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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ghtbrain Lab Mar 29. 2023

심리학과 UX

알쏭달쏭 인간 심리를 반영한 서비스 만들기


1. UX -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UX 제공하기


여러분은 어떤 서비스를 더 선호하시나요?


  1. 아무 생각 없이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서비스

  2. 처음에는 불편했으나 사용하다 보니 익숙하게 쓰고 있는 서비스


저는 1번을 더 선호합니다. 서비스를 사용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멈칫하게 된다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사용 초기에는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위 두 가지 경우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1은 원래 가지고 있던 경험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경우이고 2는 처음에는 헤매었으나 서비스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1번 서비스가 더 높은 수준의 UX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개인의 경험과 비슷한 (또는 이를 토대로 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먼저, 인간은 모든 부분에서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고자 함을 알아야 합니다. 항상성이란 외부환경과 생물체내의 변화에 대응하여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두산백과). 그리고 물리학에서는 이를 관성의 법칙이라 부르죠. 항상성은 자연의 법칙으로서,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유지하려는 경향을 이겨낼 만큼의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일반적으로, 해당 변화가 본인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즉, 사용자는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e.g. 익숙하지 않은 어포던스)를 사용하게 되면 새로운 서비스에 적응하는 과정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이는 서비스 내용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와 같이 생소한 UX를 제공하는 서비스, 적응이 필요한 서비스는 서비스 이용에 저항감을 줄 수 있는데요. 이때 발생하는 불편함을 이길 이득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를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 출처 :Pinterest, Medium

익숙하지 않은 버튼 형식이 제공되었을 때, 해당 행동을 하여 얻게 되는 이득이 엄청나지 않다면, 아마도 해당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유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의 창시자인 Albert Ellis에 의하면, 인간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신념 체계는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는 당위성에 대하여 인간은 그들과 밀접하게 관련한 사람에게 당위적인 행동을 기대하며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느끼게 되고, 그 불신감이 인간에 대한 회의를 낳아 결국 자기 비관 또는 파멸을 가지고 온다고 하였습니다.


서비스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념과 당위성은 서비스에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 변화에 대해 상당히 저항적입니다. 이에, 해당 변화가 가지고 올 긍정적인 측면과 별개로 변화에 필요한 노력이 이에 따른 결과보다 크다면 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서비스 내에서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에 기대하는 당위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게 됩니다. 


* 출처:Quora, Grab앱

로그인 화면에서 로그인 버튼과 회원가입, 비밀번호 찾기 버튼을 모두 같은 위계로 제공하면 헷갈림이 유발됩니다. 또한 확인 버튼이 오른쪽의 priority 버튼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적용되지 못해 혼란을 유발할 수 있고 결국 이는 서비스 사용성을 떨어뜨릴 것입니다.


항상성과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이 조금 오시나요? 이를 제공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서비스는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자가 학습하여 ‘적응’하는 것보다 기존에 자연스럽게 학습된 인지심리 관련 정보(경험)를 바탕으로 맥락에 맞는 UX를 제공하는 것이 보다 높은 수준의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보는 바입니다.


    


2. 콘텐츠 기획 – 습관 형성이 가능한 콘텐츠 제공하기

- 행동 변화의 원리를 중심으로 토스 분석하기


* 출처:Google


서비스를 중간 이탈 없이, 꾸준히 사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습관 형성입니다. 인터넷에 습관 형성 방법을 검색하면 333법칙, 앵커 포인트 만들기 등의 다양한 방법이 나옵니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고객의 습관 형성 방법을 다룬 내용은 많이 제공되지 않죠. 지금부터는 서비스 측면에서 고객이 서비스를 습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 중 한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미국의 B. F. Skinner라는 심리학자를 아시나요? 행동주의 심리학자 Burrhus. F. Skinner는 ‘스키너의 상자’ 실험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조작적 조건화 이론을 증명했습니다. 조작적 조건화에서는 자발적으로 일어난 어떤 행동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결과에 따라 강화되거나 소거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이 이론은 ‘파블로프의 개’ 실험으로 유명한 Ivan Pavlov의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과 연결되어 있으나 보다 능동적이죠.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 이론 중 강화 이론에 따르면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최소한의 피드백이 존재해야만 그 행동에 영향을 줄 것이고, 피드백이 존재하지 않는 단순한 행동의 반복은 행동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자주 발생하게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사용자의 삶에 녹아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혜택, 포인트 등의 보상, 즉 강화물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 출처:Toss



서비스 런칭 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부분은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도록 습관형성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반에 큰 혜택을 제공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데 이때 토스가 택한 방법은 수수료 무료라는 파급적인 혜택이었습니다.


