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구독경제의 시대
최근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열풍입니다.
코로나 19 판데믹이 불러온 뉴노말, 위드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비대면의 선호와 1인 가구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있어 소비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구독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일정 금액을 내면 정기적으로 배달해주거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식음료, 엔터테인먼트에 이어 화장품, 패션,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이용되고 있습니다.
구독경제는 최근 갑자기 부상한 모델은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구독경제모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유, 요쿠르트 배달, 신문잡지 정기 구독에서 정수기, 가전제품 렌털이나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 디바이스 대중화로 주목받게 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같은 OTT 서비스들, 멜론, 지니, 벅스와 같은 뮤직앱 등도 모두 구독 서비스의 범주에 해당합니다.
크레디트스위스(CS) 리포터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4200억 달라(약 470조 원) 이었으나 2020년 5,300억 달러 (약 594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3년 전 세계 기업 75%가 구독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등 다수의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도 ‘디지털 생활’에 익숙해진 소비자와 기업환경에 대응할 가장 주목할만한 비즈니스 모델로 꼽고 있습니다.
왜 구독형 서비스가 유행하게 되었을까?
우리에게도 익숙한 ‘어도비’ 경우도 기존의 영구 라이선스 기반에서 구독형으로 바뀌면서 클라우드를 접목한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바꾸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독형으로 바꾸기 시작한 2013~2014년에는 어도비의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으나 작년 매출을 보면 14% 증가한 31억 3,000만 달러, 순이익 11억 달러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 경우, 2020년 3분기 매출이 6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22.7% 증가했고 순이익의 경우 18.7% 증가하였습니다. 이처럼 기업으로서는 고정적인 수익으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소비자의 입장으로 본다면, 시간 절약, 취향까지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구독형 서비스는 장점만 있을까?
2017년 미국에서는 초저가로 무제한 영화를 볼 수 있는 무비패스라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매월 약 10 달러면 영화관에서 매일 영화 한 편씩을 볼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며 규모를 확장하였고 한때 넷플릭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독 및 이용이 급증하여 예상된 수준 이상으로 관람하게 되고 카드를 돌려쓰는 어뷰징 등 여러 문제점들로 영업악화를 초래했고 결국 자금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매료되어 구독을 하였으나 서비스에 만족 못 하고 흥미가 떨어지면 결국 소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데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내 구독 서비스 이용자 절반은 첫 구독 후 6개월 안에 구독을 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구독형의 장점인 새로움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면 언제든 소비자들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거죠.
구독형 서비스는 계속 발전할까?
구독경제의 전반적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약 절반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대면 사회가 이루어지는 만큼 더 성장할 예정입니다.
그만큼 소비자로서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한국 소비자원’의 연구 자료를 살펴본다면 약정 기간 내 중도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무료체험 기간 체험대상 여부 사전 미고지, 이용권 구입시 고려했던 비용이 변경되었을 경우 발생하는 피해액 등 소비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인 조치도 같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제 경우에는 두 가지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지만 정작 보고 싶은 영화나 원하는 VOD가 없어 추천 콘텐츠만 기웃거리다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차별점을 두어 나오는 서비스가 쏟아지다 보니깐 선택은 다양해졌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콘텐츠의 독점 때문에 여러 개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해야만 하고 그러다 보니 또 다른 불편함과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더 넓어지고 있고, 미래의 구독 경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기업에서는 단순히 많은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일방적인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맡기지 말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건전한 구독경제를 위해 서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라이트브레인 가치 UX 그룹 김서영
* 타이틀 이미지 : 현대 셀렉션 HYUNDAI MOTOR GROUP 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