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
상실은 망각을 부른다.
목을 조르듯 무겁게 내려앉은 슬픔을 이기기 위해
가장 행복했던 시간부터 사라지게 만든다.
그러면 몇 안 되는 기억의 단편은
모두 부족하고 못해줬던 것들로 채워진다.
그것이 더욱 아프게 파고들어
숨 쉬는 모든 순간이 사치스럽고 죄스럽게 느끼게 한다.
힘든 시간을 극복하게 해 줬던
송지영 작가님의 <널 보낼 용기>에는
<상실수업>이라는 책의 인용구가 많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책은 내가 아이를 잃고 느꼈던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를
마치 옆에서 매 순간 지켜보냥 저술해 두었다.
<널 보낼 용기>를 읽으며 나의 아픔과 절망이
유난스러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면
<상실 수업>을 읽는 지금은
나의 상실 과정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아이를 보낸 슬픔과
중년에 마주한 '나'라는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알 수 있는 건,
나는 아이를 만나 인간적인 성숙을 겪었고
아이를 잃은 후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리엘이를 만난 후, 아이가 없는 첫겨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나는 또 거대한 상실과 마주 보며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