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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Apr 10. 2021

이독제독

D - 78, 병든 닭처럼 졸았다.

가방 안에 있었다.

오늘은 8시에 눈이 떠졌다. 어제 공부를 적당히 하기도 했고, 전날 운동의 여파로 몸이 자꾸 늘어져서 아침 2시간을 낭비했다. 학교 열람실에 가서도 계속 졸았다. 커피를 가져가도 무소용이었다. 낮잠을 조금 잤어야 했는데, 억지로 버티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어차피 망했다 싶어 빌려둔 책을 읽었다. 김형석 교수님의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이다. 어제 감자에 대해 물어본 친구가 추천해줬다. 몰입해서 2시간 만에 다 읽었다. 워낙 긴 세월을 사신 분이니 대체역사소설을 읽는 것 같다는 감상이 들었다. 예수의 가르침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지 못했다는 말씀도 마음에 와 닿았다. 일단 나는 내 앞가림부터 해야겠지만.


5시에 수업이 있어서 그때까지 열람실에서 버티려고 했으나 허리도 아프고 계속 졸고 하다 보니 안 되겠다 싶어 집으로 돌아왔다. 본가에 내려가기 전에 사놓은 김치가 아주 푹 익어버렸길래 목전지와 양파, 병아리콩을 넣고 김치찜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든 것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된장을 넣은 게 아주 유효했던 것 같다.


 집에서는 침대에 누워서 공부를 하려고 했으나, 머리가 침대에 닿자마자 잠들었다. 웬만하면 엎드려서는 코를 잘 안 고는데.. ㅋㅋ. 어차피 공부가 안 되겠다 싶어 과제를 제출하고는 바로 헬스장으로 갔다. 자전거를 30분 탔다. 2단으로 10분 정도 타다 보니 무릎에서 불편한 신호가 와 1단으로 낮추어서 탔다. 턱걸이를 조금만 하고 가려고 했는데 랙마다 한 명씩 자리 잡고 있어서 랫풀다운만 신나게 하다가 왔다. 운동을 하고 나니 오히려 피곤함이 가셨다. 진작에 운동을 했어야 했나..?


정말 늦게 자기 싫었는데, 앞글자 회독을 또 미룰 순 없겠다 싶어 자는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 2시쯤 끝나겠다 싶었는데 딱 맞춰 끝났다. 내일은 좀 덜 게으른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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