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오프를 좋아하게 된 건
2018년 '오늘의 날씨는 실패다'를 들으면서부터.
이 팀을 이루는 두 사람 덕에 당연한 수순이라곤 할 수 없는 건,
그냥 이 노래와 앨범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해 12월에 나왔던 '잠'
나는 이 겨울 정말 많이 힘들었다.
가족과 정말 소수의 친구만 알고 있는 이야기라
복기하고 싶지도 않고, 새삼스레 쓰고 싶지도 않다.
그 하루는 '잠'을 4시간 동안 한곡반복해 두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잠에서 깼는데 그 무엇도 할 마음이 도무지 먹어지지 않아서
누워서 듣기만 했었다. (아 울기는 했다^^)
이 노래를 그렇게나 길게 들으면서 노랫말을 곱씹어 삼켜서
4시간 후에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본다.
노래에 빚을 진다는 건 이런 마음이다.
엄청나게 무겁고 어려운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마음이다.
지난해 나온 겨울엔 '이 밤에 숨어요'를 즐겨 들었다.
그다지 우울하지도, 기쁘지도 않은 보통의 겨울을 날 때 나온 노래.
건조한 겨울엔 어김없이 나이트오프를 들었다.
그리고 장마를 앞둔 오늘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가 나왔다.
좋아하는 단어들로만 이루어진 제목.
땀을 줄줄 흘리며 서있던 버스 정류장에서 처음 들었다.
물을 머금고 있어 촉촉축축한 노래를 정말이지 습한 날에 들었다.
20대 초반, 한여름에 '물속 골리앗'을 읽던 나라서
당연히 좋다.
라고 생각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QaYFszwtmM
나이트오프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사람에겐
편견이 있다.
나와 잘 맞을 것이라는 편견이.
아쉬운 것인지, 다행인 것인지 아직 현실에선 한 명도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