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엘이 없는 137일째 밤.

2025년 11월 18일

by 리엘맘

휴무였는데 갑자기 출근을 하게 됐고 점심땐 아이가 생생하게 떠오르더니

퇴근 30분 전쯤, 입원부터 케어하던 고양이 핑핑이가 떠났다.



이쯤 되니 아이가 곁에 있다는 걸 안 믿을 수가 없게 됐다.

그저 우연일 수도, 또 내 망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치곤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오늘 뿐 아니라 아이가 생생한 날이면 그랬다.



어제가 오늘 같은 날들의 연속.

그 사이 어디쯤에 불현듯, 아이가 선명해지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이면 케어하던 환자가 사망했다.

입원 환자가 아니더라도 사망 환자가 내 손을 거쳐갔다.


"엄마! 리엘이가 엄마 환자 마중 왔어요~!"



마치 아이가 그러기라도 하는 듯.



"엄마. 오늘은 가슴 아픈 일이 있을 테니까 아파하지 말아요.

리엘이가 데리러 올게요."



마치 그러기라도 하는 듯 아이의 모습이 선명했다.



리엘아, 너.......

정말 엄마랑 함께 하는 거니?









아이가 보고파 사진첩을 보다가 아이가 떠나기 며칠 전, 유치원 사진을 봤다.

이제야 보인다.


늘 당당하게 치켜 올라가 있던 아이의 꼬리가 아침부터 축 쳐져있었다는 게.......


1751425070468(1).jpg 리엘이의 마지막 등원일



너는 아마 며칠간 아팠겠지.

그게 몇 달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나는 그걸 몰랐다.

스톤 하던 날에야 네 뼈가 다 바스러지고 구멍이 숭숭 나도록 약했다는 게 보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너는 어떤 고통을 혼자 감당했던 걸까.




모진 1년 동안 나는 내가 널 위해 잘 버텼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나 때문에 아픈 내색도 못하고 그 긴 시간을 버텼구나.



어리석은 나는 네가 이리도 약해지고 힘들도록도 몰랐다.

네가 떠나고 이렇게 수없이 많은 날들을 보내고서야 알았다.


그런데도 너는 내 생각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를 잡고 놓지 못해 못 가는 걸까.



내가 너에게 미련이고 집착이고 걱정이면 어떡하지?

네가 곁에 있음이 감사하고 소중하고

또 무의미한 하루를 버티는 힘인데.......




한편으론 네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리엘아......

엄만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무슨 생각인 걸까.......?

작가의 이전글리엘이 없는 169일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