토스의 경우, 초반 수수료 무료라는 혜택에 의해 사람들의 습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습관이 만들어진 후 사람들은 항상성을 원하는 인간 심리에 의해 큰 혜택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내부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벤트 참여 시 보너스 포인트를 제공하는 부분에서, 생각해 보면 크지 않은 금액임에도 사용자는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합니다. 왜일까요? 이 케이스는 얻게 되는 이득이 필요한 노력(클릭 한 번)을 압도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들어가면, 이는 항상성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7일 간 연속적으로 보너스 포인트를 받아온 경우 그는 이 연속성을 깨뜨리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연속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심리는 이는 한 번 더 해당 이벤트에 참여하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3일 연속 참여 시 포인트가 3배 제공되는 것도 이를 위한 것이죠. 보다 큰 이차 강화물이 제공됨에 따라 사용자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행동을 꾸준히 할 것이고 이는 점차 습관을 형성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특정 행동에 대한 피드백(보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사용자들은 본인의 행동에 변화를 야기할 큰 무언가(보상, 동기 등)가 있지 않은 이상 잘 변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따라서 타깃 사용자층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그들의 경험에 근거한 UX로 제공하는 것이 성공적인 고객 유입의 궁극적인 방법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 마케팅 – 서비스 홍보 시 모방 학습 적극 활용하기


* 출처 : Meltzoff AN. & Moore MK. 1977

만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아 앞에서 메롱을 한다면 그 아기는 과연 메롱 표정을 따라 할 수 있을까요? 만일 따라 한다면, 이는 본능적인 것일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한 실험에 의하면 태어난 지 42분이 된 신생아들도 타인을 모방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신기한 일이죠. (이 실험은 나중에 모방 학습이 선천적이라는 주장의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이렇게 인간이 다른 객체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을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이라고 합니다. 모방학습이란 유기체의 내적·능동적인 인지과정을 중시하는 인지학습의 한 형태로서 아이가 언어나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부모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것을 따라 하면서 학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학습 방법으로는 직접 경험, 대리 경험 등이 있습니다.) 인간인 우리는 단순히 행동을 따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결과를 관찰하면서 인과관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이해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학습해 나갑니다. 모방학습이 없었다면 전 세계 인구는 더욱 많은 실패를 반복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을 챙기고 불편함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에 부합하는 모방 학습의 특징 중 하나는 타인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모방하여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자신도 사용하나 반대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기도 한 이런 모방 학습의 특징은 특히 요즘 MZ세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자기 주도적인 성향 등을 바탕으로 자신의 도전과 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실패를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강하게 보이고 이는 직접 경험보다 모방 학습을 선호하게 되는 성향으로 이어집니다.


MZ세대에게 인플루언서가 미치는 영향을 예로 들어볼까요? 여기 한 명의 유명한 모바일 서비스 소개 유튜버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그가 ‘MZ라면 무조건 써보아야 하는 어플 추천’이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업로드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가 하나의 어플에 대해 강력하게 칭찬을 한다면, 아마 이 콘텐츠를 본 사람들 중 대부분은 해당 어플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어플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반대로 같은 유튜버가 또 다른 하나의 어플에 대해 악평했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 어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해당 서비스가 필요할 때 이 어플이 아닌 다른 어플을 다운받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처럼 많은 MZ세대는 오늘날 유튜버로 대표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의 평을 보고 대리 경험을 하며 모방 학습을 합니다. 이렇게 학습된 개개인의 모방을 모은다면 이는 유행 또는 인기 상품 등의 이름으로 규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점점 인플루언서의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유행 또는 트렌드와 같은 사회적 압력으로 의해 서비스에 대한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 또한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일상 속 홍보는 더욱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해당 홍보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사용자 경험(UX)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한 항상성에 기반한 맥락 있는 UX 제공과 습관 형성이 가능한 콘텐츠 제공하기는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임을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을 맺으며


이번 글에서는 서비스 사용에 있어 인간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먼저, 서비스의 UXUI 디자인에 있어 서비스는 맥락에 맞는 자연스러운 UX를 제공해야 합니다. 인간에게는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고 안정감에 대한 욕구가 있음에 따라 기본적으로 변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좋은데 이때 특정 행동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을 제공하여 연속적인 접속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이것이 곧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학습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이때 긍정적 경험을 선호하는 심리적 특성에 따라 직접 경험보다는 모방 학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서비스를 홍보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인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와 UX, 그리고 인간의 심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UX를 공부한다면 심리에 대한 공부는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 심리를 더 많이, 더 깊게 이해할수록 제공할 수 있는 UX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죠. 이에, 항상 WHY를 생각하며 우리는 왜 이런 UX를 제공해야 하는가, 이러한 UX를 제공하였을 때 사용자는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인간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여 더욱 편리한 UX를 제공하고 또, 제공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이 글의 내용은 라이트브레인 CX컨설팅그룹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으며, 필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 라이트브레인 CX컨설팅그룹 최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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