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이 없는 158일째 낮.

너를 기억하는 첫 흔적

by 리엘맘

2020년, 7월 25일 오후.

3.3kg의 마른 몸으로 유나의 품에 안겨 들어온 너는 마치 세상에 자신의 등장을 알리듯 우렁차게 짖어댔다. 나는 지치고 여린 작은 몸을 품에 안기도 전에 티비에서 봤던 바디 블로킹을 먼저 했다. 그것이 ‘신의 선물’, 리엘이와 나의 첫 시작이었다.

가장 힘들고 지쳤던 때. 내가 힘들고 지쳤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던 때에 내 삶에 등장한 너. 운명처럼 시작된 우리의 이야기가 채 5년을 채우지 못하고 끝나게 될 거라고는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2024년 6월, 청천벽력 같던 암 선고를 받고 1년하고 10일.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여정 동안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내 가치관부터 삶의 목표, 또 관심사까지.

그리고 아이를 보낸 지 5개월하고 4일.

나는 어둡고 길었던 우울함이라는 암흑 터널 끝에 드디어 힘껏 살아내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 아이가 곁에 있으니까 제대로 살아보리라 다짐해 본다.

그리고 나는 내 삶의 전부고 나의 모든 것인 너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대단했는지를 기록하려 한다.


너를 알게 된 지 1964일째. 너를 내 딸로 품은 지 1788일 되는 날.

그리고....... 네가 떠난 지 158일이 되는 오늘.

사랑하는 리엘아.

그저 서툴기만 해서 네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 미처 몰랐던 엄마를 용서해 줘.

네가 떠나고 나서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나를 이해해 줘.

작은 몸으로 참 많은 것을 남기고 또 바꾸고 간 내 아이.

이렇게 엄마가 살아가는 또 다른 이유가 되어 주어 고마워.

사랑한다는 말로 다 담지 못할 만큼 많이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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