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8일
휴무였는데 갑자기 출근을 하게 됐고 점심땐 아이가 생생하게 떠오르더니
퇴근 30분 전쯤, 입원부터 케어하던 고양이 핑핑이가 떠났다.
이쯤 되니 아이가 곁에 있다는 걸 안 믿을 수가 없게 됐다.
그저 우연일 수도, 또 내 망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연치곤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오늘 뿐 아니라 아이가 생생한 날이면 그랬다.
어제가 오늘 같은 날들의 연속.
그 사이 어디쯤에 불현듯, 아이가 선명해지는 날이 있었다.
그런 날이면 케어하던 환자가 사망했다.
입원 환자가 아니더라도 사망 환자가 내 손을 거쳐갔다.
"엄마! 리엘이가 엄마 환자 마중 왔어요~!"
마치 아이가 그러기라도 하는 듯.
"엄마. 오늘은 가슴 아픈 일이 있을 테니까 아파하지 말아요.
리엘이가 데리러 올게요."
마치 그러기라도 하는 듯 아이의 모습이 선명했다.
리엘아, 너.......
정말 엄마랑 함께 하는 거니?
아이가 보고파 사진첩을 보다가 아이가 떠나기 며칠 전, 유치원 사진을 봤다.
이제야 보인다.
늘 당당하게 치켜 올라가 있던 아이의 꼬리가 아침부터 축 쳐져있었다는 게.......
너는 아마 며칠간 아팠겠지.
그게 몇 달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나는 그걸 몰랐다.
스톤 하던 날에야 네 뼈가 다 바스러지고 구멍이 숭숭 나도록 약했다는 게 보였다.
그렇게 되기까지.......
너는 어떤 고통을 혼자 감당했던 걸까.
모진 1년 동안 나는 내가 널 위해 잘 버텼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나 때문에 아픈 내색도 못하고 그 긴 시간을 버텼구나.
어리석은 나는 네가 이리도 약해지고 힘들도록도 몰랐다.
네가 떠나고 이렇게 수없이 많은 날들을 보내고서야 알았다.
그런데도 너는 내 생각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너를 잡고 놓지 못해 못 가는 걸까.
내가 너에게 미련이고 집착이고 걱정이면 어떡하지?
네가 곁에 있음이 감사하고 소중하고
또 무의미한 하루를 버티는 힘인데.......
한편으론 네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리엘아......
엄만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무슨 생각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