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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별꼴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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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꼴유랑단 Sep 11. 2017

[별꼴편지] 004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밖은 추웠고 바다에서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금성이 동쪽하늘에서 까불락거리고 있었다. 나는 물가를 걸으며 파도를 희롱했다. 파도가 나를 적시러 몰려올 때마다 나는 달아났다. 행복에 겨운 나머지 나는 중얼거렸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것인가. 야망이 없으면서도 세상의 야망은 다 품은 듯이 말처럼 뼈가 휘도록 일하는 것. 사람들에게서 멀리 떠나,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되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것. 성탄절 잔치에 들러 진탕 먹고 마신 다음, 잠든 사람들에게서 홀로 떨어져 별은 머리에 이고 뭍을 왼쪽,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해변을 걷는 것. 


그러다 문득, 기적이 일어나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동화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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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Hastings, New Zealand ⓒ 2013. 별꼴유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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