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들, 딸 콤플렉스
사춘기는 부모를 밀어내고 자아를 정립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시절의 반항, 소리 지름, 문을 쾅 닫음, 대화 거절, 친구들속으로 혹은 인터넷속으로 빠지는 등 각기 다른 질풍노도의 과정이 꼭 필요하다.
반드시 그 단계를 잘 거쳐야 독립적 인격체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단계를 잘 겪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속으론 부모님의 의견이 싫었지만 부딪히지 않고 순응했던 착한 아들, 딸이 꽤 많다.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난 단지 학창 시절 부모님과 싸우고 싶지 않았고,
말 안 듣는 동생이 있어 나까지 그럴 수 없었어. 그래서 그냥 조용히 지냈어."
직장인이 되어서야 부모님과 의견 차이로 큰 문제가 생긴 그 친구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그는 대여섯 번의 심리 상담을 받았고, 부모님께 드릴 5장에 이르는 긴 긴 편지를 썼다.
'나는 아빠와 엄마의 못 이룬 꿈을 펼칠 매개체가 아녜요. 난 그냥 나예요.'
'중간고사가 끝난 날 친구들과 하루만 놀고 싶어 하는 저를 왜 그렇게 심하게 꾸짖으셨어요. 엄마, 왜 그러셨나요'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딸에게, 그 사람의 직업과 나이만을 묻고서 싸늘하게 돌아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편지를 읽고 마음이 먹먹했다.
대화를, 의견 충돌을, 부모님과 다른 부분의 나를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생각을 주입하지 않는 한없이 이해해줄 수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간섭'이 아닌 '묵묵한 지지'로 함께해주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