용인원, 대여료와 식대, 예식형태(동시 또는 분리예식), 홀의 크기, 홀의 조도, 인테리어, 천고, 버진로드 길이, 꽃장식, 신부대기실의 위치 및 넓이와 인테리어, 전문사회가나 연주 및 노래 서비스 등...
무언가를 결정할 때 모든 비교항목을 토대로 비교를 마치고 결정을 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INJF이고 파워J이다.) 째깍째깍 시간이 갈 때마다 예식장 예약은 실시간으로 더 찰테니 마음이 조급했다. 항목을 세워놓고 차례차례 맞지 않는 곳을 솎아낼 차례이다.
우선 제일 처음 필터링을 걸 항목은 무엇보다 지리적 위치라고 할 수 있겠다. 양가 부모님과 상의하여 양가 가족의 사정에 따라 예식장 위치 후보를 몇군데 정한다. (신도림, 여의도, 강남 등) 그리고 위치 후보에서 벗어난 예식장들을 솎아낸다.
그 다음엔, 예식장에 쓸 비용의 예산을 미리 잡아놓고, 대관료와 식대를 계산하여 예산을 초과하는 예식장들을 솎아낸다.
그리고 양가 하객인원이 몇 명정도 올 것인지를 어림잡아 예상하여 예상 수용인원을 정하고, 이 수용인원을 지나치게 초과하거나 부족한 예식장을 솎아낸다. 우리는 250명에서 300명정도의 하객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수용인원이 250명 미만인 곳은 모두 제외하였다.
아래의 비교 항목부터는 기계적으로 솎아낼 수는 없고, 다양한 후기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하객들의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사의 질, 교통, 주차이므로 특히 이에 관련된 후기들을 주의해서 읽도록 한다. 검색 엔진에 'ooo예식장 하객후기'를 검색하여 읽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 모두가 입을 모아 주차가 불편하다고 하거나, 식사가 부실하다고 하는 곳은 솎아내야 한다.
어찌되었든, 아무리 식을 올릴 예식장이 하객의 편의를 고려해서 골라야 한다고 하더라도 예식홀에 대한 신부의 로망을 완전히 저버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걸 보기전까지는 몰라도, 수많은 예식홀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고 난 후에는 당연히 예쁘고 멋진 홀에 눈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작년에 한번 친한 동기의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 홀이 너무 예뻐서 그때 처음으로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생겼던 것 같다. 특별한 그 날 하루,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날. 나도 이런 예쁜 곳에서 축하받고 주목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 관종일지도...?)
그래서 하객들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고려하면서도 나의 마음에 드는 곳으로 결혼식홀을 겨우 5~6개 정도로 추렸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위치, 예산, 수용인원을 만족하는 곳들이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할 것은? 바로 현장 답사다. 다른 사람들의 인터넷 후기 사진을 아무리 봐도, 직접 홀에 들어가서 느끼는 것과는 정말 다르기 때문에 꼭 예비신랑신부가 함께 홀 투어를 가보고 예식장을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